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 ‘T커머스 생존 카드’의 절박함과 변화의 신호
12월 20일, 공영홈쇼핑이 이 대통령 앞에서 꺼내든 ‘T커머스 생존 카드’에 시선이 쏠린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 기반의 쌍방향 커머스로, 모바일·온라인 쇼핑 시장이 거침없이 확장되는 2025년, ‘올드미디어’의 흔적으로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공영홈쇼핑의 행보는 시장이 던져놓은 생존의 명제를 다시 한번 리디자인하는 상징적 제스처로 읽힌다. 홈쇼핑 채널은 한때 가전과 패션, 리빙 시장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전파하던 ‘디지털 전시관’이었다. 그러나 스트리밍 플랫폼, 인플루언서 중심 라이브커머스, 빠른 배송 소셜커머스가 라이프스타일 소비의 중심에 자리하면서, T커머스는 뚜렷한 정체성과 차별점 요구에 직면했다.
공영홈쇼핑이 이번 ‘생존 카드’로 내건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선 ‘포지셔닝 재설정’에 가깝다. 기사에 따르면, 그들은 앞으로의 T커머스를 단순한 텔레비전 판매 채널이 아니라 ‘온·오프라인 융합형 소비 플랫폼’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이런 시도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적응력, 그리고 집콕 트렌드에서 시작해 이제는 집 밖 ‘체험형 소비’로 진화하는 MZ세대의 욕구까지 함께 고려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쿠팡플레이, 네이버 쇼핑라이브, 유튜브 마켓 플랫폼 성장으로 인해 기존 홈쇼핑 모델이 구조 변화 압박을 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밝힌 올해 상반기 T커머스 시장 거래액은 전년 대비 11% 역성장했으며, 고령층의 충성도마저 점차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공영홈쇼핑의 이번 선택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
소비자 심리의 변화 또한 주요한 변수다. 2010년대 중반 홈쇼핑은 ‘가성비 족’ 중심으로, 값싸고 빠르며 안전하다는 이미지로 시장을 장악했다.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며 ‘집콕 소비’의 증폭과 함께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에 눈뜨기 시작했다. 이제는 단순 가격 경쟁이나 제품군 다양화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다양한 채널, 다양한 경험을 통한 ‘브랜드-플랫폼 선호도’가 소비자의 선택을 더욱 세분화한다. 공영홈쇼핑이 T커머스 카드를 들고나온 배경에는, 자신들의 인프라·플랫폼 역량을 ‘신뢰 기반 거래’, ‘지역상생’, 혹은 ‘소형 브랜드의 시장 진출’ 같은 스토리텔링과 결합하려는 의도도 녹아 있다. 전통적인 홈쇼핑의 ‘생방송’ 경험을, AI 큐레이터·AR 착장 경험·실시간 채팅형 구매 등 하이브리드 서비스로 치환해나가겠다는 점이 감지된다.
이와 같은 변화에는 또다른 경제 문화적 흐름도 연관돼 있다. 2025년 한국 소비 시장의 최대 변수 중 하나는 ‘시장에서의 신속한 적응력’이다. 업계 1위 CJ온스타일도 온라인 채널 강화와 함께 체험형 콘텐츠 비중을 높여왔고, 신세계, 현대 등 대형 유통사들 역시 영상+체험+쇼핑 융합 생태계를 모색 중이다. 이 때문에 T커머스를 살린다는 의미는 결국 ‘플랫폼 포맷 변화’를 선점하는 거대한 도전이다. 특히, 공영홈쇼핑의 정부 지분과 공공성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 내외적 리스크와 기회가 동시 노출된다는 점 때문인지, 이날 대통령 앞에서는 ‘규제 환경 개선’과 ‘시장 다양성’의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이 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빠르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지는 미지수지만, 소비 트렌드를 관찰하면 3가지 신호가 보인다. 첫째, 팬데믹 이후 디지털 노멀 시대에 돌입한 시니어 소비자들이 모바일 결제, 디지털 피팅, 집에서의 VR 쇼핑 등 신기술 경험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둘째, 지역 또는 신생 브랜드에 대해 ‘성장 기회 제공’에 더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스토리가 있는 프로모션이나 지역특산물 라이브 커머스가 눈길을 끈다. 셋째, Z세대·MZ세대는 TV와 모바일 녹아든 ‘하이브리드 채널’에서 각종 할인, 인터랙티브 퀴즈, 친구 추천 리워드 등 게임화된 소비 환경에 반응한다. 혹자는 홈쇼핑이 ‘이미 지난 세대의 추억’이라고 말하지만, 올해 기준 TV광고 후 즉시 “앱 검색→담기→SNS 공유”로 이어지는 구매 전환 비율은 꾸준히 증가 중이다. 남은 관건은, 이런 하이브리드 방식이 신뢰를 줄 만한 콘텐츠 큐레이션과 교감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끝없는 변주가 요구되는 오늘, 공영홈쇼핑의 ‘T커머스 생존 카드’가 어떤 새로운 생활문화를 열어줄지 지켜보게 된다. 90년대의 홈쇼핑이 단순 상품 소개 방송이 아니라 다양한 생활양식을 제안하던 창의적 무대였듯, 이제는 디지털로 각색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재탄생할지 기대와 긴장이 교차한다. 진화하는 소비, 그 다음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오늘 기사가 남기는 질문은 이렇다. 우리는 어느 ‘플랫폼’에서 내일을 살고, 소비하고, 즐길 것인가?
— 배소윤 ([email protected])


대통령 앞에서 생존 카드라… 생각보다 절박하네. 홈쇼핑도 이제 옛날 얘기군.
급변하는 트렌드에 잘 적응하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사용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 주시길!! 홈쇼핑도 이젠 콘텐츠 경쟁 시대네요.
말이 좋아 포지셔닝이지, 결국 다 돈 벌자고 경쟁하는 거잖아. 정부 끼면 더 느리고 답답해짐. 제대로 하려면 민간이 주도해야지. 여전히 기대는 안 됨.
ㅋㅋ 홈쇼핑 얘기 또 나오네… 규제 풀리면 뭔가 달라지나?
이젠 홈쇼핑이 단순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해야죠. 기술 안 들어가면 도태됩니다. 정부 지원보다, 민간 창의 아이디어가 핵심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