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반도체 전기 사용, 두 배 뛴 요금에 산업경쟁력 시험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2025년 들어서도 세계 주요 경쟁국들과 비교해 전력 소비 증가와 함께 에너지 비용 인상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각종 산업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 반도체 산업계의 전력 사용량이 9% 증가한 데 반해, 전기요금은 같은 기간 동안 두 배가량 상승했다. 이는 전 산업계에서 에너지 집약도가 가장 높은 업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밸류체인 내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AI 연산과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늘며 추가 전력소비 증가가 예고되는 가운데, 비용 부담이 환산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는 데 대한 우려가 업계에서 이어진다.

현장과 산업정책 전문가들의 분석은 한 목소리로 한국 특유의 요금체계에 주목한다. 전력 판매 단가에 한전의 누적 적자, LNG 수입단가·연료비 연동제 등 대내외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산업용 요금은 글로벌 추이 대비 빠르고 크게 인상돼왔다. 한국전력의 경우 지난 3년간 2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공기업 재무 안정화라는 명분 아래 ‘가격 정상화’ 기조를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산업용과 민수용 모두 단계적으로 요금이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공장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클린룸’ 구동 및 냉각 등에 막대한 전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업이익률이 국제 경쟁사 대비 급감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물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대기업들은, 전력 확보 자체가 앞으로 공장 증설과 첨단 설비 투자에 심각한 병목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존에는 시설투자 시 정부의 전력 공급 보장이 어느 정도 전제되어 있었으나, 최근 수년간 연이은 전력 수급난,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와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해 계획 대비 실제 전력 공급이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는 사례가 속출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수도권 내 일부 파운드리(Foundry) 공정 증설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AI·반도체 경쟁에서 ‘속도전’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전력 요금 상승이 국내외 공장 신·증설 판단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중국·타이완 등 주요 반도체 경쟁국과의 비교에서도, 한국의 전력 요금 인상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산업 지원정책에 앞서 에너지 인프라와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대표적이다. 전기요금 자체는 지역별 차이가 있으나, 고용·설비투자 유인 목적의 지원책으로 실제 적용단가는 주요 기업에 한해 시장가보다 낮게 책정된다. 중국은 정부가 직접 전기요금을 낮추는 방식과 보조금을 병행하며 첨단제조업의 해외 이탈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다. 타이완 역시 정부-전력공기업이 반도체산업에 대해 특별요금제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방어했다. 이와 비교해볼 때, 한국은 에너지 전환 정책, 탈석탄·재생에너지 전환 등 구조적 요인에 따라 전력수급이 불안정해진 가운데, 전력요금 현실화라는 정책기조가 산업경쟁력 보호보다는 재무 건전성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인상이 짙다.

에너지 정책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전망이 더 녹록지 않다고 말한다. 전력 수요는 AI, 고성능 HPC, 대형 데이터센터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신규 원전 건설·대형 송전망 증설은 정치적 쟁점화와 사회적 갈등에 직면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전력 단가가 10% 오를 때 수십억 원 단위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하는 구조임을 감안하면, 요금 구조 개편에 있어 산업전략적 고려가 필수적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현행 에너지 정책에는 산업계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책당국과 공기업, 산업계 간 연석 협의체 구성과 데이터 공개 확대,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투명한 요금 산정구조’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산업은 여전히 세계 1, 2위권 생산규모와 기술 경쟁력을 갖췄으나, 에너지·전력 인프라에서의 불확실성이 산업 전체의 미래구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는 국면이다. 전기요금 인상분이 단순 기업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고, 국가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연쇄 파급 효과’에 대한 정밀 분석, 그리고 단기 재무건전성 회복과 산업전략의 조화를 고민하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인력 확보·설비 증설 등 가장 혁신적인 분야일수록, 시장의 에너지 접근성·안정성·예측 가능성이 기업 유치 및 투자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는 이미 글로벌 반도체 허브에서 반복되고 있다.

결국 전력요금 인상과 누적되는 비용 부담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테크산업 전반의 국제 경쟁구도 속 균열 조짐을 드러낸다. 단기적 수급 안정정책과 재무적 논리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닌 만큼, 경제 체질 개선과 산업전략의 획기적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책 대안 마련과 기업-공공간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

— 이한나 ([email protected])

늘어나는 반도체 전기 사용, 두 배 뛴 요금에 산업경쟁력 시험대”에 대한 8개의 생각

  • 어떻게 매번 요금은 두 배씩 올리냐. 이래서 해외로 공장 간다란 말 진짜 안 나올 수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정책도 우왕좌왕하네. 첨단산업이 어쩌니 떠든들 결국 남 좋은 일만 될 듯.

    댓글달기
  • 아니 전기요금 이따위로 올리면 누가 남아서 제조업하냐!! 미국 따라가려면 이런걸 잡아야지!! 뜬금없이 국민 탓할 분위기 만들어놨네.

    댓글달기
  • 요즘 세상에 전기 써도 불안, 안 써도 불안🤔 기업도 우리도 힘듦😅 정부는 뭐하죠? 반도체 밖으로 다 나가면 뭐 먹고 살지🙏

    댓글달기
  • tiger_tempora

    진짜 요즘 전기값 미쳤어요😩 반도체대기업도 힘들면 일반 국민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댓글달기
  • 에너지 정책 좀 개편할 때 된거 아님? 전력요금 뛰더니… 이제 반도체도 글로벌 경쟁 뒤쳐질 듯😭 결국 손해는 국민 몫임. 줄이자 줄이자 하더니🤦‍♂️

    댓글달기
  • 전문가 아닌데도 요새 전기료 오르는 게 체감됨. 반도체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 실생활에도 영향끼칠 듯.

    댓글달기
  • ㅋㅋ 솔직히 정책이 실효성이 있어야 하는데 항상 보면 국민한테 부담만 넘기는 느낌? 공장 짓고 싶어서 해외로 가는 기업들 탓하기 전에 전기, 땅, 세금 등 진짜 현실적으로 개선 좀 하자 ㅠㅠ 정책 담당자들은 실제 현장이나 가보고 말하는지 궁금함요🌏 에너지 정책은 미래 먹거리의 시작이에요..

    댓글달기
  • 전력요금 인상ㅋㅋㅋ 다음은 뭐죠? 수도요금 폭등? 정부 좀 정신차려요!! 반도체 안죽으면 다른 공동체가 죽을 판이네 ㅋㅋ 국민들도 지침…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