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안 쉰다’ 공식 깨졌다…육아휴직 판이 바뀌었다

‘아빠는 쉴 수 없다’는 오랜 사회적 통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발표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올해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30%대를 돌파했다. 4년 전만 해도 남성의 육아휴직이 전체의 20%도 안 됐던 점을 감안하면, 사회 전반의 인식과 구조적 장벽이 적잖이 허물어진 셈이다. 실제로 다수의 기업에서 남성 육아휴직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는 현장의 증언도 늘고 있다. 이전까지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하게 작동해왔다. 하지만 최근 맞벌이 가정이 56% 이상으로 늘어나고, 1인가구와 다양한 가족 형태가 일반화되면서, 육아휴직의 의미 역시 변화하고 있다. 굳이 하나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아빠도 육아휴직 썼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듣게 된 것이다.

남성 육아휴직의 증가는 단순히 한 가정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여성의 직장 복귀율이 과거보다 높아진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배우자의 육아휴직 동참’을 꼽는 경우가 많았다. 육아와 가사노동의 성별 불균형이 완화되면서 여성의 경력단절 가능성도 감소하는 추세다. 여성 노동시장에서 장기근속과 승진 등에서 격차 해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부부간 역할 분담에 대해 ‘협력’ 혹은 ‘팀플레이’라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자녀 양육에서의 아버지 역할이 더욱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성 육아휴직을 낯설어하는 시선과 내부 반발, 인사 평가와 승진에 부정적 영향 우려 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 금융권 회사원의 인터뷰에 따르면 “눈치는 여전하다. 공식적으로 권장하지만 묵시적으로 불이익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다”고 토로했다. 제도 변화는 앞서가고 있지만, 그 속도를 실제 수용하는 문화는 다소 더디다는 의미다.

육아휴직 사용을 손쉽게 만드는 제도적 보완책들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육아휴직 급여 상한선을 기존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쓸 경우 월 최대 35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러한 정책은 남성 근로자들뿐 아니라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 다양한 고용 형태의 남성 양육자들에게 실질적 기회를 제공한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를 독려하는 사내 캠페인과 유연근무제 도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쓴 아버지의 절반 이상이 자녀 2명 이상 직장인이며, 그중 상당수가 맞벌이 가정이다. 특히 아버지 육아휴직이 특정 대기업, 공공기관을 넘어 중소 IT기업, 제조업, 유통업 등 민간부문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변화의 현장에서는 미묘한 분위기 전환이 감지된다. 자녀와 함께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기록한 SNS 인증이 흔해지고, 육아휴직 후 직장 복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조직 문화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아빠가 함께 하는 등하원’ 또는 ‘아버지가 참여하는 학교 행사’가 이제 더 이상 이색적이지 않다는 반응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학자들은 아버지의 육아참여가 자녀의 성격 발달, 정서 안정, 자기주도성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변화가 ‘일-가정 양립 지원’이라는 정책적 목표 아래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는 점 역시 높게 평가할 대목이다.

하지만 남성 육아휴직의 확대가 오롯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일부 현장에서는 남성 육아휴직자의 업무 복귀 후 역할 재조정에 따른 갈등, 동료의 업무부담 증가 등 부작용도 나타난다. 중소기업이나 인력부족 업종에서는 갑작스러운 인력 공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여성의 육아휴직 권리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제도가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현장 적용을 둘러싼 미세조정, 즉 경력 평가 방식의 다변화, 대체인력 지원, 조직문화 개선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또한, 일부 전통 산업이나 남성 비율이 높은 업종에서는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암묵적인 저항감이 여전히 존재한다. 특정 부서를 중심으로는 ‘한 번 육아휴직을 쓰면 영원히 승진권에서 밀린다’는 속설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육아휴직의 일상화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가족 내 성역할 분담, 일과 가정의 균형, 여성의 경력개발, 출산율 제고 등 다양한 사회적 과제와 직결된다. 특히 저출산국가로서 국가 경쟁력 약화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남성 육아휴직의 확산은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가정 오리엔티드(Oriented)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전통적 인식의 전환, 실제 삶의 변화, 그리고 정책적 뒷받침이 서로 맞물릴 때, 한국 사회는 보다 건강한 육아와 노동의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한 아버지의 육아휴직 일기에서 “아이와 함께한 3개월이 내 인생 경력 중 가장 소중했다”는 고백이 인상 깊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변화는 시작되었다. 지금은 그 변화를 더 튼튼하게 지탱할 사회적 합의와 실질적 지원이 필요할 때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아빠는 안 쉰다’ 공식 깨졌다…육아휴직 판이 바뀌었다”에 대한 3개의 생각

  • 아빠들도 집에서 애좀 보자~ 요즘은 바뀌는거 실화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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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들 육아휴직⏸️= 집 청소+육아 풀코스👶 현실은 달달함보단 노가다임 인정? 근데 진짜 멋있고 필요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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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k_explicabo

    아빠도 가족이죠😊 모두에게 좋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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