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윤이, 자신의 바깥에서 태어나는 소설의 진실한 결: 경계와 충돌 속 이야기의 본질

젊은 작가상, 문지문학상 수록작 담은 ‘자개장의 용도’출간, 함윤이 작가의 첫 소설집 ‘자개장의 용도'(문학과지성사)
문학의 탄생에는 늘 어떤 경계가 있다. 작가 함윤이는 최근 인터뷰에서 ‘소설은 내 바깥의 세상과 뒤섞이고 부대낀 뒤에 나온다’고 고백한다. 이 짧고 단호한 문장은 오늘날 젊은 소설가들이 맞닥뜨리는 내면과 외부의 질문, 그리고 창작의 출구를 동시에 환기한다. 책과 사람, 그리고 우리 사회를 잇는 교차점에서 함윤이 사용하는 화법은 언제나 단선적으로 치닫지 않고 성찰과 복합성으로 이어진다. 도피나 환상이 아닌, 충돌과 마찰에 의해 길어올려진 이야기는 그의 작품 세계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축임을 이번 대화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냈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세계, 혹은 내 안의 두려움까지도 작품에 담는다”는 함윤의 말은 단순한 창작의 자기고백을 넘어 또렷한 현실의식을 드러낸다. 최근 한국 문학계에서 두드러지는 흐름은 개인의 내면, 변화하는 도시 공간, 그리고 예기치 못한 관계의 미세한 흔들림이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함윤의 소설은 결코 몰입적으로 현실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과의 긴장, 그리고 타자와의 충돌을 창작의 근원으로 삼는다. 그의 대표작들은 반복해서 ‘나’와 ‘너’, ‘안’과 ‘밖’의 경계에서 머뭇대고 방황하며, 그 결과로 고유한 언어와 서사를 길어 올린다.

함윤의 작품은 늘 주체가 한 걸음 느리게, 혹은 조심스럽게 세상에 발을 디딘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대개의 경우 자기 가족, 일상, 사회라는 구체적 현실을 떠난 적 없는 평범한 이들이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자주 균열되고 의심에 흔들리며, 고요한 내면의 소음을 거리낌없이 드러낸다. 이번 인터뷰에서 함윤이 밝힌 ‘세상과의 부딪침’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빛난다. 사실상 한국 사회의 압축된 변화, 1인가구의 증가, 가족 해체, 불안정한 일자리와 같은 질문들이 그의 언어로 스며들었다. 최근 몇 년간 ‘경계’ 혹은 ‘이질적 경험’이 키워드로 떠오른 이유 역시 우리 모두가 내면의 울음을 바깥으로 터뜨릴 경로, 즉 소설이라는 탈출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참신함은 그리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공기, 그리고 이미 익숙한 풍경과의 접면에서 발현된다. 함윤이 지향하는 ‘뒤섞이고 부대낀 뒤’란 이런 교류적 문학, 상처받은 현실과 화해하는 언어를 의미한다. 그의 소설은 어떤 순간엔 급격히 현실로 곤두박질치다가도, 이내 한 편의 영화처럼 서정적으로 반짝인다. 이는 영화·드라마 분야에서 활약하는 감독들이 보여주는 다층적 시점의 운용과 유사점이 있다. 상업적 성공이라는 압력 앞에서도 꾸준히 본인만의 색깔로 승부하는 이창동·홍상수 감독과 닮은 태도, 그리고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주변인의 삶에 집중하는 김보라 감독의 섬세함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이 시대 젊은 소설가들의 내적 고통과 작법적 고민은 창작의 외부 변수와 직접 연결된다. 함윤 역시 ‘바깥과의 조우’에서 오는 피로와 설렘을 동시에 고백했다. 최근 출간한 작품집에서 묘사한 붕괴 직전의 가족, 혼란스럽지만 애착을 놓지 못하는 친구 간의 갈등, 그리고 어떤 이질감이 드는 일상이 모두 ‘경계’라는 점에서 집약된다. 미국, 일본 등 젊은 작가들이 SNS·디지털 문명, 1인 사회 등을 경쾌하게 사용할 때, 함윤은 유독 주변부의 정서와 소리를 끈질기게 응시한다. ‘유입되는 타자성’, ‘배제의 압력’, ‘사소한 충격’과 같은 개념들이 그의 소설에는 일상어처럼 내재돼 있다는 점이 그렇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창작 태도가 최근 우리 OTT·미디어 산업에서도 관찰된다는 점이다. 플랫폼 기반의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들은 모든 이야기를 최대한 현실적으로 끌어오되, 주인공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이질적 공간을 적극 탐색한다. 문학과 영상산업의 접점에서 함윤의 언어는 곧잘 초점 이동의 시도를 닮아간다. 자신과 전적으로 닮지 않은 인물, 사회적 주변부를 자처한 이들의 사연은 소설뿐 아니라 넷플릭스·티빙 등 OTT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이 곧 문학 다시보기와 사회적 연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듯 보인다.

