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시대, 소비자의 취향은 어떻게 바뀌었나
‘라이프스타일을 팔다’의 현상은 단순한 상품 이상의 가치와 분위기를 구매하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브랜드들은 제품 자체가 아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와 감각, 취향, 그리고 삶의 방식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성장세는 2025년 현재 국내외 패션, 인테리어, 뷰티, 푸드 등 라이프 전반의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스트리트 패션샵 ‘오아이오아이’의 시즌 룩북이 집, 카페, 여행지의 분위기를 제시한다. 삼성의 신제품 캠페인은 제품사용 장면이 아니라 건강, 여유, 연대와 같은 ‘라이프 무드’에 더 초점을 맞춘다. MZ세대는 왜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셀렉션을 소비하는 걸까.
이 변화의 중심에는 ‘취향소비’의 주체가 된 소비자들이 있다.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단일 제품군에 한정하지 않는다. 무신사의 하우스웨어, 마켓컬리의 그로서리와 리빙 콘텐츠, 그리고 스타벅스의 플래그십스토어 ‘리저브’처럼, 공간과 경험까지 확장한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가치를 연상시키는 상품이나 공간에서 일상의 취향과 태도를 드러내는 데서 만족을 찾고, SNS로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인테리어·패션·여행 등 각종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의 인플루언서 협업이 일상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제품 그 자체의 품질보다 ‘이 공간에서, 이 스타일로, 이 음식을’ 소유하는 평범한 순간조차 하나의 연출된 라이프씬이 되는 셈이다.
이런 트렌드는 심리적 만족과 자기표현의 욕구를 자극한다. MZ세대와 알파세대 소비자는 ‘취향의 자존감’을 강조한다. 평범한 상품도 큐레이션 되고, 담긴 순간이나 맥락에 따라 특별해진다. 유명 도자기 브랜드는 ‘테이블위의 오늘’을 소재로, 일상 한켠을 인스타그래머블하게 꾸미는 연출에 주안점을 둔다. 조명 하나, 패브릭 쿠션 하나도 브랜드의 스토리를 담아선, 경험의 질감까지 팔아야 소비자를 움직인다. 온라인 PB는 이미 단순 재고처리나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었다. 데이즈의 ‘홈캉스’ 컬렉션, 29CM의 ‘디지털 아틀리에’ 등 서브컬처적 감수성에 호응하며, 체험형 콘텐츠, 테마 공간운영으로 확장된다.
해외 트렌드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이케아와 무지(MUJI)는 단일 상품을 뛰어넘어 생활 전반을 브랜드화한다. ‘노르딕’ 감성의 공간 큐레이션, 팬덤을 형성하는 체험 캠페인,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각국의 테마 여행상품 등이 눈길을 끈다. 중국 바이어들은 여전히 패션브랜드의 테이블웨어, 도쿄 감성의 룸데코 제품을 사려고 한국 편집숍을 찾는다. 이는 한국 ‘라이프스타일’이 지역특유의 미감과 취향의 결합체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한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은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다. 단순한 파생상품 출시에서 나아가, 공간·컨셉·라이프 무드에 관한 내러티브를 섬세하게 쌓아간다. 서울의 신생 편집매장, 제주 슬로우 리빙리조트, 백화점의 특정층(層) 쇼케이스, 오프라인 팝업 등은 고객이 물건 외에 ‘경험’을 소비하고, 직접 촬영해 공유하도록 유도한다. 때문에 브랜드의 진정성과 독자성, 감각, 그리고 소비자와 교감하는 콘텐츠의 힘이 가치를 좌우한다. 잘 큐레이팅된 일상 소품 한 점이 그 사람의 인생관과 사회적 취향층을 암시하는 시대, 라이프스타일의 의미는 점차 확장된다.
좋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란 소비자의 ‘취향 만족’과 자기정체감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남들과 차별화된 공간·아이템·취미·식습관에 열광하는 오늘, 개개인은 브랜드의 색감·재질·메시지를 직접 선택·분석하며 ‘나만의 삶의 한 컷’을 완성해간다. 이제, 하나의 물건에는 단순히 기능적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순간에 소비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넷플릭스의 ‘마이 리빙’ 다큐멘터리가 인기인 것처럼, 자기만의 라이프무드를 연출하는 경쟁은 점점 치열해진다.
라이프스타일이 단순한 취향 혹은 멋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심리’와 ‘사회적 커뮤니티’속 긍정적 연대, 그리고 새로운 소비 생태계까지 확장되는 지금, 우리는 또다시 ‘삶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 앞에 선다. ‘나는 무엇을 사는가’는 곧 ‘나는 누구인가’를 묻게 만들고, 브랜드는 그 질문에 스타일리시한 답을 계속 제안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 그 아름다운 변주와 진화는 올해도 멈추지 않는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라이프 무드 덕분에 지갑만 얇아진다…ㅋㅋ 참 세상 달라졌네
요새 기업들은 삶의 장면까지 팔려는군요. 브랜드 가치에 너무 끌리는 것도 고민되지만, 그래도 취향 따라 고르는 재미가 큽니다!! 매 번 시도하는 신제품, 브랜드별 스토리 궁금해서라도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어집니다.
이 모든게 결국은 소비사회가 만들어낸 트렌드 같아요… 하지만 각자의 취향이 존중받는 요즘 흐름은 긍정적으로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