거래세율 인상, 투명한 금융시장과 소비자 부담의 갈림길

내년 1월부터 증권거래세율이 코스피는 0.05%, 코스닥은 0.20%로 상향 조정된다. 이는 정부가 주식시장 거래의 투명성 확보와 세수 확충, 그리고 불필요한 단기 거래를 억제하려는 정책적 목적에서 추진하는 조치다. 올해 0.20%였던 코스피 거래세율이 반토막 나듯 인하된다는 점에서는 일견 완화로 보이지만,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0.20% 유지로 중소 투자자들의 부담 논란이 꾸준히 제기된다.
이 변화는 결국 투자자의 실질적인 세 부담, 거래 행태, 그리고 국내 주식시장의 중장기적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의 공식 입장은 거래세율 인상을 통해 시장 왜곡을 억제함과 동시에 주식거래에서 발생하는 부수적 사회 비용(예를 들어 지나친 단타 매매와 익명성 악용 등)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들이 거래세를 회피하기 위해 파생상품이나 해외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거래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본시장 내의 건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의 또 다른 실질적인 특징은 소액 투자가 많고 성장주 위주의 코스닥 시장에 대해 과거보다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실제 개인 투자자, 특히 청년과 신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기대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크다. 한국증권거래소 등 주요 기관도 ‘시장 활성화’란 취지에 부합하는 균등한 세제 정책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거래세 제도는 실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예를 들어 A씨가 1,000만 원어치의 코스피 상장주식을 사고 판다고 가정하면, 내년부터 거래세는 5,000원(0.05%)이 부과된다. 반면, 같은 금액으로 코스닥 종목을 거래하면 2만원(0.20%)의 세금이 붙는다. 단기 트레이딩이 반복될수록 손실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실제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해 빠르게 투자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 초보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소액·다회 거래에 대한 세금 부담이 실질적 체감 비용으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동시에 정부는 거래세 인상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주식 양도차익 과세 확대, 일명 ‘투자소득세 전면 시행’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OECD 주요국들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거래세율은 여전히 높은 편에 속한다. 선진국 다수는 증권거래세 자체를 폐지하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운용하고 있다. 결국 국내 투자환경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래세 인하와 함께 세제 전반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홍콩, 영국 등 일부국가 사례에서는 양도세 중심의 과세로 재편하면서 거래세를 대폭 낮춤으로써 시장 유동성 확보와 투자자의 세부담 완화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도 자본시장 활성화와 장기적 세수 확보, 투자자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정교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자본이동의 ‘경쟁국가’로 최근 각광받는 미국 증시는 거래세가 아예 없고, 각종 장려 정책으로 세계 유동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행동 심리와 세금 정책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급격한 세수 확대보다 시장 신뢰 구축이 장기적으로 더 큰 과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현장 투자자들의 반응 역시 다양하다. 직장인 김모(35)씨는 “거래세 자체가 주식을 오래 보유하고 싶게는 만들겠지만, 실질적 수익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일부 중장기 투자자들은 “투기성 거래가 억제되면 오히려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도 내비켰다.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심리는 결국 세금뿐 아니라 시장 구조와 미래 성장성, 그리고 국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거래세 변화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체계적인 금융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나 첫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 중심의 지원 조치가 강화되어야 하겠다. 정부와 국회가 바라는 ‘공정한 시장’이 실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와 선택, 그리고 자본의 시의적절한 이동을 얼마나 담보할지, 이번 정책 변화를 통해 명확히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 김유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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