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귀환, 박서준의 시청률 딜레마…K-드라마, 어디서 길을 잃었나

7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라는 타이틀,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부풀게 했던 배우 박서준. 그러나 그 화려한 복귀작이 예상과는 달리 3% 안팎의 시청률에 고전하는 현실.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는 이 상황은, 단순히 한 스타의 부진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드라마 산업이 맞닥뜨린 구조적 변화의 파문, 급변하는 시청 습관, 그리고 배우와 작품 선택의 위험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그 물음표의 끝자락에서 이 현상을 다시 들여다본다.

박서준의 복귀작 ‘경도를 기다리며’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200억이라는 대작급 제작비,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 주/조연을 두루 갖춘 탄탄한 캐스팅에, ‘고품격 휴먼 미스터리’라는 소개까지. OTT와 지상파가 뒤엉킨 경쟁 속, 기존 안방 시청자들의 니즈와 새로운 디지털 세대의 시선 모두를 잡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급격히 시들해진 반응, 급감하는 온라인 화제성, 결국 추락한 시청률이 복귀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든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건 배우 박서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2025년의 한국 드라마 산업, 그 어느 때보다 ‘OTT와 TV’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국내외 플랫폼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쏟아지는 시대, 과거처럼 스타 캐스팅과 대작 마케팅만으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구조다. 해당 작품이 내세운 미스터리와 따뜻한 메시지는 모호하게 흩어졌고, 극적 긴장감이나 반전의 쾌감도 기존 밀도 높은 OTT 시리즈들에 밀려 존재감을 잃었다. 캐릭터의 정서적 결핍을 더욱 섬세하게 파고들었어야 했고, 시대정신 역시 공감대를 얻는 데 미진했다.

감독 연출 역시 ‘박서준의 귀환’이란 상징성에 기댄 나머지, 대중성에 무게를 두려다 오히려 장르적 색채마저 흐려버렸다. 박서준 특유의 결핍과 성장 서사, 그리고 인간 박서준의 섬세한 순간포착이 빛을 발하기도 했지만, 매회 반복되는 패턴과 낯익은 신파적 구성은 팬들에게조차 피로감을 안겼다. 신인 연기자와 조연의 활용도 또한 뻔한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 결과, 박서준이 쌓아온 ‘믿고 보는 배우’의 이미지와 실제 작품의 질적 간극이 시청자에게 실망을 안겼다.

팬덤과 시청률의 불일치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컴백한 박서준을 향한 SNS상의 뜨거운 환호와, 실제로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의 조용한 이탈 사이의 괴리. OTT 중심 소비 패턴이 젊은 세대에 집중되는 현상에서 비롯된 ‘터지는 온라인 반응=시청률 상승’의 등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이른바 ‘화제성과 생활밀착형 흡입력’ 사이의 틈새. 이는 최근 <마이 데몬>, <무빙>, <비질란테> 등 OTT와 TV 동시방영 인기작이 보여준 ‘이야기의 힘’과는 상이한 길을 걷는 실패의 전조였다.

K-드라마 특유의 인간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이제 더는 만능 해법이 아니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는 잇달아 파격적인 서사, 장르적 실험, 폭넓은 스펙트럼의 인간 군상들이 눈길을 끈다. 반면, 종편 드라마는 익숙함에 머물거나 기시감만을 반복한다. <경도를 기다리며>가 품으려던 메시지—‘심연을 마주하라, 타인을 이해하라’—는 요즘 시청자들이 이미 접한 많은 이야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평면적으로 그려졌다. 디렉팅, 대본, 캐릭터 셋 모두에 있어 ‘새로움’과 ‘깊이’라는 화두가 부족했다.

지금의 저조한 시청률은 단순한 실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장르적 한계와 기존 룰의 붕괴, 그리고 ‘스타’ 시스템에 기댄 기획의 무력함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무엇보다, 배우 박서준 스스로도 자신의 매력과 역량을 재점검해야 하는 시점. 7년의 공백, 그리고 OTT 시대 속 변모한 시청자 미학을 온전히 수용해내지 못한 채, 익숙한 복귀 공식을 선택한 제작진 역시 뼈아픈 자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2025년 드라마 생태계는 거침없이 새로움을 요구한다. 익숙함과 안전함 뒤의 과감함, 그리고 스타 마케팅이 아닌 이야기의 본질에서 우러나는 감동. 박서준의 7년 만의 복귀작이 주는 메시지는, 한국 드라마산업 전체의 변곡점에서 더없이 솔직하고 냉철한 질문을 던진다. 다음은 과연 누가, 어떤 이야기가 그 답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 한도훈 ([email protected])

화려한 귀환, 박서준의 시청률 딜레마…K-드라마, 어디서 길을 잃었나”에 대한 8개의 생각

  • ㅋㅋ 드라마 시청률이 진짜 저조하네요! OTT에 다들 빠져서 그런 걸까요? 요즘은 대충 넘기는 작품이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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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기대 많이 했는데, 막상 뚜껑 열어보니 요즘 드라마랑 특별히 다를 게 있나 싶어요. 배우 팬심 없으면 초반에 이탈하기 딱 좋은 전개라… 옛날 감성에 많이 기대된 듯합니다. 이제는 시장이 너무 빨리 바뀌는데 제작진만 그걸 몰랐던 게 아닌가 싶네요… 결국 시청률로 증명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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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아무리 대형 배우 써도 각본, 연출 약하면 답없네요ㅠㅠ 과학 처럼 증명됐음… OTT 시대는 참 냉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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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의 시점임을 보여주는 기사네요… 시청자들도, 제작진도, 배우도 새로운 선택에 나서야 할 때라고 봅니다. 박서준도, K-드라마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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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면 올드 감성이라는 뜻 아님? 과학적으로 분석ㄱ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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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서준 팬심으로 봤지만, 아무리 감정선을 잘살려도 이야기의 틀이 너무 옛날 공식이라 긴장감이 떨어지네요. 시대가 진짜 바뀌긴 했나 봄. 새로운 시도를 더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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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향 문제겠지만!! 이정도 제작비에 이정도 스타면 뭔가 더 감동이 터져줘야지!! 멀리서 보면 돈만 아깝다는 생각도 듦. 열정과 신선함 빼고 다 때려 넣은 듯한 K-드라마 공식… 언제까지 가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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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하게 말하면, 박서준 복귀작이래서 무조건 잘될 줄 알았거든? 근데 하도 OTT이고 뭐고 이야기가 많으니까 심심하면 클릭이나 해보자 했더니, 너무 예상 가는 전개랑 뻔한 감정선이더라. 이젠 그냥 배우 얼굴이나 스토리나 다 익숙해져서, 확 와닿는 게 없던 듯. 옛날엔 박서준 표정 하나에 설렜는데… 시대가 진짜 많이 달라졌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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