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의 미국행이 의미하는 전략적 변화와 WBC 준비전략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력 분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 시즌 KBO리그를 마치고 급박하게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후 이례적으로 신속한 발걸음이다. 대표팀은 내년 열리는 WBC 대회에서 지난 노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류 감독의 이번 미국 출장은 겉보기에는 단순한 선수 점검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대표팀 구성을 위한 근본적 변화를 도모하는 현장 중심의 행보가 뚜렷하다. 감독은 벌써부터 현지 MLB 구단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직접적으로 이강철 전 감독 체제와는 또 다른 팀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앞선 대회에서 드러난 한국 대표팀의 약점, 특히 투·타 밸런스의 붕괴와 함께 레벨 높은 투수 상대시 극심했던 득점력 저하, 불펜 전략의 미흡함 등은 모두 현장에서 체감하는 숙제이다. 류 감독은 이번 현지 방문으로 컨디션 정보는 물론이고, 각 포지션별 미국파 선수들의 실시간 경기력을 영상과 데이터로 점검하고 있다.
대표팀 전력 구축의 핵심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활용법에 있다. 류현진, 김하성, 최지만 등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변화와, 최근 중견 야수들의 메이저 진출 움직임까지 의식하며 대표팀 스쿼드 변화를 구상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이는 단순히 명단을 짜는 수준이 아니라, WBC 특성상 짧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에서 어떻게 라인업을 가동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 시뮬레이션으로 이어진다. 빅리그 선수들의 파워와 타점 집중력, 현지 투수와의 상성 여부, 포지션별 이탈 가능성과 콜업 시기 변화까지 꼼꼼하게 데이터화하고 있다는 점은 기존 대표팀의 준비와 결을 달리한다. 여기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라이벌 국가 분석을 선제적으로 돕고 있다. 일본·미국은 물론 쿠바·도미니카 등 강호들의 전력 흐름, 스카우트 리포트, 최근 트렌드까지 입력받아 현장 적응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실제로 이번 루트에서는 한미 양국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 변동, 주요 슬러거의 최근 2시즌 롤링값, KBO와 MLB 타고투저 경향 차이, 포수와 유틸리티 내야수의 수비 범위 확장성 등 초정밀 변수까지 지켜본다. 기존 대표팀이 명성 중심의 선발에 가까웠다면, 류지현 체제는 완전히 퍼포먼스 중심의 초단기 실전형 조합이다. 현장 중심의 전략 전환에서 흥미로운 점은 대표팀이 기존 베테랑 중용을 벗어나 신예 출신과 상황극 대응형 로스터 구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좌투수 상대 우타 대타, 스피드러너 역할의 백업 주루 요원, 수비 스페셜리스트 기용 등 변화무쌍한 상황대응전략이 유력해진다.
WBC는 짧은 대회 기간 내에 최대 효율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떤 한 경기에서 한 번의 타석이나 한 차례의 투구가 전체 그림을 좌우한다. 이 부분에 있어 류 감독은 현지 인터뷰를 통해 “실제 MLB 현장서 보는 선수 컨디션과 공식 데이터는 결이 다르다”며 “상대 투수진과 포수 콜링까지 직접 해석하겠다”고 밝혔다. 이장석 대표이사와 KBO 분석팀도 이번 출장과 연동, 일본·미국의 스토브리그 이적 및 40인 로스터 변화까지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본격적으로 선발 명단을 확정하긴 이르지만, 각 포지션별로 2~3명 후보군을 놓고 체력·전술 집중력을 예열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 MLB 구단들의 스카우팅 담당자 움직임도 부산하다.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은 KBO리그 유망주까지 레이더에 올려, 각국 대표팀 구성에 교차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종합해보면, 류지현 감독의 미국행은 단순히 상대 선발 분석이나 기술 습득 차원이 아닌, KBO리그 출신들의 국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대회 일정 내에 초집중 투입 전략을 실현하겠다는 현장형 리빌딩의 신호탄이다. 전통적 코어에 안주하지 않고, 젊고 다재다능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시험하는 최근의 흐름은 2023년 대회 참패로부터 얻은 냉철한 교훈에서 비롯됐다. 현장 중심, 데이터와 감각의 융합, 그리고 경기 흐름에 맞춘 초실전형 접근법이 2025년 WBC 대표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시점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