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공유회’ 보여주기식에서 벗어났나 —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민낯과 구조적 한계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 성과공유회’를 지난 12월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사회적경제조직(Social Economy Organization)들이 2023년 한 해 동안 추진해 온 환경·사회 기반 문제해결 사업들의 결과를 시민·관계자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식적으로는 의미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원사업에 참여한 각 조직들은 자신들이 해결하려 시도한 환경문제, 새로운 사회모델 실험, 그리고 사회적 가치창출 지표 등을 자평했다. ‘성과’라는 단어가 거듭 강조됐지만, 실체 파악에 나서면 그 이면에 불편한 진실이 쉽게 드러난다.

최우선으로 점검해야 할 것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사업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평가·선별했고, 성과에 대한 구체적 검증 체계를 갖췄느냐다. 기존 기사들—2023년 6월 한겨레, 2024년 2월 경향신문 보도—는 이사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지원사업 심사과정에 지역정치인과 외곽기업 인사가 관여했다는 시민감시단의 비판을 인용한 바 있다. 사회적경제를 내세운 각종 프로젝트가 관행적으로 ‘성과공유회’ 명목 하에 연말행사로만 전락하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장사업 중 상당수는 구체적 지표 없는 활동 보고로 일관하고, 앞서 지원한 예산이 실제 사회문제 해결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는지 검증할 수 있는 체계마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번 행사도 다르지 않았다. 보도자료 중심의 내용—참여 단체별 ‘성공사례’ 발표 분량 증가, 이사회 앞 공개설명회 추가 등—만 전시될 뿐, 해당 사업의 사후조사 결과 공개나 외부 평가보고서 링크는 찾기 힘들다.

문제의 또 다른 축은 ‘사회환경 문제해결’이란 사업 취지가 기성 정치·관료 구조의 이해관계로 변질되기 쉽다는 점이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2021년 설립 후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도내 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 배분하고 있지만, 선정 기준과 현장 모니터링 절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부 보조금 사업에서는 범용 환경캠페인, 쓰레기 분리수거 프로그램, 에코상점 시범운영 등이 되풀이됐고, 실제 구조적 사회환경 개선이 아닌 사업자간 예산 수급과 보여주기식 운영에 그쳤다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각 군·구 정치권 인사가 심사-추천을 병행함으로써, 공공성이 퇴색된 ‘지역이권 돌려막기’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초 경기도의회 감사 민원에서도, 한 사회적기업이 지원금 일부를 유관 단체에 되돌려주는 식의 관행적 ‘펀드 돌려막기’ 정황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런 허술한 구조적 한계는 ‘성과관리’ ‘지속가능성’이란 기본 관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사회적경제원은 매년 사업별로 ‘지표 관리’ ‘성과지수’ ‘현장 만족도’ 등의 척도를 내세우지만, 이 척도의 객관적 검증방식이나 외부 사회학·환경학자 그룹의 참여 비율 등은 언론 노출을 꺼린다. 실제로 2024년 초 경기도 내 모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성과지표 기재 방식에 따라 점수 조작, 허수 부풀리기도 쉽고, 매년 비슷한 행사가 반복된다”고 내부 제보를 한 바 있다. 문제는 개별 사업체가 성과를 인증받아야만 지원이 계속된다는 점 때문에, ‘꼼수 성과’가 만연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데 있다. 현재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내부임원구성과 평가지침서, 연간 외부감사 결과보고서는 철저히 비공개다. 이는 조직의 투명성, 그리고 진정한 ‘사회환경 문제해결’ 역량에 깊은 의문을 던진다.

1년 단위 소규모 지원 사업의 반복, 사후방치, 데이터 부재는 단순 행정기구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경제기금 집행 구조는 대부분 유사하며, 사회혁신을 내세운 정책적 포장은 향후 선거 국면에서 도정 홍보 프레임으로 둔갑하는 일이 수차례 확인됐다. 얼마 전 논란이 된 서울시 사회적기업육성 지원금 유용 사건 역시 근본적으로 동일한 메커니즘과 ‘성과공유회’ 중심의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결합돼 발생했다. ‘가시적 활동 → 정량적 성과 발표 → 지속 지원금 확정’이라는 낡은 메커니즘이 반복될수록 근본 사회/환경문제 개선은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진정한 구조적 혁신이란 결과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과 항목별 독립 평가와 시민 감시단 참여를 의무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이번 공유회를 계기로 내부 의사결정 과정, 예산 배분 내역, 사후 평가자료를 원본 그대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조직 간 유착, 행정 중심주의, 반복되는 ‘성과 말씀’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이 사업은 또 하나의 ‘관제’ 사업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시민과 현장단체, 학계가 함께 참여하고 감시할 수 있는 지속적 공개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진정한 사회환경 문제해결 역량이 무엇인지, 꾸며진 성과 뒤 실상이 무엇인지, 이제는 끝까지 추적해야 할 때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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