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꾸미기의 모든 것’…코엑스서 열린 홈테이블데코페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홈테이블데코페어’가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연말 인테리어 시장의 대형 이벤트답게, 올해 역시 국내외 주요 브랜드와 아티스트,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이 한 데 모였다. 팬데믹 이후 깊게 자리잡은 ‘집콕’ 문화와 맞물려 ‘취향’과 ‘개성’을 앞세운 홈스타일링 트렌드는 강력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코로나 이전과는 또 다른 변화가 시장 전반에 퍼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현장에는 명실상부한 디자인 브랜드뿐만 아니라, MZ세대의 수요를 겨냥한 신생 리빙 아이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소비자 관심은 단일 주방·침실을 넘어 ‘전체 공간의 조화와 완성도’로 이동했다. 조명, 패브릭, 벽지와 가구 하나까지 직접 체험하며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은 오프라인 페어의 강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플라워 아트, 소형 가전, 위생 인테리어까지, ‘홈데코’의 스펙트럼은 그 어느 때보다 폭넓다. 이번 페어를 찾은 한 30대 관람객은, “SNS에서만 보던 브랜드들을 한 번에 체험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기회라 유익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역시 홈퍼니싱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대형 유통사들은 행사와 동시에 라이브커머스·온라인몰 다각화를 이어간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아동·반려동물 가정 등 라이프사이클별 맞춤 인테리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개방형 수납, 친환경 자재, 유니버셜디자인 같은 실용적 요소를 더해, 새로운 시장이 생동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같은 불안요소가 상존함에도 ‘작은 투자로 집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려는’ 소비심리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업계는 이번 페어를 ‘리빙산업의 바로미터’로 삼고 미래 전략을 구상 중이다. 특히 인테리어 산업에 불고 있는 기술 트렌드, 예컨대 AI 기반 3D 공간 시뮬레이션이나 원클릭 시공 서비스 등이 주목받는다. 아울러 친환경 가구, 자재 인증 및 순환경제 가치 실현을 강조한 브랜드 역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가정뿐 아니라, 호텔/공공공간으로 확장 적용되는 모듈형 디자인과 스마트홈 인프라도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하지만 달아오르는 시장에 그림자가 없는 건 아니다. 과도한 마케팅, 고가 브랜드 중심의 전시, 그리고 전문성 결여된 일부 이벤트성 부스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중소 브랜드, 젊은 작가, 로컬 제조업체의 진입장벽 문제 역시 반복 논란거리다. ‘SNS 감성’만 강조하고 실용성·지속가능성은 뒷전인 일부 유행도 비판받는다. 이런 우려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홈데코는 일상 속의 큰 즐거움’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다양성을 담은 큐레이션, 현장 컨설팅, 체험 이벤트의 확대가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일 핵심이라고 본다.
집의 의미가 ‘쉴 공간’을 넘어 ‘자신을 드러내는 플랫폼’으로 확장된 지금, 인테리어 산업은 사회문화적 파장까지 품고 있다. 이번 페어의 현장을 보며 ‘라이프스타일 산업의 성숙과 속도의 이중성’을 실감하게 된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공간의 창조자이며 요구와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 주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머니 속 사정과 실질적 효용에 대한 고민, 과소비 경계도 여전하지만, 시대가 바라는 집의 모습은 앞으로 더 다채롭고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