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우리 곁에 스며든 익숙한 ‘틈의 식사’
전국의 작은 슈퍼에서부터 저녁 시간 지하철 플랫폼까지, 우리는 어딜 가나 간식과 마주친다. 감자칩, 초콜릿, 에너지바, 요거트, 그리고 수많은 제철과일들에 이르기까지 간식은 어느새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식탁은 언제부터 이렇게 간식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을까. 그리고 간식은 정말 우리의 식습관, 더 나아가 삶의 모습까지 변화시키고 있을까.
현장에서 만난 ‘간식’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따뜻하거나 달기만 하진 않았다. 올가을 초등학교 앞, 부모를 기다리던 7살 지유는 주머니에서 휘핑크림이 들어간 편의점 빵을 꺼내 한입 베어 문다. ‘점심을 먹고도 배가 고프다’는 아이의 말에 아이 엄마 수빈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요즘은 간식이 한 끼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사회의 1인 가구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2020년대, 국민의 하루 세끼 개념은 흐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간편식·간식류 소비는 2배 이상 증가했고, ‘스낵 컬처’라는 용어가 자리잡으며 간식은 단순한 먹거리 그 이상이 됐다.
간식이 사회적 풍경을 어떻게 바꿨는지 체감하는 건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회사원 강현우(38) 씨는 매일 오후 3시 이전, 자기도 모르게 책상 서랍을 뒤적인다. “밀려오는 피로와 졸음을 깨는 가장 빠른 방법이 간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관계까지 잇고 있다. 휴게실의 커피믹스와 비스킷, 회식 대신의 도넛 박스, 부모-자녀 사이를 잇는 요구르트 한 팩까지, 간식은 사소하지만 일상에서 누군가를 위로하는 신호라는 점에서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달라졌다.
한때 ‘간식’은 주식의 빈자리를 채우는 보조 수단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건강 트렌드의 확대와 더불어 ‘웰빙 간식’, ‘저당 스낵’, 고단백질 에너지바 등이 활발히 개발되는 점은 인상적이다. 자연식 간식을 찾는 소비자와 달리, 당 함량이 높은 달콤한 간식에 집착하는 경향은 청소년층에서 두드러진다. 2025년 현재, 보건복지부는 10대와 20대 청년의 군것질 빈도를 우려하며 국내 간식류의 고열량-저영양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관리 사각지대의 허점 역시 도드라진다. 학교 매점, 편의점, 배달 플랫폼을 통한 간식은 접근 장벽이 최소화됐고, 대형 식품기업들은 ‘건강하게 먹는 재미’를 강조하며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정작 어린 소비자의 건강권이나 영양균형 논의는 뒤로 밀린 채, 광고와 마케팅의 전략이 현실을 선도하는 현상. 설문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80%가 ‘식사의 일부분으로 간식을 섭취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의 확산, 외로운 식사의 증가가 대화와 소통 대신 ‘먹는 것’에 기댄 이유기도 하다.
간식 문화의 확장에는 사회적 배경도 녹아있다. 분주한 생활 패턴, 빠른 속도를 강조하는 경쟁 사회는 긴 식사를 여유롭게 즐길 시간을 앗아갔다. 한부모 가정이 늘고 1인 가구가 생활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틈틈이’ 먹는 것이 표준적인 만족감 대체 또는 심리적 허기 해소로 변했다. 여기에 SNS에서 인증되는 ‘감성 간식’ 유행은 외로움과 피로, 일상의 권태를 달래주는 새로운 루틴으로 번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삶의 균형을 위해 간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지금 절실하다. 유기농이나 무첨가 스낵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등 소비자의 눈은 날카로워졌지만, 현실은 여전히 ‘당신은 배고프지 않아도 먹을 수 있다’는 광고에 노출되어 있다. 이는 개인의 절제력 부족과 같은 개인 탓이 아니라, 먹거리 선택을 둘러싼 구조적 환경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채원(22) 씨는 “자취 시작하고부터는 라면, 한입거리 초콜릿, 전자레인지용 냉동군고구마 같은 게 없으면 삶이 허전하다”며 웃지만, 동시에 ‘식사로서의 밥’을 잃고 있다는 위기감도 내비쳤다. 간식이 주가 되고, 함께하는 식탁이 점점 사라지는 변화 뒤에는 현대의 불안, 분주함, 그리고 위로가 얽혀 있다. 다양한 색깔의 간식 문화를 대변하는 이야기는 실제 우리 자신과 가족, 사랑하는 이들의 삶 깊은 곳에서 울린다.
사회 변화와 건강, 그리고 먹거리 선택의 자유가 어떻게 균형을 이루어야 할지. 간식은 자주, 아무렇지 않게, 따뜻하게, 때론 조용히 우리 곁을 맴돈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바라봐야 할 ‘식습관의 변화’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ㅋㅋ 우리 인생 자체가 간식 아닙니까? 식사는 꿈, 간식은 현실… 당충전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시죠😂😂 그래도 야근엔 초콜릿 한조각이 유일한 위안인게 함정. 사회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음 ㅋㅋㅋ
!!간식 없었으면 내 여행도 끝났음 ㅋㅋ 인정하는 사람 여기 다 모여!! 단, 건강은 진짜 신경 써야 함… 미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