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테리어 열풍, 왜 식고 있나

미국의 주택 인테리어 시장이 예상외의 냉각기에 들어섰다. 최근까지 코로나19를 계기로 촉발되었던 이른바 ‘집콕 인테리어’ 붐에서, 2025년 들어 소비자 심리가 뚜렷하게 위축된 모습이다. 20여 년 만의 높은 대출 이자, 인플레이션, 그리고 물가 불안정이 집을 새롭게 고치거나 꾸미는 일마저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건자재·가구 소매 대형 체인들은 매출 정체와 재고 증가를 호소하고 있으며, 미국 내 인테리어 업체 상당수가 비슷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2025년 현재 가장 많이 관찰되는 소비자 패턴은 ‘필수만 하고 미루기’다. 즉, 누수나 노후처럼 아주 필요불가결한 수리를 제외하곤, 리빙룸 페인트칠, 주방 리모델링, 정원 가꾸기 등은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

통계치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미국 소매연합과 주택연구협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22~2023년 폭발적으로 늘었던 인테리어 관련 지출은 2025년 2분기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5년 하반기 들어 인테리어 소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가량 하락했다. 대형 유통업체 ‘홈디포(HD)’, ‘로우스(LOW)’마저도 각각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CEO 및 CFO 발언에서 소비자 환경의 급변에 대한 경계심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다른 생활밀착형 소매, 예컨대 ‘이케아(IKEA)’나 ‘베드배스앤드비욘드’도 직간접적으로 소비 패턴 둔화 현상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한편, 인테리어 열풍의 식음 현상은 미국 특유의 소비정서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팬데믹 시기에는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집에 대한 투자와 개조가 일종의 ‘심리 방역’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사회가 재활성화되고, 여행·외식·레저 등 외부활동 수요가 다시 폭증하면서 ‘집 꾸미기→밖에서 즐기기’로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이동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필요 없는 소비’에 각별히 인색해진 것도 눈에 띈다. 초고물가, 이상 고금리라는 경제 구도 앞에서, 미래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심리가 전방위로 강화됐다고 진단하는 이유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인테리어 수요 부진이 장기 추세가 아니라 ‘주기적인 조정’의 일환이라고 진단한다. 팬데믹 기간의 이례적 초과 성장을 감안하면, 오버슈팅을 해소하는 기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경제 전반은 고용·임금·가계 저축 등 기본 펀더멘털이 급락하지 않았기에, ‘이용자들의 피로도+물가 부담’이 동시작용하는 현 상황이 일종의 속도조절에 가깝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작금의 인테리어 시장 위축이 구조적 디플레이션 신호라기보다는, 팬데믹 특수의 반작용에 가깝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최대 부동산 플랫폼 ‘질로(Zillow)’ 관계자는 “미래 인테리어 시장은 집값 변화, 지역별 소득 격차, 에너지 효율 트렌드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점진적으로 변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적 현상으로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캐나다 등 선진국들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출 금리 급등,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SNS 인플루언서들의 ‘집꾸미기’ 콘텐츠도 최근 뚜렷이 구색을 바꿔, ‘저가 DIY’, ‘중고 시장 활용’, ‘미니멀 인테리어’ 등 실속형 기조가 두드러진다.

이제 누구도 ‘집을 꾸미는 게 일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미국인들에게 인테리어란 필요에 따라 들쑥날쑥한 사치와 필수,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무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인테리어 업계 전반이 무조건적인 성장을 포기하고, 변하는 소비자 양상에 민감하게 맞추는 능력—혹은 ‘버티기’ 전략이 주목받는다. 집의 가치는 내부 조명이나 벽지 선택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집을 비우고 외부를 누비는 ‘뉴노멀’과, 복고풍의 자기만족형 꾸미기 모두 공존할 자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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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테리어 열풍, 왜 식고 있나”에 대한 9개의 생각

  • 와…이제 미국도 집 안 꾸미고 밖에서 노는 게 대세인가봐요ㅋㅋ 근데 이정도면 한국은 더 심하지 않을까요? 인플레 진짜 무섭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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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현상은 어디든 반복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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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_laboriosam

    인테리어 소비가 줄어드는 게 한순간이네요!! 소비심리 진짜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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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밖이 대세인가봐요🤔 인생 뭐 있나요 추억 쌓으러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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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트렌드 변화 흥미롭네요. 요즘 리빙 아이템도 다 고가라서 실제 생활비 영향 크겠어요. 집이든 밖이든, 선택의 문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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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집 하나 꾸미는 게 이렇게 거대한 경제 파동을 부르다니🤔 남 일 같지 않아서 더 재밌네요. 결국 집밖이냐 집안이냐 그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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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bbit_American

    이런 기사 읽으면 집 꾸미고 싶어도 손이 안 가는 현실ㅋㅋ 소비자 심리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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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 이젠 집꾸미기도 귀찮나? 아니면 돈이 바닥나서 못 하는 거? 우리나라는 이미 그런 거 일찍 겪었잔음🤣🤣 여행하러 밖으로 나가는 게 승리자의 문화라면, 인테리어 업체들은 그냥 버티기 들어가야겠네. 과연 이런 걸 시장조정이라 할수있을지…희망고문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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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요할 때만 집 고치는 거, 이게 바로 합리적 소비 아닙니까 여러분? ㅋㅋ 우리집도 그랬으면 벌써 월급 2배는 모았겠다… 근데 저기 홈디포 주식 산 사람들 지금 어떻게 됐을까, 눈물로 벽지 붙이고 있을 듯요 🙃 진짜 팬데믹 땐 다들 인테리어로 멘탈 붙잡더니 이젠 밖으로 튕겨나가는 거 너무 인간적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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