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엿·콩나물밥·두부전, ‘세계 최악 음식’이란 라벨의 불편한 미학

한국의 전통 음식 중 엿, 콩나물밥, 두부전이 최근 ‘세계 최악 음식 100선’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해외의 미식 평가 사이트 테이스트아틀라스(TasteAtlas)가 발표한 순위는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순위 속 우리 전통 음식 세 가지의 이름을 본 소비자들은 새로운 충격, 혹은 다소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한국인의 식탁에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콩나물밥, 집집마다의 레시피와 추억이 담긴 엿, 그리고 조선시대에서부터 아침 밥상에 오르내린 두부전. 이 메뉴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세대를 이어온 전통과 경험의 결정체다. 그런데 이토록 익숙한 음식들이 ‘최악’이라는 낙인과 함께 세계무대에 소환되었다. 그 감각의 충돌은 낯설지만, 오히려 흥미로운 문화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세계 미식 랭킹이라는 이름 아래 문화적 콘텍스트와 소비자 심리가 교차한다. 테이스트아틀라스의 순위는 전통 음식에 대한 글로벌 시각, 혹은 오해를 시각화한다. 이 사이트의 ‘최악 음식’ 100선은 현지인들의 자부심과 기억, 그리고 외국인의 경험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낸다. 엿은 한국에서 단순 간식이 아니다. 유년의 추억, 설날 선물, 전통놀이의 파트너. 맛의 단순함이 오히려 깊고 진한 감정을 불러온다. 콩나물밥은 슈퍼푸드 트렌드에 부응하는 ‘헬시레시피’의 선두주자다. 담백함, 깔끔한 감칠맛, 다양한 토핑의 조화는 느리고 두툼하게 즐기는 미식경험 중 하나다. 두부전 역시 식물성 단백질, 담백한 베이스, 그리고 한식의 실용적 깊이가 어울려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는 메뉴. 혀 끝에 남는 구수함이 일종의 안락감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글로벌 소비자 집단 앞에서 ‘이질감’은 종종 강렬하게 작동한다. 기본적인 재료 구성, 식감, 조리법의 간결함이 서구권 미식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그 음식은 “특이하다”며 혹평받기 쉽다. ‘익숙함’과 ‘특별함’이 뒤섞인 한국의 전통 음식은 세계인의 입맛 앞에서 오히려 평범하거나 매력 없는 메뉴로 평가받는다. 바로 이 점에서, 최근 한국 MZ세대의 감성은 트렌디한 무관심, 혹은 쿨한 자조로 반응하고 있다. SNS상에서는 “우리끼리 맛있으면 됐다!”, “나만의 백년 레시피인데 무슨 상관?”과 같은 농담 섞인 피드백이 즐비하다. 이는 소비 심리의 두 축―국가적 자긍심 vs 글로벌 취향―이 극명하게 교차하는 환대의 현장이다.

확장된 시각으로 보면, 이번 논란은 푸드 트렌드를 구성하는 ‘서사’와 ‘브랜딩’의 중요함을 다시 보여준다. 최근 국내에서도 K-푸드의 다양성이 주목받고 있다. 불고기, 비빔밥, 김치 등은 각종 글로벌 수상을 휩쓸며 K-웨이브의 주축이 되었다. 반면, 일상성이 강한 한식류는 외국인에게 ‘익숙함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글로벌 테이블에서 외면받곤 한다. 소비자 심리는 이 지점에서 이중적으로 움직인다. 한편으론 자국 음식에 대한 자긍심이 올라가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글로벌 기준’에 길들여진 내적인 불편함도 감지된다. 트렌드 분석가, 음식문화 연구자, 그리고 다양한 유튜버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한식의 글로벌 브랜딩 전략 전환을 촉구한다. “단순히 ‘맛’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음식의 가치를 문화 서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해외에서 겪는 ‘쿨한 비호감’ 현상도 눈길을 끈다. 2020년대 이후 유럽·미국 지역에서는 동아시아권의 낯선 식재료, 조리법, 식문화가 일종의 엣지(edge)한 트렌드로 소비된다. 이에 대해 한국 내에서는 “당신들이 못 먹을 뿐”이라는 자기긍정, 혹은 ‘타자의 시선’에 대한 유쾌한 무시 전략이 번져나간다. 10년 전만 해도 ‘외국 언론의 평가’에 크게 휘둘리던 소비자 정서가, 이제는 자기만족과 내러티브 공유에 더 큰 에너지를 쏟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다. 특히, 엿이나 콩나물밥 같은 음식은 해외 생활을 경험한 교포, 유학생들에게는 한입에 느껴지는 ‘집의 맛’이자 정체성의 앵커이기도 하다.

결국 ‘세계 최악 음식 100선’이라는 자극적인 랭킹은 객관적 미각의 평가라기보다는 국경을 넘어 전해지는 문화적 차이와 감성 코드의 대립을 보여준다. 소비자 심리는 더 이상 ‘최고/최악’의 단순한 레이블에 머물지 않는다. 취향의 다양성, 경험의 확장성을 받아들이는 미식 트렌드가 주류가 되었고, 오히려 이런 랭킹 자체가 젊은 소비자 집단에게는 썰렁한 밈과 유쾌한 반전 소재가 되고 있다. 세계의 평가에 당당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안에서 소확행과 자부심을 찾는 이 새로운 미식 트렌드는, 식탁 위의 정체성과 문화적 스토리텔링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최악”이란 타이틀이 한국 식탁을 위협하는 시대는 끝났다. 오늘도 우리 집 냄비에서 콩나물의 고소한 향이 피어오르고, 두부전이 노릇하게 구워진다. 엿의 달콤함은 언제든 쉴 새 없이 이어지며, 한국인의 식탁은 우리가 선택하는 취향의 공간이자 문화적 자부심의 무대가 된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광고]엿·콩나물밥·두부전, ‘세계 최악 음식’이란 라벨의 불편한 미학”에 대한 8개의 생각

  • 아니 두부전이 왜 최악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항상 맛있게 먹어왔는데 외국 분들 입맛은 정말 다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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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er_accusamus

    ㅋㅋ 외국인 뭐만 보면 최악이라 치네 ㅋㅋ 현실은 한식 해외 식당 줄서는 게 트렌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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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나물밥과 두부전이 최악이라니요😂 정말 기준이 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저만 맛있으면 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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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이라니🤔 진짜 동의 못함. 한국 음식 트렌드 세계적 인기 끄는 것만 믿고 살자고요. 해외 평가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음! 각자 입맛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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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_laboriosam

    항상 궁금했던 게, TasteAtlas 저런 순위가 누굴 위한 건지 모르겠네요!! 그냥 참고용인가요? 콩나물밥 없어지면 진짜 슬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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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왜최악임ㅋㅋ🤣 그냥 취향차이잖아;; 저런 순위는 의미없음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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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그냥 외국 평가 무감각해짐. 음식은 추억이고 문화지 점수로 매길 문제 아님. 며칠 후엔 또 트렌드 바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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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에서 엿이 최악이라니!! 저한텐 인생간식인데 진짜 말이 됨?! 두부전도 다이어터한테 완전 인기잖아요!! 기준이 뭔지 대체 모르겠음!! 결국 ‘특이해서 싫다’ 고백하는 건가…! 자기 나라 음식이나 좀 돌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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