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이야기가 있는 육아, 지역사회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
지난 12월 6일, 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이야기가 있는 사업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의 사업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실제 육아현장 속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는 자리였다. 센터는 올해 영유아 발달 및 부모 지원 프로그램, 보육교직원 역량 강화 교육, 그리고 지역 내 돌봄 네트워크 구축 등 다각적으로 운영해온 다양한 사업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시민들의 신뢰를 모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육아 당사자인 청년 부모부터 현장 보육교사, 지역 전문가까지 두루 참여해 각자의 관점에서 경험담과 개선 의견을 나누며, 육아정책의 실질적 변화를 함께 고민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육아지원 정책은 오랜 시간 동안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하지만, 정작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현실적 지원은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 도시화와 가족구조 변화, 그리고 양육 부담의 심화로 인해 부모들은 자기 아이를 혼자 키우는 고립감에 시달리기 쉽다. 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마련한 이번 보고회는 ‘함께 키우는 지역사회’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현장을 살펴보면,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모들은 실제로 지역 내 맘카페, 부모모임 등 자조 네트워크가 늘어났고, 보육교사 역시 다양한 교육 지원 덕분에 전문성 향상과 업무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느꼈다고 전한다.
올해 주요 사업 내용으로는 맞춤형 부모 역량강화 교육, 영유아 발달 특화 프로그램, 어린이집 컨설팅, 지역 연계 가족행사 등이 있었다. 특히 작년부터 이어진 발달지연 조기 발견 및 지원 시스템, 장애영유아 부모 상담사업 등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보다 세밀하게 포용하려는 노력으로 읽힌다. 다른 지역 사례와 비교해도, 양주시의 접근법은 ‘직접 만나고, 듣고, 변화시킨다’는 실질적 소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예를 들어 수원, 고양 등 경기권 주요 도시에서는 대규모 정책 설명회나 부모교육 강좌 중심이어서, 구체적인 생활 밀착 사례 공유와 맞춤형 피드백 면에서는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
올해 전국적으로도 지자체 육아지원센터의 역할 강화가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최근 정책자료(2025년, ‘지역사회 돌봄 네트워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지자체 주도하에 육아종합지원센터가 더 많은 권한과 자율성을 가지고 지역 맞춤형 정책을 기획·집행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양주시의 이번 사례는 이런 큰 흐름 속에서 지역사회와 당사자가 함께 소통하며 정책 현장에 피드백하는 성공적 모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분명하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 부모들은 여전히 아동돌봄시설 이용의 시간제한, 맞벌이 가정의 긴급돌봄 미비, 전문상담인력 부족 등 실질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지 못할 정도로 바쁜 가정의 경우 지역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내년엔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확대, 자율형 부모동아리 지원 등 보편적인 서비스 강화와 함께 취약계층 집중 지원에도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사회 구조적으로 돌봄 부담은 여전히 여성, 특히 청년층에게 편중되어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경력단절, 육아휴직 복귀 문제 등은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도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도시 관점에서 유입 인구가 늘고 있는 양주 지역은 앞으로 청년 가족, 1인가구,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가족 유형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더 요구될 전망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역기반 기관들이 단순히 시설 공급을 넘어 각 가정의 구체적 욕구를 듣고, 실질적 지원 정책으로 이어가는 구조적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처럼 올해 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의 사업보고회는 시행착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당사자 목소리를 정책 과정에 반영하며 지역사회의 육아 생태계를 새롭게 디자인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사각지대를 줄이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육아환경을 만들기 위한 이런 실험과 협력적 노력이 전국적 정책 개선 논의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가족구조 변화와 돌봄의 새로운 사회적 정의가 요구되는 지금, 각 도시와 지역 사회가 각기 다른 해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제는 시민참여와 열린 소통구조가 지역 육아정책의 당연한 출발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 강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