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응급의료센터’ 수도권만 2곳 늘었다… 아이들의 밤, 지역마다 너무 다른 이유

저녁이 깊어갈 무렵, 인천에 사는 강민지(가명·38) 씨는 다섯 살 딸이 갑자기 고열에 경련까지 보이자 옷도 제대로 못 챙겨 입은 채 집 근처 병원부터 대형 응급실까지 닥치는 대로 전화부터 돌렸다. 관내 몇몇 대형병원은 아동 응급환자 진료가 어렵다고 돌아오라는 답만 반복했다. 두 시간 넘는 사투 끝에야 근교의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한 곳에서 받아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수화기 너머 의료진의 목소리는 피곤했지만 결정적일 때 믿을 수밖에 없는 보루였다.

이처럼 위기 순간마다 부모 손에 매달린 아이들의 주검으로 끝나는 비극이 실제로 적지 않다. 의료현장에서는 긴급 이송된 소아환자가 대기 끝에 사망하거나, 응급치료가 늦어진 채 다른 시·도로 떠밀리는 구조적 모순이 지적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확충 소식 이면에는 또다른 그림자가 드리운다. 수도권에만 고작 두 곳, 그것도 기존 진료역량이 남다르던 병원에 추가 지정됐다는 점이다.

실제 통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전국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는 2026년 1월 현재 수도권에 편중됐고, 강원·전북·경북·충북 등 비수도권 중소도시의 의료공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소아청소년과 기피, 야간·휴일 진료 기피라는 근본적 문제를 ‘센터 지정’ 한 줄로 덮을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염려가 크다는 게 현장의 진단이다. 한국병원협회 조사에서도 수도권 이외 지역 병원장 73%가 ‘야간 소아환자 진료 공백으로 환자 전원이 반복된다’고 답했다.

사람들의 삶에 스며드는 위기의 순간은 예고 없이 온다. 누구나 간절히 눌러본 번호 119 넘어에는 단순한 기관이 아닌, 누군가의 내일을 이어붙일 희망이 놓여 있다. 서울과 경기 남부~서부 지역에 최근 신설된 두 센터는 분명 ‘그 희망의 끈’을 좀 더 튼튼하게 해준다. 하지만 경계 너머의 이야기들도 들린다. 어린이병원이 하나 있는지 없는지, 아이 감기나 탈수조차 지방에서 해결 못 하는 ‘외딴 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사례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강릉에 거주하는 한 부모는 새벽 네시 심근염 의심 증상을 보인 아들 진료를 위해 세 곳의 병원을 돌다 결국 수도권으로 3시간 넘게 구급차를 타고 왔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아이를 키울 환경이 부족하다’던 지방 소아과 부모 커뮤니티, ‘의사 수, 처우 논란만 반복되는 구조개혁 쇼’라는 의료계 비판이 오버랩된다. 울산, 전북, 강원 등은 아예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가 없거나 통합형 응급실만 남은 상황이다.

정부는 2024년 이후 재정 투자와 기피 의료 지원,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대책을 밝히고 있지만, 비수도권 실효성은 의문이다. 실제 의료 인력이 수도권 경쟁 속에 쏠리고, 응급 의료 수가와 처우 문제라는 근본적 유인은 해소되지 않은 채 센터 지정만 발표된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한 지방도시 소아과 전문의는 “24시간 돌아가는 임상 현실에 인력·비용이 뒷받침 안 되면 간판만 있고 의사가 무너진다. 야간 소아환자 보장은 말뿐”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 사회의 건강 안전망은 ‘센터 개수’ 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사람의 체온, 현장의 엄마와 아빠, 의료진의 지친 어깨 위에 있다. 서울이든 세종이든, 외곽이든 시골이든, 아이들마저 진료 공백을 감내해야 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근본적 대책으로 돌아봐야 한다. 어느 간호사의 말처럼 “한밤중 아이를 데리고 먼 곳으로 달릴 때, 의료인은 부모와 아이에게 두 번 마음이 무너진다.” 수도권 중심의 소아 의료 정책, 이제는 숫자 대신 보이지 않는 손길의 분배에 눈 돌릴 때다.

아이들의 밤이 더 외롭지 않도록, 전국 어디서든 ‘아이를 살릴 권리’가 평등하기를 소망한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소아 응급의료센터’ 수도권만 2곳 늘었다… 아이들의 밤, 지역마다 너무 다른 이유”에 대한 7개의 생각

  • 의료 이런 거 기사만 보면 진짜 우리나라 부끄럽네요… 수도권 아니면 애 키울 생각도 못하겠어요ㅠㅠ 의료격차 언제쯤 줄어들지? ㅋㅋ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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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수도권… 지방은 답 없네. 의료진 처우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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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은 또 그림의 떡이지. 항상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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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cupiditate

    소아 응급 문제, ‘센터’ 몇 개 더 만드는 게 답일까? 지방에 의사 갈 유인책은 왜 맨날 빠짐? 지방 아동은 복불복, 수도권은 당연권리, 이런 시대에 저출생 확실히 해결될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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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k_laboriosam

    존경하는 기사 내용에 깊이 공감합니다. 보통 수도권은 의료 접근이 어느정도 보장된다 하더라도, 비수도권 주민들 입장에서 이번 정책은 상대적 박탈감만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센터를 지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 함께 이루어져야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제, 국가 차원의 전면적 대책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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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만 챙기는 정책 반복. 비수도권 대책은 말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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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남의 동네 얘기처럼 느껴졌지만… 내 아이도 급하게 다치면 어디 가야할지 막막할 듯. 의료진 처우 제대로 개선해줘야 인력도 올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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