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스팀 출시 게임 1만 9000개, 눈덩이처럼 불어난 양적 팽창의 함정
연말 스팀 통계가 올 한 해 업계 방향성을 완전히 요약했다. 2025년 스팀 플랫폼에 신규 등록된 게임 수만 무려 1만 9000개. 역대 최고치, 그리고 작년 1만 7300개에서 또 1700종 이상 늘었다. 2017년 7000여 종에 불과했던 숫자가 이렇게 폭증하며, 지금 스팀엔 출시 24시간 만에 새 게임이 50종 넘게 퍼붓는, 진짜 ‘게임 대홍수’ 시대가 도래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유통의 민주화와 개발 환경 개선이 이끌어낸 파괴적 성장과 동시에 유저 피로감, 시장정화 이슈, 그리고 극심한 ‘발견의 어려움’ 문제가 동반 등장했다는 것. 눈치 빠른 게이머들, 그리고 시장 분석가들은 이미 이 상황을 ‘게이밍 넷플릭스의 미래 버전’쯤으로 읽고 있다.
런칭 절차와 허들이 낮아진 게 출발점이었다. 유니티·언리얼엔진 무료화, AI 기반 툴, 저비용 크라우드펀딩, 그리고 ‘스팀 다이렉트’ 시스템. 예전엔 등록 심사만 몇 달씩 걸렸지만, 요즘은 인디 개발 1인도 금방 타이틀을 올린다. 저예산부터 부티크 게임, 조잡한 카피캣까지 쏟아지는 이유. 최근 3년만 놓고 보면, 연간 신작 증가율이 안정세라곤 해도 여전히 선형적으로 우상향이다. 글로벌 팬데믹, 디지털 언택트 전환과 AI 툴 도입이 엔진을 붙였다. 게임 업계 입장에선 ‘기회의 폭발’이다.
그러나, 여기에 ‘메타’가 숨어 있다. 스팀 메인 피드엔 매일 신작 샤워, 심의 대신 신고, 포스팅만 하면 누구나 입점. 플레이어 경험은 실제로 나뉜다. 한쪽은 출시작만 노리는 얼리버드 리터, 다른 한쪽은 Paid Review·바이럴 마케팅에 질린 냉소 유저. ‘인디=혁신’이라는 말도 이미 옅어졌다. 지금은 경계가 무너진다. 메타 언팩: AAA급 제작사들도 ‘스팀에 스핀오프 소규모 타이틀’ 혹은 ‘실험작 세컨드 레이블’ 런칭, 출시 후 피드백 기반 리빌딩, ‘스토어 얼리 엑세스’ 뒷다리로 후기·밈 마케팅 활용. 이 패턴, 2025년 올해 들어 가장 드라마틱하게 뚜렷하다. 상위 100위 게임의 60%가 이렇게 재런칭·리빌딩 과정을 거쳤다. 빅네임들조차 린하게 MVP 개발-유저확보-데이터 추적-리마케팅-최종 패치 타임라인 내는 식이다.
덕분에 ‘양적 팽창’은 이득이자 리스크가 된다. 스팀 초창기(2010~2015년)까진 추천 알고리즘 없이 큐레이터·탑셀러 중심 노출 구조였다. 지금은 인공지능 추천, 유저 태그 기반의 비정형 큐레이션에 의존한다. 하지만 정작 구매·플레이는 상위 3%에서 70% 쏠림. 즉, 롱테일 신화도 옛말. 40% 이상의 신작은 첫 주 판매 10장도 못 채운다. 이 패턴, 2023~2025년 사이 더 심해졌다. 업계 통계상 2025년 스팀 출시작 60%가 매출 $1,000 미만의 미상장(Buried) 신세로 남는다. 메타적으로, 시장은 ‘바이럴 시대-발견의 카오스-짧은 생명주기’ 시대로 전환 중이다.
흥미로운 건 장르별 포지셔닝. 2025년 스팀 인기작 20위 내에 ‘로브라이크’, ‘생존 MMO’, ‘디지털 보드게임’, ‘AI 크리쳐’, ‘메타버스 SNG’가 각각 최소 2종씩 포진돼 있다. 하지만 신작 폭증 현상과 장르 트렌드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복잡하다. 예를 들어, 전통 RPG/액션 어드벤처는 전체 대비 신작 성장률이 둔화됐다. 반면 스팀 얼리 엑세스 및 커뮤니티 튜닝형 게임, 협동 멀티플레이 초집중 게임은 유저 백엔드 참여를 끌어들인 만큼 잔존율이 빠르게 방어되고 있다. 핵심 패턴: ‘짧고, 즉각적이며, 재접속 유도’ 메커닉이 강세다. 과거 대형 패키지 게임 구조는 딱딱 끊긴다.
시장 반응도 다이내믹하다. 2025년 스팀 리뷰·평점 생태계에는 ‘환상적 발굴 vs 쓰레기 쏟아짐’이라는 양극화 시선이 공존한다. 네이버 게임카페, 트위터, 디시인사이드 같은 한·글로벌 커뮤니티에서도 데일리 스팀 신작 추천 리스트, 신규 출시 게임에 대한 ‘이거 뜬다/누구냐 넌’ 투표 글, 숨은 쿠폰/핫딜 정보전이 활발하다. AAA급 한글화 트렌드와 동시에, 소규모 개발사의 ‘영어버전 우선 출시→유저 번역 대응’이 새로운 유저 군을 형성한다. 이건 2022~2023년과 비교해서 확실히 탄력 받은 흐름이다.
여기서 게이머들 입장에서 남는 문제, ‘무엇을 사는 게 현명한가, 리뷰·평점은 믿어도 되는가, 진짜 내 취향 신작을 어떻게 찾나’라는 불신과 혼란. 비공식 큐레이터, 스트리머 리뷰, 실시간 채팅 기반 추천이 점점 위력을 발휘한다. 게임평론가들이 ‘K-게임 유저 입장에서도 이제는 메인 스트림 도착까지 최소 두 달이 걸린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신작의 ‘싹 뜨는’ 주기도 길어졌다.
결국 2025년은 스팀이라는 PC 게임 허브가 더 이상 유저 취향을 실천적으로 맞춰주는 마켓이 아니라, ‘바이럴+빅데이터+실험’의 거대한 샌드박스가 됐음을 보여준다.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게임 중 눈에 띄는 건 일부, 나머지는 수면 아래로 잠기는 구조다. 게임 개발 파트너, 투자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소수 타이틀의 성공 공식—커뮤니티 백업, 마니아 기반 입소문, 스트리머 동원—을 복붙하는 시도만 늘고 있다.
스팀 신작 만 9천, 숫자가 모든 걸 말한다. 확실히 기회의 시대,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결국 극소수다. 게이머들에겐 ‘취향 저격’ 큐레이션이 갈수록 더 중요해질 듯. 판이 넓어진 만큼 선택도, 피로도도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리뷰어, 평론가, 스트리머 추천을 효과적으로 섞는 ‘게이머식 스마트 쇼핑’ 역량, 2026년엔 더더욱 필요해질 전망이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신작 엄청 나와도 결국 할 건 한정. 기대는 안 함!!😅
와… 진짜 신작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모르겠음🤯 그냥 인기 순으로 보는 게 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