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경, 사생활 루머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대 위 결의를 외치다

야광빛이 점점 어스름해지던 대만 가오슝 내셔널 스타디움.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라는 이름값만큼, 무대 위 조명은 여느 때보다 화려하게 출연자를 뒤덮었다. 이이경이 무대 중앙에 올랐을 때, 현장의 공기는 매섭게 얼어붙었다. 수상 후 그가 남긴 소감의 한 자락. “용의자를 무조건 잡겠다.” 불필요한 미사여구 없이, 배우는 자신의 내면에 맺힌 우박 같은 상처를 고백했다. 루머라는 이름의 돌풍 속, 치열하게 흔들리는 한 아티스트의 결기를 들여다보았다.

지난 6일, 배우 이이경이 자신을 둘러싼 사생활 루머와 폭로, 그리고 그로 인한 프로그램 하차 논란의 중심에 다시 한 번 섰다. 시상대 위에서 전한 순도 높은 분노와 해명, 그리고 누구도 선처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다짐. 최근 한 외국인, 독일 국적의 A씨가 온라인 상에 이이경의 사생활과 관련된 폭로성 글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이경은 사실상 즉각적으로 고소장을 접수하며, 소속사를 통해 “어떠한 합의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프로필처럼 반듯했던 군무가 흐트러지는 순간, 그는 공연이 아닌 현실에서 자신의 명성, 존엄,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싸움을 시작했다.

시상대 위, 광채로 뒤덮인 마이크 앞에서 배우는 축제를 뒤덮은 폭우 한줄기로 자신을 비유한다. “일기예보에 없던 우박”이란 표현은, 평소의 이이경답지 않은 그림자가 되었다. 그 금빛 드레스를 입고 있어도, 그는 아직 아무도 사라지지 않은 소용돌이의 한가운데다. 용의자가 지속적으로 사과와 선처를 요청한다는 구체적 언급, 그리고 “직접 독일에 가서라도 고소장을 제출하겠다”는 강경한 한마디는, 자신이 처한 사태의 엄중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SNS를 통한 자신의 목소리에서도 그는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악플러에도 절대 선처 없다”—대중적 예술인에게는 익숙하나, 동시에 참기 힘든 상처와 단호함이 뒤섞인 현장이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수상 소감에서 자신과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에 대한 언급이 쏟아지면서도, 유재석의 이름만 쏙 빠졌다는 점이었다. 하하, 주우재 등 ‘놀면 뭐하니?’의 동료에 대한 진심 섞인 인사가 이어졌지만 대표 MC였던 유재석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은 이이경의 선택. 이 부분은 뒤늦게 논란의 불씨로 작용했다. 대중은 수상자와 MC의 관계, 캐스팅을 둘러싼 이면적 맥락, 그리고 최근 논란을 둘러싼 아쉬움과 엇갈림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사의 보도 및 온라인 담론에 따르면, 이이경이 ‘놀면 뭐하니?’에서의 하차를 두고 제작진 측이 권고한 것임을 직접적으로 밝혔다는 점, 동시에 시상식 석상에서 “이제 목요일에 쉰다”며 자조적으로 상황을 언급한 점이 반복적으로 회자된다. 미디어 환경에서 예능인과 출연진, 그리고 작품과 제작진 사이의 미묘한 균열, 나아가 루머와 의혹 앞에서 드러내는 셀렙의 방어기제가 얼마나 첨예한 현실로 다가오는지 현장의 공기로 낱낱이 증명된 셈이다.

예술 행위는 그 자체로 감정의 전시장이다. 배우의 표정, 몸짓, 수상 소감까지. 우리는 그 무게 아래 깔린 불확실성과 고통, 그리고 서늘한 방어선을 본다. 이이경의 결연한 발언은 연예계 루머와 폭로가 남기는 폐해—그것의 실체와 후유증, 그리고 현장에 선 예술가의 절박한 호소를 맨몸으로 체감하게 한다. 한편, 유독 진한 긴장감이 감도는 동료들의 호명, 제외된 이름의 의미는 2차적 해석의 공간을 남긴다. 명확한 경계, 혹은 아직 끝나지 않은 오해와 불신의 측면에서—무대 위의 배우와 현실의 그 사이, 지울 수 없는 상흔이 번져간다.

이제 남은 장면은 이 사건이 어떤 결말로 수렴될지, 그리고 상처를 안은 배우가 어떻게 다시 공연의 장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그의 다음 막이 어떤 조명 아래 비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누구나 우박을 맞지만, 무대 위에는 마지막 커튼콜도 그만의 조명이 비친다. 새로운 무대, 그 예술적 소생의 트랙은 이제 그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있다.

— 서아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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