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레시피 표절 논란’…진짜 국수의 맛은 어디서 오는가
겨울 한복판, 따뜻한 국수가 주는 위로는 각별하다. 온기가 그릇을 타고 번져올 때마다 마음 한편이 한껏 느슨해진다. 최근 방송가에는 국수 한 그릇을 두고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MBN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이상민이 선보인 ‘이상민 국수’의 레시피가 한 스님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레시피와 거의 동일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단순한 국수 한 그릇에 얽힌 이야기는, 그 이면에 미묘한 감정과 사회적 고민까지 담는다.
MBN은 사과문을 통해 ‘AI 검색 결과를 참고해 제작진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해당 요리와 유사점에 대한 책임을 일부 시인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국수 레시피는 간결하지만 깊은 맛을 내는 조리법으로, 각종 양념과 국물 내는 방법까지 꼼꼼히 안내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곧 ‘이 레시피를 어디선가 본 적 있다’며,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하는 특정 스님의 영상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는 점을 빠르게 찾아냈다.
영상 속 스님은 직접 손질한 재료와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국수 국물의 맑은 맛을 내세웠다. 그 조리 과정마저 소박함 안에 특별함이 느껴져, 많은 이들이 ‘힐링 레시피’로 손꼽아왔다. 방송에서 비슷한 방식이 등장하자 곳곳에서 ‘참신함이 실종된 레시피’, ‘채널과 제작진이 네티즌을 기만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불교계에서 활동하는 스님은 복잡하지 않은 재료와 간결한 손길로 단출한 식탁을 채웠는데, 그 작은 행동들이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따뜻한 위로가 됐다. 국수 한 그릇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소박한 온기를 남기던 그 순간, 공정성과 창작의 문제는 또 다른 무게로 세상에 던져진다.
카메라 앞에 선 국수는 비슷하지만, 그것이 태어나는 과정은 결코 같을 수 없다. 방송이라는 플랫폼은 누군가의 오랜 시간과 이야기를 순식간에 가져와 상품화한다. 거기에 ‘AI 검색’이라는 도구가 무분별하게 개입했을 때, 원작자의 고민과 노력이 가려진다. MBN 측은 ‘사전 확인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며 공개적으로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대중들은 되묻는다. 창작과 전달의 경계가 흐릿해진 시대에, 우리가 먹는 음식 한 그릇도 결국 누군가의 이야기를 빼앗아오는 것은 아닐까.
음식은 공간의 기억을 품는다. 국수 자체는 특별하지 않을지 몰라도, 국수를 삶는 냄비 주위에 모인 시간과 손길들은 그 자체로 울림을 남긴다. 한 스님의 조용한 오후, 채소를 썰며 속삭이던 말, 국물이 완성될 때의 소박한 기쁨이 모여 한 그릇을 이룬다. 방송에서 복제된 레시피에는 그날의 나뭇잎 소리, 흙 냄새, 절집의 시간들이 빠져 있었다. 대중은 어쩌면 그 빈 자리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한 셈이다.
외부 사례들을 돌아보면, 음식 방송과 유튜브 채널 사이에 레시피 아이디어가 오가는 일은 흔하디흔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진심과 맥락이다. 시청자가 방송에서 진정 원하는 것은 단지 ‘따라 할 만한 요리법’이 아니라, 그 레시피에 얽힌 배경과 맛의 뿌리가 전해주는 여운일지 모른다. 스님이 전한 국수는 그 소박함 자체가 이야기가 되고, 숟가락을 들어 올릴 때마다 묵묵히 쌓인 내력까지 함께 곱씹게 만든다.
이상민 국수 표절 논란을 맞닥뜨리며, 우리는 ‘맛’이라는 감각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국수에 담긴 시간, 누군가의 손끝, 조용히 지나간 계절의 온기까지도 음식의 일부가 된다면, ‘레시피’라는 이름 뒤에는 결코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눈길과 배려가 따라와야 한다. 누군가의 오랜 노력이 방송이나 미디어를 통해 무심히 소비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작은 사과로는 채워지지 않는 신뢰의 문제 역시, 이제는 깊이 생각해야 할 때다.
올겨울,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이 필요하다면, 그 레시피의 배경에 숨어있는 시간과 사람까지 떠올려 보면 어떨까. 우리 식탁 위, 소박한 위로의 국수는 여전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방송사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베끼는지… 창의성이 실종된 시대입니다. 시청자 기만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