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금리 인하 셈법, PCE 쇼크로 다시 흔들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기조를 드러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어 급등한 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당초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이 임박했다는 시장의 기대감은 강했으나, 갑작스러운 물가 상승 충격이 분위기를 급변시켰다. 연준은 이에 따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단기적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신호를 내놓았다.

이번 PCE 물가 급등이 미친 파장은 즉각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반영됐다. 미 증시는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급락세로 전환했고, 미국채 금리 또한 변동폭이 커졌다. 이에 더해 강달러 국면도 지속되며 신흥국 통화와 원화도 압박을 받았다. 아직도 완전히 잡히지 않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정책 시그널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부담이 세계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은 2025년까지 한미 금리차 확대와 자본유출 리스크에 좀 더 예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이번 FOMC의 스탠스 전환은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닌, 경기회복과 물가 목표 달성 간의 중차대한 균형 맞추기라는 고민을 여실히 보여준다. 연준의 코어 기준은, 고용시장 탄탄 속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 확인 없인 성급한 금리 완화가 오히려 장기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실업률은 역사적 저점 근방에서 안정돼 있지만, 수요 견인형 물가압력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맥락에서 PCE 지수의 급반등은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이 구조적 강세로 갈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023~2024년 저물가 기조에 따른 낙관적 전망이 일시에 꺾이며 시장의 정책 신뢰도도 흔들리는 흔치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과 경제계 모두 이번 결정에 따른 파장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중심의 미국 바이든 정부는 고금리 장기화가 경기침체를 심화시켜 2024 대선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반면 공화당 진영에서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통화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잡아야 한다는 보수적 주장이 여전히 힘을 받는다. 연준 역시 ‘데이터 중심 정책’을 내세우며 정치권의 압박과 독립성 논쟁 가운데 유연한 행보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한국은행과 정부·여야 정치권 모두 정책전략에 큰 전환점이 된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 예산안과 각종 경제정책 수립에서 글로벌 금리·환율 불확실성이 핵심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여야 모두 ‘실물경제 충격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정책 수단과 대응의 폭은 점차 축소되는 형국이다.

세계경제 구조 변화와 탈세계화 움직임까지 감안할 때, 금리정책 불확실성은 단기에 해소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도 완화와 긴축 사이에서 정책 스탠스를 재점검하는 중이다. 테슬라, 구글,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 역시 동시에 ‘환율 리스크’와 ‘소비 위축’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면, 기업의 투자심리와 가계의 실질소득이 추가로 위축되고, 이는 실물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와는 또 다른 복합적 충격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정책적 관점에서 볼 때, 연준의 최근 기조 변화는 ‘적기 인하’라는 한때의 세계적 기대가 얼마나 불안정한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를 재확인시킨다. 백방으로 배분되는 정부의 자원, 통화·재정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거시경제 지표 변화에 따라 빠르고 신중한 전략 조정이 요구된다. 여야 모두 경제 위기관리 거버넌스 구축과 ‘체감형 지원책’ 강화, 금융·재정 안정장치 점검 등을 통한 사회적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글로벌 충격파 속에서 정쟁을 넘어선 초당적 대응과 정책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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