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한 장의 사진, 당신의 해외여행이 위험해질 수 있다
여행은 데이터를 남기는 여정이다. 2025년의 여행자에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발걸음’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무심코 SNS에 업로드한 사진 한 장, 게시물 한 줄이 나도 모르게 나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지에서 찍은 맛집 인증샷, 호텔 뷰 사진 등이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데이터화된 취향, 룸넘버가 찍힌 셀피, 대략적 일정 노출이 도난·스토킹·피싱 등 이차적 위험의 고리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여행자들에게 여행 사진은 정체성이자 취미다. 화면을 스크롤하다 보면 그리스 산토리니의 블루 돔, 파리의 르 브룬 카페 한 구석, 푸켓의 바다색, 밀라노의 호텔룸까지. 하지만 소비하는 순간 즐거웠던 기억들이, 알고리즘의 파도에 떠밀려 의도치 않은 데이터가 된다. 정보 과잉의 시대, 나의 위치와 신상, 사적인 동선이 온라인상에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이 데이터는 개인 광고, 사생활 침해, 잠재적 범죄의 단서가 된다.
최근 방콕 여행 중 찍어 올린 풀빌라 사진에서 호텔명과 객실 번호가 그대로 노출된 사건이 화제가 됐다. 해당 게시물 하나를 본 현지인의 접근 시도, 한국에 있는 친구를 사칭한 현지인의 DM 등을 통해 심각성을 자각하게 된 여행자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각 경찰청 역시 이와 같은 SNS 발 신원 노출로 인한 범죄 가능성을 매년 경고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보복여행 수요와 함께 ‘인생샷’, ‘여행피드’ 트렌드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만큼 각 여행자의 ‘디지털 잔상’이 뚜렷해졌고, 취향의 공유가 위험의 수문을 연다. 실제로 2025년도 3분기 기준, 여행지 SNS 게시물로 인해 금전피해 또는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이 8%에 달했다(한국여행소비연구소 설문).
여행지 인증샷은 이제 과시적 소비의 한 수단이기도 하다. 네이버,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호텔뷰, #모닝와인, #미슐랭, #파리맛집 등의 해시태그가 수십만 개씩 쌓여 있다. 소비자는 소비 경험을 ‘공감각적으로’ 기록하며, 타인의 피드에 기대 심리적 보상을 얻는다. 문제는 사진 속 디테일, 배경에 찍힌 지명·간판, 예약 날짜, 여권·항공권 등 사적 정보까지 필터링 없이 노출된다는 점. 패션업계는 여행 인증샷 속 스타일링을 마케팅 소재로 잡았지만, 보안 업계에선 오히려 위험 신호로 보고 있다.
인증 욕구와 개인 정보 보호의 줄타기. 디지털 세상에서 ‘나만의 여행’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실시간 업로드에서 벗어나자. 위치정보가 담긴 사진을 곧바로 올리는 대신 일정이 끝난 뒤 일괄 업로드하는 ‘타임딜레이’ 방식이 추천된다. 둘째, 사진 속 룸 키, 여권번호 등 민감정보는 반드시 검열하자. 셋째, 게시물 공개 대상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만의 여행 스토리,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싶더라도, 오픈된 공간에는 적게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벌 트렌드로 보면, 유럽과 일본에서도 ‘디지털 노출에 따른 여행자 보안’ 이슈가 부상 중이다. 일본 경찰청은 작년부터 여행자의 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여행 후기 게시 시 사진 메타데이터 삭제, 구체 위치 노출 자제, 사적 일정 언급 지양 등을 적극 권고한다. 국내 주요 여행 커뮤니티도 자체적으로 ‘개인지침’을 확산 중이다.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여행 생활, 각자의 SNS는 자신만의 갤러리임과 동시에 의도치 않은 정보 창고다. 내 여행이 누군가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나 자신과 동행의 안전을 지키는 스마트한 소비심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잘못 올린 게시물 하나가 평범한 여행을 비일상적인 사건의 서두로 만들 수도 있다.
화려한 풍경 한자락, 감성적인 인증샷 이상으로, 내 정보 보호에 대한 감수성과 자기 통제가 무엇보다 트렌디해진 시대다. 오늘의 기록은 내일의 안전을 결정한다. 믿을 만한 여행은 온라인상의 작은 주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진짜 경각심 가져야 하는 문제임…자기도 모르게 정보 흘리는 경우 너무 많음…스마트폰 사진에 GPS 박혀 있는 줄 아는지도 의문…윗세대에겐 더더욱 낯선 개념이고, 젊은층도 방심하다가 일 터지는 듯…관련 기술, 앱 차단법 등 실질적 가이드라인 더 필요함…사건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여행지 정보 노출 진짜 위험함. 나도 예전에 위치 표시돼서 이상한 쪽지 받았었음. 반성하게 됨.
사진 찍고 올릴 때 너무 무심했나 봐. 다음부턴 꼭 개인정보 검열하고 올릴게. 이런 기사 자주 올라왔으면 좋겠다!
진짜 친구가 호텔룸 위치까지 노출해서 걱정됐던 적 있거든요ㅋㅋ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 노출…여기 기사처럼 실천하는 게 맞는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