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안보전략, 한일 국방비 증액 압박…동아시아 외교·안보 질서의 새로운 균열

미국이 최근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에서 ‘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공식화하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국방비 증액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번 전략 문서는 미국이 자국의 글로벌 안보 부담을 일부 축소하고, 동맹국들이 군사적·재정적 책임을 보다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정책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 중국의 군사적 부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복합적 안보 환경에서 이번 미국의 전략 변화는 한일 양국의 중장기 패러다임 재편을 예고한다.

이번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은 기존 ‘미국이 세계의 경찰’이라는 기조 대신, 전략적 자산과 자원을 자국 이익 중심으로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명문화했다. 중요한 사실은 미국이 한일 양국의 국방비 증액, 즉 ‘방위비 분담’에 대한 직접적 언급과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제3국의 위협을 빌미로 동맹국들의 군비확장 부담을 공식화하는 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이와 맞물려 미·중 전략 경쟁의 본질이 기존 외교-안보 주도권 다툼에서 내재적 비용 공유와 동맹 구조 변화로 확장되고 있다.

국제부와 동아시아 정세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정책 변화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본은 이미 안보법제 개정, 방위예산 사상 최대치 경신, 자위대 역할 확대 등 미국 요구에 호응하는 입장을 지속해왔다. 반면, 한국은 국내 정치, 재정 건전성, 남북관계 변수 등 내외적 복합 요인 탓에 결정적 군비 증액에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한미동맹관리의 미묘한 긴장,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의 갈등, 미 군사기지 분담 재조정 논란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뉴스와이어, 로이터 등 복수 외신에 의하면 백악관이 밝힌 이 전략은 우크라이나 사태, 중동 분쟁 등 글로벌 안보 도전의 확산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표방하며, 미군의 해외 적극 개입보다는 동맹 책임 분담 강화—특히 핵심 동맹국에 명확한 액션플랜 제시—를 우선시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팽창, 신형 전략무기 개발 속도,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한반도 북핵 위기 심화가 이번 정책 압박의 정당화 배경으로 제시된다. 실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방한·방일 회담에서 상호운용성 강화와 연합군사훈련, 첨단무기 공동개발 등 구체안까지 언급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일관계를 둘러싼 새로운 변수로도 작용한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실질적 위협을 명분으로 방위역량 증대와 미국의 군사기술 공동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일, 미·한 군사협력 강화에 대해 “지역 안보 불안정 조장”이라며 강한 반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 대해 “아시아 재무장”을 경계하는 경고성 논평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중국 외교부 대변인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역시 내부적으로 국방력 강화 추진에는 공감하나, 무분별한 군비경쟁이 동북아 안보 딜레마를 부추길 것이라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결국 미국의 이번 국가안보전략 전환은 한국과 일본에 단순한 국방비 증액 이상의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성격을 내포한다. 이는 군 재정의 투명성 강화, 첨단 무기 공동 투자, 공고해지는 미일·미한 연합작전구조 가속화 등 다층적 변화를 예고한다. 그 이면에는 미국의 안보공급자 위치 약화와 경직된 동맹구조의 비용·효용 재평가라는 복합적 현실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단기적 압박 대응에 급급하기보다, 각국의 외교 전략과 중장기 군사 안보 아젠다—특히 남북관계와 중일관계, 동아시아 패권경쟁—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사안별 대응보다는 전략적, 체계적 접근이 기존 질서 재편 과정에서 더욱 중시될 것임은 자명하다.

최종적으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전략은 동아시아 안보 판도의 주요 변동 요인임과 동시에, 한일 양국 정부 정책의 일대 기로로 작용한다. 단기적 비용 부담만이 아니라, 미·중·일·한을 둘러싼 동북아 신안보구조의 근본 변화를 암시하는 신호로 보는 것이 더 정밀한 해석이다. 향후 각국 입장과 내외 정세 흐름, 국내외 정책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지역 안보 균형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 천유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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