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적시는 연금송의 마법, 우리는 왜 매년 그 노래를 갈망하는가
겨울, 계절의 경계가 뚜렷해질수록 음원 차트의 표정도 더욱 선명해진다. 시간이 겹겹이 축적되어 온 플레이리스트에는 얼어붙은 창가에 맺힌 성에처럼, 오랜 익숙함과 침전된 감정들이 노래의 선율 위에 내려앉는다. 2025년 12월, CTS, 벅스, 멜론 등 주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상위권을 점령한 이른바 ‘겨울 연금송’들이 또 한 번 기적처럼 부활했다. 한 해가 저무는 가장 차가운 계절,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따스한 체온을 품은 음악들—그 중심에 다시 EXO의 ’12월의 기적’, 태연의 ‘This Christmas’, 마이클 부블레의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까지…. 그리고 잊혀질 만하면 꼭 돌아오는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12월의 음원차트가 겨울 연금송의 무대가 된 건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어느새 국내외 리스너 모두에게 연말의 만국 공통어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이 노래들을 부르는 것은, 그저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한 해 동안 쌓인 기억과 이별하며, 다시 보고픈 사람들을 떠올리고, 서로 위로하고, 꿈을 포근히 껴안는 의식과도 같다. 문화 시장에서 ‘연금송’이란 표현이 주는 은유는 이제 현실의 경제 논리와도 맞닿아 있다. 한 곡이 매해 전성기를 다시 누리는 역설, 그리고 이 노래를 만든 이들이 해마다 받는 저작권료의 흐름은 얼핏 에너지처럼 순환한다. 음악 산업 생태계에서 연금송의 존재감은 ‘계절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입증한다.
2025년, 여전히 EXO의 ’12월의 기적’은 들리는 순간 눈앞에 흩날리는 첫눈을 그려낸다. 태연의 담백한 크리스마스 곡이 보이지 않는 위로를, 브루노 마스와 머라이어 캐리의 클래식한 크리스마스 팝이 거실 가득 따뜻한 기운을 더한다. 올해는 MZ 세대가 열광하는 신예 아이돌의 캐럴 커버도 예사롭지 않다. 뉴진스와 아이브가 과감하게 어쿠스틱과 레트로 신스의 결합을 차용했고, 밴드 혁오는 ‘겨울증후군’처럼 아련함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차트 맨 윗자리는 여전히 오랜 영웅들의 차지다.
이런 반복의 힘은 단순히 ‘추억이니까’에서 그치지 않는다. 음악을 듣는 우리들 모두는 한 해의 끝에서 매번 새로 태어난다. 곁을 스치는 따뜻한 불빛과 길을 걷는 연인의 숨결, 가족과의 포근한 시간—이 노래들은 그 모든 일상적 기적의 사운드트랙이 된다. 사회적으로 치열한 경쟁과 빠른 변화 속에서, 오히려 매년 똑같이 울려 퍼지는 멜로디에서 안도를 찾는다. 연금송의 음역이 각종 축제와 미디어 프로모션, 광고, 드라마 삽입곡으로까지 확장되는 풍경은 매년 한겨울의 의식처럼 반복된다. 그렇게 차트 한복판에서 ‘겨울 연금송’의 법칙은 새로운 전설의 한 장을 써간다.
심지어 빅데이터로도 이런 흐름은 뚜렷하게 증명된다. 각종 음원차트의 연말 집계 결과를 돌아보면, 겨울 명곡들은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같은 대형 신곡, 또는 톱스타의 컴백 라인업마저 밀어내며 괴력을 과시하곤 했다. 네이버지식백과, 가온차트 연간 랭킹, 멜론 연말 결산 등 공식적이고 계량화된 자료에서 알 수 있듯, 연금송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집단적 문화현상이다.
차트 상위권에서 오랜 시간 살아남은 곡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결같이 귓가에 머무는 포근한 멜로디, 공감될 수밖에 없는 고독과 희망의 메시지, 그리고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단순명료함.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그래서 잠깐의 멈춤도 허락해주는 오롯한 공간—겨울 연금송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는 빈 캔버스와 같다.
음악산업의 수익구조 변화도 흥미롭다. 디지털 스트리밍의 발달로 저작권료가 점점 쌓이고, 1년 주기로 발동되는 ‘겨울 효과’는 음반사와 기획사, 작사·작곡가에게 안정적 수익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커버곡과 재해석 프로젝트가 줄을 잇다 보니, 한 곡의 가치가 세대를 넘어서 계승되는 흐름까지 눈에 띈다. 이는 한국 사회가 음표 너머 추억과 연대, 그리고 위로를 소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 다시 한 번 12월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창문 너머 도시의 불빛과 언 손을 녹이는 카페의 온기, 크리스마스 트리와 어딘가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그 노래…. 지금 우리를 휘감는 멜로디는 올해의 고민과 불안을 덮고, 다음 계절로 건너가는 다리가 된다. 누군가에겐 어린 시절을, 누군가에겐 지난 12월을, 또 누군가에겐 지금 내 곁을 지키는 사람을 떠올리게 만드는 힘. 그 음악이 이번 겨울에도 여전히 우리를 지켜주고 있으니, 12월의 기적은, 계속된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진짜 겨울은 캐럴 없으면 허전하죠 😆 여행 가서도 꼭 듣는 12월의 마법🎶 차트 역주행은 당연한 귀결! 👏👏 응원할 수밖에~
음…매년 비슷한 곡만 반복되도 이상하게 싫지 않네요😌 그냥 익숙한 멜로디가 이 계절에 어울려서 그런가 봅니다. 좋은 노래는 계속 남겠죠…
솔직히 올 겨울도 다 똑같은 곡만 차트에 올라오는 거 좀 식상하지 않아? 물론 듣긴 하겠지만!! 그래도 좋은 곡 한두개 새로 떴으면 좋겠다 싶음. 그리고 저작권자들은 이 시즌만 되면 부러움ㅋㅋ 또또 로또같은 12월.
크리스마스=머캐띵 인정 ㅇㅇ 🎄
연금송 덕에 저작권협회 겨울만 되면 대박이겠네 ㅋㅋㅋ
아니 또 EXO냐… 연금송이 이 계절만 되면 부자가 된다더라~ 역시 추억팔이 공식이네.
맘이 싱숭생숭할 때마다 듣는 곡 top3 중에 있음ㅋ 겨울엔 진짜 인정이지
맞아요! 매년 차트 상위에 같은 겨울노래가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그만큼 많이 사랑받는다는 뜻이죠!! 요즘 스트리밍 세상에도 살아남는 연금송들, 그 힘이 궁금해지는 겨울입니다. 덕분에 따뜻한 노래 추천 또 받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