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쇼크’에 오천피 붕괴…코스피·코스닥 4%대↓

오늘(2일) 국내 증시가 또다시 단단히 흔들렸다. 코스피 지수는 2년 8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되며, 이른바 ‘오천피 신화’는 완전히 종말을 고했다. 코스닥 역시 약세를 견디지 못하고 4%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워시쇼크’로 요약된다. 미국 연준의 추가 긴축 신호가 짙어진 가운데, 국제 워싱턴 채권시장 변동성이 국내 외국인 투자이탈을 부추겼다. 글로벌 환율 불안까지 겹치며 기관과 외국인 모두 투매에 나선 결과다.

단순한 단기 조정이 아니다. 코스피 2,000선 붕괴는 시장 신뢰 붕괴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이면서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 실업률 최저치, 고용시장 호황, 소비지표 회복 등으로 인플레이션 ‘불씨’는 더욱 짙어졌다. 당초 3월 인하설을 밀던 국내 금융기관들도 입장을 바꿨다. 미국발 채권금리 역전, 달러 강세, 동아시아 신흥국 자본이탈 조짐까지 동반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위험을 선호하지 않는 금리 환경에서 채권으로 갈아타며, 자연스레 대량 매도 출회가 현실화됐다. 올 들어 국내 증시로 새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 수십억달러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집계까지 나왔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코스닥 폭락의 근본 원인으로 ‘한국 경제 저성장과 구조개혁 지연’을 꼽는다. 반도체·자동차 호황에 기댄 국내시장 체질이 여전히 취약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신냉전 구도가 금융·실물 양쪽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그림이다. 정부는 자본시장 특단대책을 거론하지만, 지난 1년간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최상위 10대 그룹의 실적 집중과 중소상장사의 부채 부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부동산 리스크도 현재진행형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비상용 투자여력 역시 소진 국면에 들어서며 시장의 체력 방패가 되지 못한다.

정치권 책임론도 빼놓을 수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는 단기 증시부양책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기업 규제·완화, 공매도 논란, 금투세 유예 등 정책 이슈는 여야 지지층 결집용 프레임에 갇혀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 여론도 ‘정치가 경제위기 방파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의심이 팽배하다.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논의할 국회 상임위 정책 청문회조차 실종된 상태다.

거시경제 흐름을 보면 단발성 급락은 아닐 수 있다. 엔화 약세, 위안화 방어 실패가 계속될 경우 추가 외국인 자금 이탈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S&P500 지수와 대형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계속되는 한, 한국 시장의 매력은 본질적으로 낮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과 정부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진다. 단기 부양책만이 아닌 성장-분배-혁신의 근본 틀을 재설정할 전략이 필요하다. 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임시방편 쇼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투자자 불안이 확산되면 중소기업, 개인 투자자 피해가 쌓인다. 부동산·금융·증시가 동시에 흔들리는 트리플 쇼크 우려도 현실로 다가온다. 안전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단기 악재일 뿐’이라는 낙관론만으론 시장이 돌아서지 않는다. 야당은 정부 책임론을, 여당은 국제금융환경 탓만 택한다. 그러나 정책 신뢰 회복과 구조개혁, 연성장동력 창출의 시급성을 외면해선 안 된다.

정치는 프레임 싸움만 하고, 시장은 실탄이 다 떨어진 셈이다. 위기의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워시쇼크’에 이은 오천피 붕괴, 그 뒤에는 한국 경제의 장기적 허약성이 자리하고 있다. 당장 출렁이는 시장만이 아니라 그 뒤에 도사린 구조적 리스크에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 자금 흐름, 국내 대내외 불확실성, 권력의 현실적 무기력까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제는 임기응변이 아니라 기초부터 다시 짜야 한다. 시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윤태현 ([email protected])

‘워시쇼크’에 오천피 붕괴…코스피·코스닥 4%대↓”에 대한 4개의 생각

  • hawk_recusandae

    살다 살다 코스닥 이럴 줄은 몰랐다 ㅎ 진짜 위험한듯;;

    댓글달기
  • 증시만 보면 한숨만… 정책이 뭔가 바뀌긴 할까?🤔

    댓글달기
  • 외부충격 올 때마다 반복되는 코스피 붕괴, 총선 앞두고 또 이러다 소나기 지나가길 빌다 결국 국민만 다치지. 애초에 진짜 발전전략은 없고 쇼에만 몰두하는 정치판, 땜빵 대책은 둘째고 대기업-중소기업 격차는 더 커진다. 국민연금도 믿을 수 없고, 그냥 ‘알아서 살아남아라’는 건가 🤔

    댓글달기
  • 해외 자본 유출에 근본적 대처를 하지 못하는 점이 심각합니다. 꾸준하게 구조개혁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대증요법 일변도로 나아가는 정부 및 국회가 아쉽네요. 정치권은 거시적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할 능력과 의지를 보여줘야 하며, 단타성 부양책으로는 외국인 투자심리를 돌릴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산업구조 다변화, 자본시장 내실화 등 미래 성장동력 확충이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하루빨리 민생경제와 시장 신뢰를 회복했으면 좋겠네요…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