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중남미 지속가능한 관광 국제협력포럼’의 풍경, 그리고 남은 이야기

12월 초 겨울로 접어든 제주는 다채로운 시간을 맞이했다. 제주의 푸르고 부드러운 바람에 중남미의 이국적인 열정이 더해진 ‘제주-중남미 지속가능한 관광 국제협력포럼’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관광전문가와 정책 담당자, 그리고 지속가능한 여행의 미래를 설계하는 이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대안과 비전을 담아냈다. 갓 볕이 든 회의장 안에는 따스한 제주 감귤의 향과 중남미의 열대 과일 향이 뒤섞였다.

포럼은 제주가 가진 매혹적인 자연환경과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여행산업의 혁신 가능성을 동시에 조명했다. 각국 대표들은 자신의 언어로 미래 관광의 키워드를 노래하듯 전했고, 번역기 너머로 문장마다 뚜렷하게 관심과 고민이 오갔다. 특히 참가자들은 과잉 관광 문제, 지역 생태계 보전, 탄소중립 전환, 그리고 지역민 참여와 경제 선순환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바깥 창으로는 겨울 옅은 햇빛이 귤밭을 비추고, 포럼장 안에서는 글로벌 협력의 온기가 채워졌다.

제주는 이미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관광의 실험장이었다. 화려한 전 세계 관광지 중에서도 제주가 가진 독특함은 ‘멈춤’이다. 성수기에도 숨은 곶자왈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길마저 고요하게 머문다. 그 고요 속에 우리 제주와 중남미가 ‘함께 지켜야 할 것’, ‘함께 누려야 할 것’을 이야기했다. 포럼에서는 콜롬비아, 페루, 멕시코 등 남미 국가들의 참신한 친환경 관광 사례가 소개됐다. 색색의 전통시장,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숙소, 자원 순환을 실천하는 커피 농장 이야기까지—그들의 목소리는 제주와 닿아 퍼졌다.

이 대화 속에서 독특한 공통점도 발견됐다. 중남미 소도시와 제주 마을 모두 급격한 상업화와 개발 속에서 전통과 자연을 지켜내고자 애써 왔다는 점이다. 포럼의 한 연사는 마을 어르신들이 돌담을 쌓는 손길, 어린이들이 잡초를 뽑는 모습이 결국은 여행자가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집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장면들은 나를 오래된 제주의 골목, 그리고 쿠스코의 밤시장처럼 명징한 장면으로 데려간다.

이번 협력포럼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중남미 국가들은 관광 넘어 교육, 문화교류, 사회적경제, 스타트업 생태계 연계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약속했다. 제주 학부모와 중남미 교사가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하고, 2030년까지 해양생태계 복원 업무협약도 추진키로 했다. 이벤트장에서 펼쳐진 전통 공예 워크샵과 중남미 음악 공연장은 딱딱함을 걷어냈다. 높게 쌓인 국적 불명의 담장은 오히려 가늘고 투명한 커튼이었다.

다양한 경험과 문화가 어울리는 제주의 회의장 풍경은 시적으로 각인된다. 하얀 테이블 위에 놓인 제주 해녀의 전복, 옆자리에선 멕시코산 에스프레소 잔이 돌고 있었다. 협력은 낯선 타자를 만나는 두려움과 동시에, 익숙함 속 깊은 울림을 내는 감동이 아니었을까. 이런 교류가 곧 제주 학부모의 미소와 중남미 어린이의 환호, 그리고 세계여행자를 위한 한 장의 티켓으로 연결된다.

관광 본연의 존재 이유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자연, 전통의 결을 지키며 새로운 가치를 나누는 것이다. 포럼이 끝나고 회의장은 다시 조용해졌지만, 제주에서의 경험은 남미로 이어진다. 포럼에 참석한 한 저명 인사는 “진정한 여행의 목적지는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곳이라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제주와 중남미의 지속가능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지속가능성은 스마트 기술·공정여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주와 중남미가 보여준 건 아주 느린, 사람 중심의 변화였다. 우리 모두의 다음 여행에 자연과 지역, 그리고 그곳의 미래가 남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여행이란 결국, 타인의 일상을 존중하고 자신도 변화하는 깊은 움직임이기에. 제주-중남미의 긴 대화가 오래도록 여러 곳으로 퍼지기를 바란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제주-중남미 지속가능한 관광 국제협력포럼’의 풍경, 그리고 남은 이야기”에 대한 10개의 생각

  • 👏👏 오 근데 좀 멋진데? 제주랑 남미랑 콜라보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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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k_recusandae

    제주랑 남미라니 뭔가 신기하네! 부드러운 분위기👍가 보고싶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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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k_explicabo

    😊이런 시도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문화교류는 항상 응원! 제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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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또 관광객 늘릴려고 쇼하는 거 아님?!! 이런 기사 볼 때마다 좀 웃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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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진짜 글로벌하네🤔 다음엔 제주에서 직접 참가해보고 싶음~ 근데 관광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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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가능성 얘기 진짜 지겹다. 말만 그럴싸하게 하고 실질적인 변화 없는 거 아님?? 제대로 실천하는 건 있는지 궁금하다, 진짜 보여주지 않으면 이런 포럼 다 거기서 거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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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포럼 이름만 거창하지 늘 듣던 그 얘기. 제주든 남미든, 결국 관광객 늘리기가 진짜 목표 아니었음? 지속 가능한 척만 하지 말고 실적 좀 까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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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주제로 하나의 포럼이 열렸다니, 지속가능성이라는 큰 프레임 아래서 다양한 현장 경험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공유됐을까 궁금합니다… 제주가 관광지로서 겪은 변화와 남미 국가들의 사례가 어떻게 이어질지 좀 더 구체적인 실행 내용이 필요할 것 같네요. 단지 포럼에서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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