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K리그의 짧은 모험 끝… FC서울과의 결별이 남긴 전술적 과제
K리그에 영입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출신 제시 린가드(Jesse Lingard)가 결국 FC서울 유니폼을 벗는다. FC서울 구단은 12월 10일, 린가드의 계약 해지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시즌 초반부터 높은 기대와 동시에 숱한 이슈를 몰고 왔던 린가드의 한국 무대 도전기는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안타까운 끝을 맺었다. 유럽 무대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경험했던 그였기에 그의 영입은 단순한 ‘스타 수혈’ 차원을 넘어 K리그 전체의 전술적 환경에 실험과 자극을 주는 계기로 해석되어 왔다. 린가드의 활약, 그리고 그의 퇴장은 단순히 개인의 실패·성공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전술의 측면, K리그와 해외 빅리그 간의 간극, 그리고 국내 구단이 수입용 해외 스타를 통합시키는 방식 등, 이번 사례에서 축구 팬들과 현장 지도자, 행정가들이 얻어야 할 힌트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린가드 영입 당시 FC서울은 선수단 내 ‘클래스의 정점’을 명확히 외인 선수에게 맡겼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를 넘나들며 역습 상황에서 폭발적인 침투와 마무리가 강점인 선수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린가드는 전성기 시절의 기동력과 민첩함, 그리고 유연한 전술 소화력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전술적으로도 서울은 린가드의 특장점을 최대화할 ‘트랜지션 중심’의 축구로 방향을 잡았지만, K리그 수비 라인들의 ‘적응적 압박’과 짧은 거리 간격에 수차례 발이 묶였다. 이 과정에서 린가드는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살리지 못했고, FC서울의 전환 속도나 공간 침투 패턴 역시 린가드에게 맞춰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린가드의 역할이 ‘전술적 허브’가 아니라 ‘전술적 블라인드스팟’으로 변질된 셈이다.
K리그 무대를 노크한 유럽 스타들은 대부분 각 자기 포지셔닝과 움직임, 그리고 압박에 대한 대응방식에서 습관적인 패턴을 고집하다가 현지 전술 환경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 린가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장 밸런스가 좁고, 상대가 일관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1:1 압박을 가할 때, 린가드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은 K리그 골키피와 센터백들의 촘촘한 라인을 넘지 못했다. 추가로, 체력과 템포 관리 측면에서도 린가드는 K리그 특유의 ‘타이트하고 끈질긴 템포’에 적응하는 데 실패했다. FC서울은 시즌 중반 이후부터 린가드 활용법을 바꾸려 했으나, 이미 대다수 K리그 구단이 린가드 중심 전술의 한계를 간파한 이후였다. 이 시기는 서울의 공격 공헌도 하락, 린가드의 결장 및 경기력 부진으로 이어졌다. 클럽 내부적으로도 린가드 영입에 따라 밀린 의존도, 연봉 피라미드의 붕괴, 그리고 실질적인 마케팅 성과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대두됐다.
해외 매체와 국내 언론에서의 반응도 엇갈린다. 영국 BBC와 스카이스포츠도 이번 린가드와 FC서울 결별 소식을 다루며, “과거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추억처럼, 린가드의 도전도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총평했다. 일각에서는 “K리그의 전술과 정신력이 해외 영입 선수들에 비해 훨씬 집단적이고 조직적이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언급이 이어졌다. 린가드의 기록은 출전 경기 수보다 내적 존재감과 기대치 대비 체감 실효성이 훨씬 아래였다. ACL 자격 경쟁이 치열했던 서울로선, “린가드 카드”가 오히려 전술적 리스크로 전환된 부분이 뼈아프게 남았다. 서울 일부 팬들은 구단 혹은 선수 모두 적응과 준비 과정에서의 미비점을 지적한다. ‘재능’에 지나치게 의존한 구단 정책, 현지환경에 대한 이해와 사전 조율의 부족, 심층 분석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린가드 개인 입장에서는 서울 생활이 새로운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은퇴를 앞둔 노선에 강제적으로 올라서는 듯한 이미지가 더 강하게 남는다. FC서울 역시 구단 이미지 및 마케팅, 그리고 국내외 유소년의 롤모델 확대라는 측면에서 실제 효과는 크지 않았다. 최근의 사례만 보더라도, K리그는 해외 유명선수의 이적이 단순 ‘이벤트’가 되어선 안 된다는 현실적 과제를 직시해야 한다. 정교한 전술 분석과, 해외 출신 선수의 특징을 시스템 내에서 최적화할 수 있는 구단-현장팀의 협업이 절실하다. 린가드 시즌은 끝났지만, 수많은 현장 지도자들에게는 ‘데이터로 분석된 실패’를 학습할 수 있는 좋은 레퍼런스를 남긴 셈이다.
이제 K리그에 다시 한 번 ‘외인 선수 영입’이라는 카드가 던져질 때, 우리 구단들은 악착 같이 린가드 사례를 교재처럼 곱씹어야 한다. 상징적 이름값보다, 확실한 전술 적합성, 그리고 오픈마인드로 현지 환경을 존중할 수 있는 선수와 스태프 체제가 필요하다. FC서울-린가드 결별의 의미는 단순한 이별을 넘어 한국 축구 실력 파라미터에서 ‘진짜 준비된 도전자’와 ‘이름값 도전자’ 사이의 차이를 환기시키는 이정표로 남는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쓸데없이 유명한 선수 데려오면 뭐하냐… 경기장에선 그냥 평범이던데…;; 사바사라고들 하던데 이건 그냥 구단 탓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