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의 변화, 토론과 융합에서 피어나는 아이들의 힘
아침부터 눈발이 드문드문 내리던 울산 남구의 한 초등학교. 조용히 교실에 들어서자,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친구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삼삼하게 번져나간다. 이곳에서 선생님은 정답을 미리 말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조별로 둘러앉아 자신만의 생각을 꺼내 놓고, 서로의 생각 차이에 웃음도, 고민도 묻는다. 예전엔 ‘틀리면 안 된다’는 부담에 말수가 적었던 수민이도, 오늘만큼은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느라 쉴 틈이 없다. 천창수 울산교육감이 새해벽두에 전한 ‘토론·융합교육’의 메시지는 바로 이런 일상을 늘리겠다는 다짐이다. 최근 그의 신년 인터뷰는 지역 교육계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두였다. 천 교육감의 의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현장 변화로 옮겨가고 있다. 칠판 앞에 서서 ‘암기’만 강조하는 교실을 넘어서, ‘생각하는 힘’을 끌어내는 울산형 교육 혁신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기자의 눈에 가장 뚜렷하게 들어온 장면은,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통합수업 시간이다. 수학, 과학, 사회 선생님들이 힘을 합쳐 ‘기후 위기’를 주제로 수업을 연다. 학생들은 각기 전공별 쟁점을 들고 와 친구들과 ‘왜 다르게 생각하는가’, ‘미래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여기서 토론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정해진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자유다. 천 교육감은 이런 과정을 두고 “창의력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의 속도가 빠른 미래사회에선 무엇보다도 ‘질문할 줄 아는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전국 곳곳의 교육 선진 현장에서 토론·융합교육은 이미 필수처럼 자리잡아가고 있다. 핀란드, 에스토니아, 싱가포르 등의 교육모델은 ‘암기력’보다 ‘생각하고 협업하는 능력’을 키운다. 물론, 우리 교육현장엔 ‘혼란’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현장교사들은 “수업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채점과 평가 기준이 어렵다”, “학생의 자기주도성이 아직 약한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내놓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지금 우리 교육이 지나치게 ‘일률적인 답’에 기대고 있었으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아이와 가정에 쌓여갔다는 점이다. ‘인강’과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실은 아이들의 속도와 성향, 다양성을 무시한 결과였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을 앞에 둔 교육의 본질은 결코 시스템에만 있지 않다. 울산의 혁신교육 시범학교, 논술·평가개선 정책, 학생참여자치 프로젝트는 모두 부모와 아이, 선생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움직인다. 부모와 직접 소통하는 ‘아이가 묻고, 어른이 대답하는’ 진로탐색 교실엔 매번 긴 행렬이 이어진다. 또래 집단과의 갈등, 진로에 대한 고민도 토론과 ‘진짜 만남’ 속에서 푸는 방식이 조금씩 자리 잡는 중이다. 실제로 울산교육청이 지난해 시행한 ‘학교자치·민주주의’ 확산 캠페인 사례조사에 따르면, 창의·융합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교우관계 만족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어쩌면 쉽고 뻔한 ‘정답’만을 찾고, 남과의 차이를 부족으로 생각했던 우리의 패러다임이 지금, 천창수 교육감과 현장의 실천 속에서 바뀌고 있다. 교육감의 말처럼 “주변의 환경 변화에 따라 남을 따라가는 아이들이 아니라, 자기주도적으로 고민하고 의견을 낼 줄 아는 어른”이 자라나는 과정, 그 한가운데에는 다양한 경험과 토론, 그리고 사람과의 만남이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출발선엔 ‘사람’이 있다. 학생과 가족, 교사가 지원받으며 미래의 현장 속으로 나아가는 희망의 풍경. 현장의 선생님은 “서로 다름을 존중받은 경험이야말로 진짜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천 교육감의 이 같은 움직임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울산의 지속적인 혁신 교육의 토대가 되길 기대해본다. 정책만 변화하면 되는 일은 없다. 우리 모두가 아이들의 친구가 되고, 질문에 먼저 귀 기울여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울산의 교실,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현장 곳곳에서 진짜 ‘생각하는 힘’과 ‘따뜻한 성장’이 시작되고 있다.
이제 아이들이 기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서로 다른 생각을 응원하는 교실의 풍경이 울산을 넘어 다른 지역에도 널리 퍼지길 바란다. 오늘 아침, 작은 교실 한구석에서 들려온 “내 생각은 조금 달라서 말해보고 싶었어요”라는 조심스런 한 마디. 그 한 마디가 분명히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솔직히 말만 바뀌는 거 아님? 현장 공감 좀 해라;;
토론은 좋은데 애들 진짜 다 받아들일 준비 됐을까요? ㅠ
다 좋은데 현실은 진짜 경쟁이 문제임…해외 따라간다고 한국이 핀란드 되는거 아님!! 난중에 또 방향 바뀔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