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 미증시와 코스피, 구조적 격차에 드리워진 겨울의 그림자

연말 증시는 ‘산타랠리’라는 뚜렷한 경향을 보인다. 미국 증시가 10년 중 8년은 연말 급등세를 기록하며 투자자 심리에 기대감을 더해왔다. 하지만 국내 코스피는 같은 기간 고작 4번만 산타랠리를 경험했다. 미증시는 기대에 부응하며 상승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반면, 한국 증시는 반복적으로 미진한 상승만을 남겼다. 이 같은 ‘연말 증시 디커플링’은 피상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된다. 국내외 증시가 동일 선상에 있지 않다는 산업적, 전략적 현실이 핵심이다.

미국 증시가 산타랠리를 수월하게 구현하는 배경은 뚜렷하다. 첫째, ‘빅테크 주도’ 성장 구조. S&P500, 나스닥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알파벳), 엔비디아, 아마존 등 극소수 초거대 기업이 전체 시장을 견인한다. 이 기업들은 혁신적 신사업 발표, 경기 반등 국면에서 S&P500 영업이익이 연간 10% 내외로 개선될 것이라는 컨센서스에 힘입어 연말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시장 유동성은 빅테크에 몰리고, 파생상품 거래 심리도 ‘지난해 랠리 때 어느 종목을 샀는지’의 과거 기억에 집중된다.

둘째, 견고한 자본시장 구조. 미국은 연금, 개인 투자, 기관투자자 자금이 연말 배당·세제 이슈와 맞물려 유입되는 선순환 메커니즘을 갖췄다. 연말 결산과 배당락, 세제 이슈로 인해 연쇄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 산타랠리를 유리하게 만든다. 글로벌 경기전망이 밝을 때뿐 아니라, 약세장에서도 유동성 반등 기대가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코스피가 산타랠리에 취약한 배경은 언뜻 디커플링 현상처럼 보이지만 실상 산업·자본시장 체질의 문제다. 코스피 주요 대형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 대부분 전통 제조·중공업·금융주로 구성된다. 올해 코스피 수급은 연기금 중심의 기관 매도 우위, 외국인의 단기성 순매수, 개인 주도성 강세로 다분히 단기적·비체계적이다. 빅테크와 신사업으로 성장 기대가 집중되는 미증시와 달리, 국내는 구조적 리레이팅 동력이 여전히 부족하다.

기업이익 전망도 차이가 크다. 2025년 미국 증시는 AI, 반도체, 클라우드, 우주·전기차 신사업에서 혁신 모멘텀이 이어진다. 이에 비해 국내 주도업종 매출 성장세는 미미하다. 반도체 사이클 회복 외에서는 확실한 신성장동력이 부재하다. ‘삼성전자 분기 실적 개선=코스피 상승’이라는 단순 공식만 반복된다. 이 때문에 시장은 펀더멘털이 아니라 흐름, 기대감에 따라 출렁이는 빈도가 높아진다.

여기서 투자심리도 명백히 다르다. 미국의 파티시즌 소비, 연말 고용지표 개선, 연준 통화정책 방향성(금리인하 기대 등)은 곧바로 증시 상승 트리거로 작동한다. 반면 코스피는 원달러환율, 중국 경제지표, 국내 정치·대외변수 등 우려 요인에도 민감하다. 수급도 한 방향으로 쉽게 쏠리지 못하고, 단기 이벤트·연말 배당 기대 등에 제한적으로 반응한다. 따라서 산타랠리의 규모도, 빈도도 자연히 미국 대비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2026년까지 미국 대형주 랠리 지속을 전망한다. 리테일 유동성 증대, 연금·기금자본의 극심한 테크주 의존, 신사업 기대감이 연결된 구조 변화는 미국 자본시장의 독특한 경쟁력이다. 반면 코스피는 규제, 구조조정 부진, 산업 고령화가 겹쳐 선진국 중 수익률 꼴찌를 반복한다. 연말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성장 스토리가 희박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국내 증시가 산타랠리 구조 경쟁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표면적 ‘미국 따라잡기’를 벗어나 산업구조 재설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신사업(예: 미래차, 첨단 반도체, IT혁신 등) 비중 확대와 기관투자 수급구조 혁신 없이는 구조적 성장이 가능하지 않다. 고령화·내수 부진·저성장 지속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산타랠리를 반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거시적으로는 미국 주도의 미증시와 EAFE 등 비미국 시장의 차별화 구도도 점차 심화된다. 대형 기술주가 선도하고, 패시브펀드 자금까지 블루칩에 쏠리는 글로벌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미연준의 금리 정책·달러 강세, 신사업 주도권이 쏠리는 미국 이해도가 투자 전략의 핵심 변수다. 이에 비해 한국 증시의 과제는 산업·자본시장 구조 혁신으로 확장된다.

결국 산타랠리는 단순 ‘연말효과’가 아니다. 각국 산업 구조와 자본시장 체질, 성장 동력의 총화다. 코스피가 산타랠리에 뒤처진다는 현실은 산업 전략과 구조개편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한다. 단기 기대감에 의존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구조적 변화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 서하준 ([email protected])

‘산타랠리’ 미증시와 코스피, 구조적 격차에 드리워진 겨울의 그림자”에 대한 5개의 생각

  • 코스피 산타랠리 4번이네.. 뭔가 씁쓸;; 미국이랑 비교하면 자존심 상긴 함. 우리도 성장 모멘텀 좀 만들어야지. 요즘 투자할 맛 안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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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구조차이 때문이긴 하네요. 미증시 너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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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코스피 보면 크리스마스도 안 옴ㅋㅋ 모멘텀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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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 보니 진짜 우리 증시 체질 바꿔야 한다는 생각. 올해도 답답했지만 바로잡을 시그널로 삼아야 할 듯. 한국만 성장동력이 없다는 현실땜에 글로벌 경쟁력 잃고 있다는 점은 뼈아픔. 이제라도 빅테크와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 연말효과 기대 말고 구조 변혁 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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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 비하면 한국 증시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시장. 매번 같은 말만 반복하고 실질 변화는 없음. 정책도 이슈도 한심한 수준. 투자자에게 낙관이 아니라 체념만 남긴다. 혁신 없으면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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