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에 담긴 구조적 위기: 논산 성광온누리학교의 실험이 묻는 질문

12일, 충남 논산 성광온누리학교가 학생들과 교사를 대상으로 ‘물고기 이야기’를 활용한 환경 교육 행사를 개최했다. 교실이 아닌 작은 연못 가장자리, 아이들은 미꾸라지와 잉어의 저마다 사연에 귀 기울이며 플라스틱과 오염으로 위협받는 자연의 현실을 배운다. 학교 측은 체험과 연극, 토론을 결합해 생태 감수성과 실천적 지식을 동시에 일깨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눈에 띄지만 소박한 실험 너머에는 무더기로 쌓여온 구조적 문제들이 엄존한다.

한국의 환경교육은 최근 10년 동안 수치상으로 진전된 것처럼 보인다. 정책보고서마다 교원 연수와 교재 개발, 지역연계 프로그램이 늘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선 오히려 현장감, 지속성, 체감 효과 모두가 그 빈곤을 드러낸다. 정부 ‘환경교과 시범 확대’ 공문과 실험 예산은 양적 확대에 그쳤고,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임시적 캠페인으로 대체된 것이 현실이다. 성광온누리학교의 움직임도, 지원이 아닌 교사 개인의 열정에 의존해왔다.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직·간접적으로 추적하면, 평소 시간표에 쫓겨 환경 활동은 한 학기 한두 차례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하기 일쑤라는 것이 공통된 토로다.

실제 논산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사정은 비슷하다. 환경부와 교육부가 내세우는 ‘생태전환교육’은 대의만 있고 실행은 느슨하다. 2025 새 교육과정에서도 생생한 지역 사례 반영, 자발성 확보, 피드백 시스템 구축은 미적지근하다. 지난 10월 시행된 ‘플라스틱 줄이기 시범구’ 사업에 배정된 예산도, 학생 한 명에게 돌아가는 체험 기회는 전국적으로 1년에 1회 미만이다. 환경교육이 전국 학교의 ‘필수 영역’임을 강조해도, 정작 평가·교사처우·지속성 논의는 뒷전이다. 권위만 남고 내용은 텅 비었다.

강조해야 할 부분은 이런 일회적 체험 프로그램이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점이다. 물고기 이야기를 둘러싼 연극 무대에선 “진짜 쓰레기는 강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머리에 있다”는 지도교사의 대사가 울렸다. 이 한마디가 현재 교육과 행정, 사회가 미래를 실제로 책임질 마음이 있는가를 다 묻는다. 생태교육의 실패는 곧장 지역 기후위기, 학교 안전, 가난한 지역의 공공성 저하로 이어진다. 아이들이 미꾸라지와 손을 씻으며 함께 배운 시간, 사실은 ‘제도 밖’의 위험을 학교가 어떻게 책임지는지, 시스템에 어떤 구멍이 나 있는지 드러내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논산, 세종, 구미 등 각지의 교사 네트워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반복해서 확인된 것은 ‘시스템적 무관심’이다. 시정협치는 선언되고 있지만, 실상은 지자체의 이벤트 가이드라인이 그대로 배포될 뿐, 지속적 연계나 후원, 지역 환경단체와의 파트너십은 드물다. 올해 성광온누리학교의 프로그램조차 시민단체 자원봉사자들의 후원이 없었더라면 무산될 뻔했다. 교육 당국이나 행정이 “학생 중심, 생태 중심”을 입에 올릴 때, 실은 위험과 책임을 일선 교사와 아이들에게 미뤄버린 구조임을 온전히 직시해야 한다.

이와 연동된 것은 학교를 둘러싼 ‘환경부패, 행정 무기력’이다. 각종 농어촌 지원금, 지자체 생태사업 예산은 정작 교육 효과와 직접 연계되지 않고, 이벤트성 ‘사진 찍기’, ‘성과 홍보’로 소진되는 일이 반복됐다. 성광온누리학교의 사례는 그나마 아이들의 적극적 질문과 토론이 살아 있었지만, 전국 많은 학교에서는 용역 업체가 만들어준 연극이나 외주 체험교실이 대충 배정된다. “학생들이 쓰레기를 치웠어요”라는 보도사진만 언론에 남고, 정작 학습 뒤의 고민, 지역사회와의 연결, 계속되는 실천은 없다. 펼쳐놓고 떠드는 문구 뒤에는 빼곡히 쌓인 ‘결과 없는 보고서’와 ‘증빙 서류’뿐이다.

학부모와 일부 시의원들은 “그래도 아이들에게 작은 경험이라도 주는 게 어디냐”고 말한다. 그러나 적어도 ‘진짜 변화’로 나아가려면 용감한 현장 교사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한계를 반드시 고쳐야 한다. 학교의 생태교육이 단기 체험, 캠페인, 보고 사진으로 끝나지 않고, 행정의 지원, 지역사회와의 상시 파트너십, 성과에 대한 지속적 공개와 피드백, 그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

논산 성광온누리학교의 작은 움직임이, ‘환경 교육의 쇼윈도화’라는 한국 공교육의 오래된 병폐에 구멍을 내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구멍을 통해, 우리 사회의 책임 방기와 합의 없는 형식주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날카롭게 자각하길 요구한다. 이제는 ‘물고기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일상에 실적 없는 캠페인 사진만 남기는 대신, 진짜 변화로 나아갈 시스템과 책임체계 구축에 대한 실질적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환경교육에 담긴 구조적 위기: 논산 성광온누리학교의 실험이 묻는 질문”에 대한 6개의 생각

  • 좋은 취지긴 한데 결과가 뭔지… 보여줄 게 아니라 실천이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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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짜증난다. 환경교육 한다면서 결국 애들 체험시키는 척만 하는 거 아님? 실적용 사진만 남기는 식이면 뭐하자고 해. 이런 행정 그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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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만 많지 실천은 없음ㅋㅋ 정부가 뭘 제대로 할 거란 기대도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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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기사 볼때마다 실천 없는 정책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한 번 하면 다 된 듯 끝내지말고, 계속 고민하고 적용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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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1회성 홍보 아님? 정책은 늘 하겠다고만 하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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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행정이 변할 생각 없으니 이런 기사로만 때우는 거지ㅋㅋ 사진만 찍으면 뭐해 실제론 늘 제자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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