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시작된 기업개혁, 한국으로 확산”…KKR의 전략은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대형 사모펀드의 기업개혁 바람이 최근 한국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KKR은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지배구조 개선, 비용 절감 및 자산 최적화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및 경영 간섭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선 엘리엇 등 행동주의 펀드와 사모펀드가 지배구조 개편과 기업가치 제고를 압박하는 주요 행위자로 성장했다. 최근 2~3년 사이 일본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비핵심 자산 매각, 이사회 독립성 강화는 곧 KKR·블랙스톤 등 글로벌 PE들이 촉발한 변화였다. 이 흐름이 일본 증시의 저평가 해소와 외국인 투자자 유입까지 이끌었다는 점은 금융가와 각국 정부에 큰 시사점을 준다.

한국 시장에서도 KKR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KKR는 이미 국내 건설, 유통, 해운, IT부문까지 다양한 굵직한 결정을 통해 ‘적극적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이는 과거 소극적인 투자 방식을 넘어, 경영진의 전략수립·의사결정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기업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형태다. KKR가 일본 시장에서 도입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비효율적인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과 빠른 매각을 통한 자본 효율화다. 둘째, 외부 이사회 구성원을 적극 유치하거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 및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방식이다. 한국 기업들도 이제는 외부 투자자의 눈높이와 시장 기대를 무시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정 부분 우려도 제기된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이 장기 비전과 내실보단 단기 수익 극대화에 치우칠 수 있다는 점, 고용 불안정성 심화 등 사회적 부작용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피인수 기업 노동자들 사이 불안감이 팽배했고, 사외 이사 비율의 급격한 증가가 이사회 내 실질적 전문성 또는 책임성 문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 역시 사모펀드의 단기 투자지향적 문화와 오래된 대기업 관행 사이에서 여러 갈등이 예상된다. 특히 몇몇 대기업의 경우 경영진의 보수·권한 문제, 가족경영 체제의 경직성이 외부 개혁 압박과 어떻게 충돌할지 미지수다.

그럼에도 일본 사례가 보여준 최대 성과는 투자자 신뢰 회복과 자본시장의 재평가였다. KKR을 비롯한 글로벌 PE가 활발하게 기업 변화를 견인하고, 이에 일본 증시가 재평가받으면서 2024~2025년 기준 니케이 지수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MSCI·FTSE 등 글로벌 인덱스의 편입 비중까지 높아졌다. 한국은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며, 대형 자본 유입과 경영혁신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정부 모두 단순히 외부 행동주의 펀드의 위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 기업가치 제고, 투명성 강화, 글로벌 스탠더드 협력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정책적으로도 비교할 만한 점이 많다. 일본 정부는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를 동시에 추진해 투자자의 신뢰를 뒷받침했다. 애초에 TSE(도쿄증권거래소) 개혁도 여기에 동행한 대표적 조치다. 한국 정부 역시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선법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시장 변화에 반응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현장에서의 체감도와 실행력엔 여전히 차이가 있다. 일본식 개혁의 가장 큰 함정 또한 ‘속도가 빠르지만 현실과 괴리’가 클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신속한 경영혁신과 체질 개선이라는 시그널을 주되, 기업문화와 지속가능성, 사회적 합의까지 동시에 담보해야 한다.

세계 자본시장은 이미 투자자의 적극적 경영 참여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큰 흐름 속에 있다. 블랙록, 블랙스톤, 칼라일 등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 전략도 점점 ‘초단기 차익 실현형’에서 ‘장기 기업가치 동행형’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KKR가 주도한 일본의 기업개혁 모델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형태로 안착할지,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 철학 및 사회적 책임이 어떤 의미를 획득할지, 2026년 국내외 투자 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KKR·블랙스톤 등 PE 거인들의 ‘한국형 전략’은 곧 글로벌 금융영역 내 한국의 입지를 재형성하는 연쇄작용이 될 수 있다. 기업과 경제 주체 모두 눈을 떼선 안 되는 쟁점이다.

— 이한나 ([email protected])

“일본서 시작된 기업개혁, 한국으로 확산”…KKR의 전략은”에 대한 4개의 생각

  • 한국도 바뀔 수 있을까요? 현실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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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거 보면 진짜…진짜 기업들 각성해라요! 투자 받아도 바뀌는 거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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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x_repudiandae

    외부펀드가 진짜 변화를 줄까? 내부 의식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음. 일본도 결국 오래 걸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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