독자 입장에서 함윤의 최근 캐릭터들이 다소 ‘느리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이 느린 호흡이야말로 단조롭거나 틀에 박힌 차별화 경쟁에서 벗어난, 한국문학의 ‘계절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특히 올해 출간된 장편에서 보여주는 주변부의 화법, 사회적 약자의 시선은 영화 ‘벌새’,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등 최근 큰 반향을 일으킨 스크린 작품들과 테마적으로 일치한다. 개인의 작은 목소리, 낯선 울음에 주목하는 서사는 책이라는 매체의 힘이 어디서 오는가를 새삼 확인한다.

함윤이 자신의 창작 대상이 되는 이 ‘경계의 소리’를 들을 때, 그 시작과 끝은 결국 단순한 문장에 머무르지 않는다. 때로는 외로움, 때로는 애도의 기술, 때로는 느릿한 화해라는 형태로 다시 태어난다. 매 작품마다 언어적 밀도와 서사의 집요함을 포기하지 않는 함윤의 태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가 쏟아내는 불안과 바람이 교차하면서 만들어진 이번 인터뷰는 문학의 가치, 그리고 작가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을 요구한다. 누군가는 소설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그러나 함윤의 답은 여전히 간결하다. “내 바깥의 세상과 뒤섞이고 부대낀 뒤에 나오는 이야기만이 진짜 내 몫이다.”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이 대답은 아주 오랜 희망과 닮아 있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함윤이, 자신의 바깥에서 태어나는 소설의 진실한 결: 경계와 충돌 속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7개의 생각

  • rabbit_activity

    와 작가님 말 넘 어렵… 아 좀 쉽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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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또 똑같은 얘기 돌려막기 아니냐? 문학이니 경계니 말만 어렵지 실상은 별거 없는 거 같음. 현실에 부딪혀서 쓴다는데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건지 모르겠다. 요즘 소설가들 하나같이 다 비슷비슷한 구조에 철학 척만 하고… 진짜 변화하는 현실 반영하려면 독자들이 피부로 느끼게 해줘야지. 자기들만의 감수성에 갇혀서 외부와 부대낀다? 나와서 진짜 사회랑 부대껴보고 다시 얘기해라. 이런 인터뷰 볼 때마다 문학계 자가발전 같아서 그냥 헛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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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진짜 인터뷰 보고 감탄했어요. 요즘 작가들 인터뷰 보면 말이 어려워서 솔직히 잘 안 읽게 되는데, 함윤이 작가님은 꽤 진중하게 본인만의 세계관을 설명해서 신선했습니다. 특히 ‘경계’ 이야기가 요즘 우리 사회랑도 연결돼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최근에 읽은 ‘불안정한 일상’ 같은 테마가 계속 머릿속에 맴도네요. 뭔가 영화도 좋아하는데, 이번 글 보니까 문학과 영화가 진짜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소설 보고 싶어지네요. 작가님에게 응원 보내고 싶어요. 진짜 다양한 감정들이 녹아난 기사였던 듯! 읽는 내내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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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인터뷰 잘 봤습니다. 작가님 감성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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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ar_investment

    요즘 문학이 사회 현실 다룬다는 건 그냥 다 알지… 새로울 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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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pernatur161

    나도 하루종일 회사에서 부대끼는데 굳이 소설로 그걸 다시 보고 싶은진 모르겠다. 남의 인생만큼 궁금하지도 않은 거임. 근데 작가가 자기만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건 조금 흥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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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진짜 인터뷰 내용 보니까 왠지 세상 다 짊어진 척 하는 느낌… 뭔가 사실적이긴 한데, 항상 이런 예술가적 고민이 꼭 기사로 나와야 하는 건지 좀 의문임요. 소설 바깥 세상 얘기 좋긴한데 현실이랑 뭔가 좀 뜬구름 잡는 얘기같기도 하고… 요즘 소설 보면 과하게 해석하거나 의도 넣는 거 아닌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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