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스크린에 그려진 이상향—‘주토피아 2’가 500만을 삼킨 이유
겨울의 끝자락, 세상 밖에 눈이 소복이 내린 어느 토요일 아침, 아이부터 어른까지 긴 줄을 선 채 몸을 녹이며 기다리던 그곳은 극장이었다. “주토피아 2”는 그렇게, 계절이 변하고 익숙한 평범함 속에서도 우리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던 호기심, 환상,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에 대한 갈증을 한 번에 채웠다. 500만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흥행 수치 그 너머였다. 3주 내내 연휴와 주말마다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킨 그 기세, 골목마다 붙어있는 포스터처럼 동물들이 웃고 뛰어다녔고, 다정한 목소리가 극장 안팎에 잔향처럼 배어났다.
2025년 12월, 영화계는 “주토피아 2”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애니메이션의 강세, 그중에서도 ‘디즈니’의 저력은 유난히 깊었다. 수많은 화제작 중에서도 올해 극장가는 유쾌함과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앞세운 이 작품에 열광했다. 1편의 성공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은 듯 보이지만, 속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기대’라는 말이 주는 무거운 책임, 그리고 원작이 남긴 감정의 여운 위에 ‘성장’과 ‘공존’이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얹어야만 했다. 세계 여러 매체들은 “속편의 함정”을 우려했지만, 정작 관객들은 이번에도 주어진 상상력의 만찬에 흠뻑 젖어들었다.
이번 작품이 특별했던 까닭, 그것은 서사의 구석구석에 ‘우리 모습’을 담은 데 있었다. 작은 토끼, 주디 홉스는 여전히 세상을 바꿀 만한 에너지를 품었고, 닉 와일드는 한층 깊고 부드러워진 눈빛으로 변화를 받아들인다. 각각의 동물이 가진 고유의 ‘다름’은 더이상 경계가 아니었다. 다름이 모여 거대한 도시 ‘주토피아’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우리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일어난 도전과 갈등, 그리고 결국엔 손을 잡는 용기를 떠올렸다.
시대가 바뀌며 우리 사회는 다양성이란 단어를 자주 입에 올리고, 공존을 말하지만 아직도 서로를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경계선에 머물러 있곤 하다. “주토피아 2”는 1편보다 더 섬세하게 이 문제를 들여다본다. 평범한 영웅들의 소소한 실패와 재기의 불씨,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했던 낡은 선입견을 서서히 깨뜨려 나가는 과정. 디즈니 특유의 풍자와 재치, 또 감정선을 자극하는 음악, 대사 하나하나가 극장 안에 흐르는 공기마저 달콤하게 물들인다.
오랫동안 우리는 영화 속 동화 같은 이야기를 현실에서는 실행하기 어렵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이번 “주토피아 2”는 관객들이 상영관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서로의 눈빛 속에서 조금은 용기를 얻어가길 바라는 듯했다. 그 감동은 요란스레 울리는 박수소리보다는, 잔잔하게 오래 지속되는 여운에 가까웠다. 부모와 아이가 손을 맞잡고, 연인과 친구들이 웃으며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바로 주토피아가 꿈꿨던 ‘우리의 내일’이 아닐까.
흥행의 이면을 돌아봤을 때, 업계 전문가들은 “주토피아 2”의 성공 이유로 유려한 연출과 치밀하게 설계된 시나리오, 그리고 세대초월의 공감대를 꼽는다. 그건 동화적 판타지라는 포장지만 남은 여타의 속편과 달랐다. 500만 관객은 마케팅 전략이나 기술력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가치였다. SNS와 커뮤니티에는 누군가 ‘나도 주디처럼 용기 내고 싶었다’고 고백했고, 타인의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더 따스해진 듯했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연말이라는 시기다. 해가 저물고, 한 해의 피로가 누적되어 가는 시점에 이만큼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관객들의 심리적 안정제로 작용했다. 이방인 같던 위로가 언제부터인가 ‘내 이야기’가 되었고, 주토피아라는 도시는 스크린 밖 우리 일상에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아마도 우리는 다시 직접적인 위로의 말보다는, 이런 영화 한 편이 던지는 은유와 상징 속에서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었겠다.
2025년 한국 영화계의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이 기록이 단순한 흥행통계치가 아니길 바란다. “주토피아 2”의 힘은 성장과 용기, 그리고 예상치 못한 모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진심의 공존에서 온 것임을, 모두가 잊지 않으리라. 차가운 바람에도 변하지 않는 따뜻함, 그 온기 한 스푼을 관객 모두에게 선물하고 떠나는 ‘주토피아 2’, 연말 우리가 만난 가장 가슴 벅찬 이야기였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디즈니가 주말마다 영화계 지배하는 시대라… 다음엔 무슨 원픽스랑 충돌하나 궁금하네. 근데 솔직히 숨겨진 떡밥만 찾다가 시간 다 갔음. 애들이랑 보기엔 여전히 무난, 어른들에겐 메시지가 너무 직접적이랄까? 애니도 이젠 사회성 경쟁이구나🤔
또 속편이네ㅋㅋ 속편병 걸린 영화계 언제 변하냐…
관객수 대단하네요. 다만 원작의 참신함은 다소 약해진 듯합니다.
주말마다 애들 졸라서 겨우 한 번 갔다 ㅋㅋㅋ 근데 역시 500만 각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