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기술, 그리고 ‘집’을 허브 삼은 리빙 가전 시장의 진화

올해 온라인 쇼핑 트렌드 중심에 오른 키워드는 단연 ‘가전’ 그리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이다. KB국민카드가 최근 공개한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온라인 가전 소비가 예년에 비해 더욱 큰 폭으로 성장했다. 팬데믹 시기 급증한 ‘홈코노미’ 열풍이 한풀 꺾인 듯 보였지만, 가전 시장은 오히려 세분화되고 맞춤화된 수요 속에 활력을 되찾았다. 조세일보의 보도에서 인용한 데이터는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의 결제 및 구매 채널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명확히 보여준다. PC보다 모바일에서의 가전 구매가 월등히 많아졌고, 개인화·맞춤화 제품군이 급부상한 점이 소비 흐름의 급격한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가전을 단순한 생활 필수품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나의 취향’,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의 미학’까지 가전은 생활의 중심에 선 감각적 선택지가 되고 있다.

최근 2년간 인테리어 가전, 프리미엄·에코가전, 스마트홈 제품, 미니멀리즘을 겨냥한 소형 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아파트 평당 면적이 줄면서 대용량 가전보단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절약해주는 ‘컴팩트’ 가전이 선택 받고 있다. 반면, ‘홈바’·‘홈카페’ 기기 등 취미와 결합한 가전 역시 고가임에도 인기가 높다. KB국민카드의 온라인 소비분석에 따르면, 30대~40대 중산층 여성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미니멀 기능, 가족 구성원별로 분리 관리 가능한 가전에 취향을 집중한다. 남성들 사이에서는 최근 캠핑, 차박 트렌드와 맞물린 휴대용, 아웃도어 가전에 대한 소비가 두드러진다.

2024년 상반기에는 ‘자기만의 공간’과 ‘작은 사치’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가전 구매가 세분화되었다. 또한 ‘1인 가구’, ‘시니어 가구’의 증가와 함께 사용법이 간단하고 관리가 쉬운 ‘싱글 케어 가전’ 시장도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각종 신기술, 친환경과 자원 절약에 대한 관심도 소비자 심리를 자극한다. 에너지를 절감하는 인버터 에어컨, “제로웨이스트” 콘셉트의 세탁·건조기, 미니 공기청정기 및 냉온수기 등은 감각적인 실내 인테리어 소품의 역할도 수행한다. ‘K-리빙’ 트렌드의 영향으로, 가전은 과거처럼 단방향적 ‘소유’에서 ‘경험’ ‘공유’ 대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온라인 리뷰, 커뮤니티, SNS를 통한 소비자경험 공유는 브랜드 충성도와 구매패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커머스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 역시 소비 이어달리기를 과열시킨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이나 쿠팡, 네이버쇼핑 등은 ‘새벽배송 가전’, 라이브커머스, 체험형 리뷰 등 신생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리서치에 따르면, ‘깊은 고민 끝에 직접 만져보고 사는’ 시대보다는 동영상 리뷰와 해시태그 기반 쇼핑을 통해 이미지와 정보, 후기 신뢰도를 기반으로 빠른 결정을 내리는 소비패턴이 두드러진다. 젊은 소비자일수록 구매 전 ‘체험’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라이브커머스에서 실시간 소통으로 제품 ‘리얼 체감’을 확인하고, 최저가 비교 앱으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리빙 가전 소비의 질주’ 이면에는 한정된 자원·에너지 문제, 오프라인 유통의 약화, 과잉 마케팅 및 정보 과잉, 가상 후기 및 과대광고 등의 고민도 상존한다. 실제로 친환경 콘셉트의 플라스틱 감축 가전, 리퍼비시 가전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으나, 실질적 친환경성 여부에 대한 신뢰도는 아직 정보 비대칭으로 불투명하다. 그러므로 브랜드와 유통업체들은 감각적 마케팅과 더불어 진정성 있는 정보 제공과 검증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진정한 프리미엄, 진정한 가치는 ‘가격’이 아닌 ‘경험’,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있다. 소비자는 이제, ‘나만의 고려 기준’으로 현명한 선택을 한다. ‘소비의 미학’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삶의 설계’로, 가전 쇼핑의 진화가 현재진행형임을 확인하는 시기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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