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일상에 침입하다: 변화된 식습관의 현주소

한국인의 식사 풍경이 달라졌다. 2025년 현재, 하루 세 끼의 고정된 식사 패턴 대신 ‘간식’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이 변화는 도시화, 가구의 소형화, 바쁜 삶의 리듬, 간편식 산업의 성장에 기반하고 있다. 서울 시내 편의점, 카페, 배달앱에서 쉽게 목격되는 광경은 학생·직장인·노년층 할 것 없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언가를 집어먹는 모습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간식류(과자·베이커리·즉석식 등) 시장 규모는 14조 원을 넘겼다. 성인 2명 중 1명이 하루 1회 이상 간식류를 소비한다. 청소년층에선 하루 2회 이상, 전체 섭취 열량의 30%가 간식에서 유입된다.

단순히 출출함을 달래는 수준에서 벗어나 간식이 일종의 ‘네 번째 끼니’로 자리매김했다. 본래 한국 식탁에서 간식은 별식 혹은 특별한 날 접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즉석식품·포장간편식이 확대되고,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야식 문화가 확산하면서 간식의 위상도 달라졌다. 특히 빵, 초콜릿, 씨리얼바 등은 ‘에너지 충전’, ‘휴식’, ‘소소한 행복’ 등의 마케팅과 맞물려 소비 빈도와 사회적 허용도가 크게 높아졌다. SNS 상에선 어쩌다 먹는 ‘치팅데이’ 식단이 일상이 됐다. 카페에선 브런치 메뉴와 구분이 희미한 달콤한 베이커리류가 점심을 대신하기도 한다. 강남·홍대 일대 베이커리 전문점에는 ‘간식 타임’을 노린 긴 줄이 일상적인 풍경이다.

반면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간식류에 대해선 ‘아동·청소년이 먹는 것’ 혹은 ‘정식 식사가 아닌 부정적 이미지’가 공존했다. 당시 보건당국의 올바른 식습관 캠페인은 “간식보다 건강한 한 끼”를 강조했으나, 2020년대 들어선 영양소 보충, 생활 리듬 변화, 사회적 교류용으로 간식이 빠르게 재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대기업-중소기업을 불문한 식품업계는 기능성 간식(프로틴바·비건스낵 등), 저탄수·저당 간식, 샐러드 컵 등 세분화된 상품군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코트라와 닐슨은 대학가, 오피스가, 대단지 아파트 상권 내 간식류 매출이 3년간 연평균 15%씩 증가했다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문제는 변화된 간식 소비행태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사회적, 공중보건적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당뇨 등 2형 당뇨병 조기진단 사례가 2030세대에서 급증했다는 질병관리청 자료,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간식 과다섭취’로 지적된 보건소 통계, 연말연시 살찌는 인구 급증을 경고하는 관련 의료계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환경에서 규칙적 식사가 어려워진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비만학회는 간식이 ‘정서적 보상’ 기능도 띄지만, 빈번한 간식이 만성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어 ‘무절제한 간식 루틴’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다이어트 앱·트래킹 툴의 확산, 영양성분 조사 서비스의 보급 등은 이런 우려와 맞물린 현상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간식’의 역할과 건강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에 관심을 둔다. 영양 전문가 홍성일(서울대 보건대학원)은 “간식이 전체 열량의 20%를 넘어가는 순간, 장기적으로 대사질환 위험이 커진다. 특히 밤과 새벽에 먹는 고열량 간식은 신체 리듬을 교란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취재 현장에선 간식이 친구·동료와의 교류,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견해와 함께, 건강 악화를 부른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선다. 식품 분야 전문가 김선화(식의약안전정책연구소)는 “착한 간식, 클린 칼로리 같은 마케팅 용어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성분·섭취 방법 등에 대한 근거 중심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에 스며든 간식 소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현대인의 건강, 생활,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인식이 더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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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email protected])

간식, 일상에 침입하다: 변화된 식습관의 현주소”에 대한 2개의 생각

  • 간식 때문에 대한민국 건강이 망한다는 식의 논조, 이제 좀 식상함🤔 이런 기사 몇 년째 보는 느낌인데… 어차피 안 먹을 사람은 안 먹고, 먹을 사람은 더 먹어요. 결국 선택의 문제 아닐까요? 넘 과장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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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진짜 간식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자꾸 먹게 되니까 돈 아껴야겠다… 근데 또 피곤할 때 삼각김밥이나 단백질바 없으면 뭔가 허전함ㅋㅋ 사회가 이럴 수밖에 없는 구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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