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신뢰 흔드는 ‘재판 개입 무죄’ 논란, 법원 내부 기준은 무엇인가

최근 법원이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현직 법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결정이 사법 신뢰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2025년 12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는 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 A씨에 대한 재판에서 ‘형사재판 관여’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A씨가 2023년 법원행정처 재직 시 타법원 재판부의 결론에 영향을 끼치려 시도한 점에 집중, “사법행정과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한 중대범죄”로 규정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단순히 한 개인의 형사처벌 여부를 넘어 재판권 남용과 법관 독립의 경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현행 시스템을 드러내는 지점임을 지적하고 있다. 공정성 훼손이라는 사회적 인식과는 달리 재판부는 “사법행정의 일환이었고,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준 증거는 불충분하다”며 무죄 사유를 강조했다.

관건은 사법부의 자기 보호 논리와 재판 개입의 실제적 기준 간 괴리다. 법원은 조직 내 내부 조율과 재량권 범주를 근거로 책임을 최소화한다. 법조계 다수는 이런 판결을 “사법부의 자의적 기준 강화”로 해석하며, 사법행정 권력의 수문장 역할이 여전함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의 의도·정황·판단의 적법성만을 중심으로 면죄부가 내려졌다. 이로써 ‘사법행정’이라는 이름 아래, 재판의 실질적 결론에 관여한 행위도 책임 추궁이 쉽지 않음이 재확인된 셈이다.

직전 ‘사법농단’ 관련 판례에서도 유사한 판시가 반복됐다. 실제 2018~2021년 언론과 법조계에서는 현직 고위법관 다수가 무리하게 내부의견 개진, 재판 정보 전달, 심지어 판결 요지 유출에 관여했음에도 실형 선고는커녕 다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이번 판결 역시 동일한 프레임을 따른 것이다.

검찰은 상고 방침을 밝히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물음이 계속 좌절될 경우, 법치주의와 국민 신뢰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반면 “재판 독립의 본질은 법관의 유·불리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며 조직적 방어 논리를 고수하고 있다. 피고인 변호인은 “법관도 인간”이라는 점을 호소하며, 행정과 재판의 본질적 경계의 혼재를 강조했다.

이 사건은 이미 사회 전반의 사법불신 분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전국법원노조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자기식구 감싸기”를 멈추라며 사법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현직 판사들 사이에서도 “내부 견제 시스템이 실효성 없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회의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사법체계 내에서 ‘재판 개입의 적정성’과 ‘면책 기준’ 자체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것이 핵심 문제로 부각된다.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미명 하에 선의의 개입과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가 구별되지 않으면, 결국 국민적 불신만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와 유사한 패턴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 사법부에서도 간헐적으로 논란이 되었지만, 각국은 비교적 투명한 책임 규정과 사후 사법심사를 통해 강제적 견제장치를 운용해 왔다. 국내는 해마다 ‘법관 자체 징계’와 ‘실효성 없는 견제’ 비판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변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법원의 판단은 “내부에서 일어난 일은 내부 논리로 정당화된다”는 인식을 심화시키며, 사법 독립의 외피 아래 책임 회피와 자율성 오·남용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선 사법행정과 재판 개입 사이의 준거 규정을 명확히 하고, 외부 통제와 감시 강화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판결이 앞으로도 반복될 경우, 사법제도 자체의 존립 근거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김하늘 ([email protected])

사법 신뢰 흔드는 ‘재판 개입 무죄’ 논란, 법원 내부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6개의 생각

  • bear_investment

    역시… 예상대로 흘러가네. 사법개혁 이야기는 몇 년째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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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이게 법치라고 할 수 있나? 같은 판사라서 죄를 못 묻는 거면 그냥 사법부 다 해체하는 게 맞다. 국민은 장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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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고🙄 요즘 연예인 누구 이혼보다 더 충격이네. 사실 우리나라 사회가 이래서 발전 못하는 듯😅 사법정의 실종👌 다음엔 무조건 믿고 맡기지 마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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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놀랍습니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일은 반복되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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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가 죄를 저질러도 동료 판사가 판결하면 무죄, 이게 바로 한국사법 망조의 근원… 감히 책임 묻는 검사도, 그냥 힘 빠지는 국민도, 다 지치게 만드는 무기력의 반복. 국민이 법을 왜 지켜야 하는지, 한 번쯤 법원이 설명할 차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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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도 서열대로 가는거냐🤔 공정한 시스템이란 건 대한민국에선 환상인가 싶다ㅋ 웃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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