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의 연쇄 하차, 예능계 지각변동 신호인가

박나래가 ‘나 혼자 산다’와 ‘놀라운 토요일’에서 연이어 하차했다. 그가 새롭게 도전하려 했던 신규 예능은 제작 단계에서 백지화됐다. 중심축이 놀라울 만큼 무너졌다. 국민 예능에서 흔들림 없는 존재였다.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자타공인 예능 킬러. 그런데 올 연말, 방송가에서는 주요 예능 MC였던 박나래의 잇따른 하차 소식이 연일 보도됐다. 공개된 소속사 입장에는 ‘휴식’과 ‘재충전’이라는 단어가 수차례 등장한다. 눈에 띄는 대목이다. 최근 연예계에서 잦은 악플, 방송가의 논란, 출연자와 프로그램의 피로감이 갑작스러운 행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 관련 업계 인사들의 전언이다. 박나래 본인은 말을 아꼈다.

예능 메인 MC에서 하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오랫동안 유지해온 포지션, 브랜드 가치가 구축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2024년 한 해, 박나래는 ‘나혼산’의 익숙한 그림, ‘놀토’에서의 센스 넘치는 입담으로 예능 트렌드를 이끌었다. 신뢰지수 높았던 캐릭터. 그러나 ‘리프레시에 집중한다’는 설명 속엔 최근 악재가 누적됐음이 읽힌다. 지난해 있었던 발언 논란, 끊임없는 사생활 이슈, 그리고 대중의 피로. 시대를 읽는 빠른 변화, 단순 재미를 넘어선 예능의 사회적 책임감 — 박나래는 자신이 타깃이 되는 경험을 반복했다. 방송계도 안정 대신, 변화를 택할 때라 판단한 듯하다.

콘텐츠 생태계 흐름을 보면, 인물 한 명의 하차가 가져오는 파급력은 2020년대 들어 더 커졌다. 얼굴, 목소리, 리액션, 캐릭터 — 즉각적인 파장이 온다. ‘나혼산’은 이미 리얼 라이프 리더 격 인플루언서 MC군을 꾸려왔다. 그중 박나래는 무게추였다. ‘놀토’ 역시 젊은 층에서 콘셉트와 캐릭터의 맛이 통했던 프로그램이다. 그 최전방에 박나래가 있었다. 지금 이 예능들은 자연스러운 전환기를 맞는 셈이다. 방송가도 긴장한다. 오랜만에 원톱 진행자 교체. 제작진들은 ‘새 얼굴 발굴’, ‘새 포맷 기획’에 즉각 착수했다.

이 변화는 우연이 아니라 트렌디한 변신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2024년 들어, 예능계는 ‘숏폼 & 바이럴’ 시대, 짧고 강렬한 임팩트가 메가톤급 흥행을 좌우한다. 박나래는 이 리듬을 누구보다 기민하게 탔던 MC. 하지만 장기 콘텐츠의 피로, 예능에서 불거지는 ‘말 한마디’의 여파가 너무 커졌다. 나도 모르게 콘텐츠의 메신저가 과로했다. 예능도 ‘휴식’이 필요함을 직접 보여준 사례다. 악플과 논란에 지친 MC, 대중의 시선에 흔들리는 프로그램, 여기에 MZ세대의 새로운 놀이감각이 이동한다. 박나래 이후의 예능은 기존 포맷의 안정 대신, 불확실성에서 가능성을 찾는 실험대에 올랐다. 시청자 역시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밖에 없다.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되는 스타 MC의 공백, 역설적이지만 뉴페이스 MC나 콜라보 MC 전략에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예능계 팀워크와 멀티진행은 이제 필수 공식. 박나래의 하차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예능 트랜드 변주, 연출 방식과 소비자 감각까지 통째로 흔드는 작은 지진이다. 최근 중요한 MC들이 반복적으로 하차했던 ‘런닝맨’이나 ‘1박2일’ 사례를 보면, 프로그램은 급변기마다 새로운 동력을 찾았다. 그들은 위기를 소재화해 ‘리부트’에 성공했다. 박나래가 떠난 자리에서 예능 제작진은 잠재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박나래가 다시 예능에 돌아올 때, 대중은 또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를 기대할 것이다. 짧은 공백이 오히려 신선한 반전 요소가 될 수 있다. 예능계의 인력 순환, 캐릭터 리빌딩, 새로운 형식 실험이 본격화될 시점, 박나래의 선택은 업계 ‘리프레시’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예능계는 변화를 실험하고, 시청자는 콘텐츠의 진짜 힘이 무엇인지 재평가하게 된다. 예능의 한 시대를 이끌던 MC가 무대 뒤로 물러서는 이 장면, 그 여운은 짧지만 강렬하다. — 조아람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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