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공급망·경제안보 파트너십, ‘구체화’의 의미와 실질적 쟁점

2025년 12월 17일, 대한민국과 유럽연합(EU)이 공급망 및 경제안보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더욱 구체화했다. 이번 합의는 양측의 경제외교 라인에서 다층적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각별한 실질적 의의를 내포한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EU 집행위원회가 공동으로 밝혔듯, 해당 파트너십의 골자는 반도체, 배터리, 핵심 원자재 등 전략적 산업군을 둘러싼 협력구조 강화에 있다. 공식발표에서는 수출입 안전망, 데이터 보호, 연구개발 인력 상호교환 등 세부 실천방안이 재차 명시됐지만, 양측 모두 말미에 “경제안보 가치공동체 구축”을 강조하며 표면적 동맹의 확대뿐 아니라 실질적 상호의존의 심화로 초점이 옮겨가는 양상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미·중 분쟁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민감성이 심각하게 부각됐다. 특히 반도체·배터리 공급의 주요 거점으로 인정받는 한국 입장에서는 ‘공급망 다변화’라는 과제가 단순한 선택의 문제에서 생존전략으로 격상됐다. 실제로 작년 미국 주도의 ‘칩4 동맹’ 구상 이후, 업계 내에서는 국내외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한 복수의 안전장치를 논의해왔다. 이 와중에 한국-EU 간 경제안보 대화는, 실리적 방어선 구축이라는 맥락 위에서 진행된다. EU는 미국과의 통상마찰, 중국 비준수 위험, 러시아발 에너지위기 등 삼중고에 직면한 상태에서 대(對)아시아 협력채널 확대가 절박한 상황. 반면, 한국은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자주화가 식지 않는 국가전략이다.

따라서 한-EU 파트너십은 표면적 상생협력 이상의 전략적 의도, 즉 글로벌 가치사슬(GVC) 내 각자의 위치 재조정과 위험분산의 현실적 방안이라는 점에서 무게를 가진다. 각 분야의 기존 합의 역시 이번에 재정비되는 측면이 크다. 반도체의 경우, 수출입 규제 공동대응 및 연구센터 공동설립 추진이 논의되었고, 배터리 및 핵심광물 협력에선 공급처 투명성 강화,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공유가 테이블에 올랐다. 또한 사이버보안·데이터 이전, 인재 교류, AI 기술윤리 문제까지 동반 논의돼, 규범·제도·기술의 삼중 교환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파트너십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우선, 각 개인국가의 입법·행정 레벨에서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한 자국우선주의가 쉽게 줄어들기는 어렵다. 예컨대 EU는 최근 ‘경제안보 프레임워크’ 법안에서 중국 견제 목적의 수출규제와 기업 자율권의 충돌이 내재화되는 등 내적 모순을 겪고 있다. 한국 역시 신속통관, 전략물자 관리 등에서 기업 현실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지적된다. EU 내부 일각, 특히 독일·프랑스의 경우, 엔지니어링 기반 R&D 우위를 내세우며 ‘규범의 동조’보다는 ‘성과 지향 협력’을 선호한다. 이는 한국 기업 측면에서 괘씸죄나 예외 조항 발생 우려를 키운다. 또한, 실제 공급망 다변화는 현지 생산·투자 유치 등 시장진입 전략과 긴밀히 연동되므로, 단발성 정부합의가 단계별 산업정책 수립으로까지 확장되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미국과의 역학관계도 중요한 변수다. 한국과 EU 모두, 대미 기술동맹 내 ‘파트너이자 경쟁자’라는 양면성을 품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다자협력 강화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으나, 대중 기술수출 제한 문제에서 한-EU간 입장차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동맹과의 일치된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나, 유럽 내 전략산업 보호주의 기류, 한국의 반도체 전략자율성 등은 이른바 ‘정책 이합집산’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최근 한-EU 파트너십 선언이 실천 구간에서 ‘미국발 압력’과 어떻게 조응할지 면밀한 감시가 필요한 대목이다.

정치적으로는 ‘경제안보’ 프레임에 한·EU가 동참한다는 상징 자체가 의미를 지닌다. EU는 대외적으로 공급망의 유연성과 안보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안보-경제 연계’가 국가전략의 최상위에 놓여 있는 만큼, 이번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국익 다변화를 노리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양측 정치권 모두 다가오는 선거, 자국 산업 보호, 신규 규범 도입에 따른 이해당사자 반발 등 정치 리스크를 내포한다는 점에서 정책 일관성 역시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는다.

범죄 및 법조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노린 해킹, 해외 투자사기, 수출입 규제 확산 등 신종 범죄 리스크 증대도 이번 파트너십 심층 배경이다. 실제 2025년 들어 산업스파이, 사이버 금융범죄 유형은 한-EU 무역통로 집중구간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 및 금융규제, 기술유출 등 산업안보 범죄에 대한 상호 사법공조 강화 추진 역시 병행되고 있다. 국가안보와 민간경제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실에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실질 협력을 담보할 수 있을지, 현행 시스템의 적실성(妥當性) 확보가 남은 과제로 꼽힌다.

결국, 한-EU 공급망·경제안보 파트너십의 실질적 효용은 ‘협정의 구체성’, ‘실행의 피드백 순환구조’, ‘양자 및 다자 레벨 정책조정’의 성패에 달려 있다. 이번 발표가 단순 의제화나 외교적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 산업정책·범죄예방·법적 안전망까지 실효성을 가져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중 갈등과 자국우선주의 노선을 벗어난, 자율적 정책실현이 가능할지, 앞으로 각국의 실질적 대응이 한 차원 높은 기대와 평가로 이어질 것이다.

— 서지현 ([email protected])

한-EU 공급망·경제안보 파트너십, ‘구체화’의 의미와 실질적 쟁점”에 대한 4개의 생각

  • …또 무슨 파트너십이래… 실질적으로 우리한테 도움이 오는지는 좀 두고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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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실생활 개선되면 인정! 안그러면 쇼임새쇼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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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쯤되면 우리나란 협력궁합왕🤔 근데 우리밥상엔 안 올라오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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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이번엔 기술, 경제, 안보 모두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적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말뿐인 파트너십은 이제 그만 보고 싶네요.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안정화에 제대로 기여한다면 의미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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