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고지대의 벽에 막혀… 90분 풀타임 ‘슈팅 0’의 의미
5월 8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또 한 번 벤투호의 핵인물을 상징하는 90분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전형적인 손흥민과는 거리 있는 모습이 뚜렷이 드러났다. 상대는 에콰도르, 그리고 경기장은 해발 2670m의 키토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체로 그란데. “천하의 손흥민”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그는 이날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 배경에는 예상보다 훨씬 더 험난했던 고지대라는 자연조건, 그리고 라인을 끌어올린 상대의 과감한 압박, 대한민국 공격진 전체의 협업 에너지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경기 초반, 손흥민의 플레이는 여느 때와 달랐다. 볼을 잡을 때마다 강한 압박을 받으며, 중앙이나 하프스페이스 진입 시마다 발끝에 공이 닿자마자 1~2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었다. 이로 인해 특유의 오픈 스페이스 침투와 원터치 플레이가 차단됐다. 에콰도르의 페르난데스-에스피노자-키노네즈 삼각 미드필드 라인은 전방위적으로 커버리지를 펼치며 손흥민을 봉쇄했고, 그에게 향하는 패스 경로 자체가 현저히 줄었다. 후방 빌드업 시에도 손흥민은 상대 배후 공간을 노려봤지만, 고지대의 공기밀도 감소로 인해 패스 스피드가 떨어졌고 체력적 하중을 동반한 스프린트의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90분 내내 기록된 슈팅 0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는 ‘페이스 유지가 불가’했던 환경적 요소와 에콰도르 특유의 하이프레스가 있다. 실제 전반 20분, 손흥민은 한 차례 공간을 찾아 돌파를 시도했지만, 평소라면 그대로 수비 뒤를 파고들 플레이에서 공 처리 속도가 0.5초 이상 느려졌다. 이후 라인을 내린 뒤엔 더욱 여유 없는 볼 터치로 이어졌고, 주위 선수들과의 패턴 플레이는 볼 소유 시간 부족 탓에 거의 가동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양쪽 풀백-윙어간 간격(컨버전스·오버래핑) 역시 평소보다 넓게 벌어지며, 상대적으로 협력수비를 뚫을 스위치 패스 기회도 없어졌다.
스포츠과학 관점에서 보면,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 특히 2500m 이상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선수들에게 ‘부족한 산소 공급’과 ‘젖산 축적’이라는 이중 부담을 준다. 손흥민이 갖는 폭발적 첫 스텝, 오픈시 첫 10m 스피드는 몸의 산소포화도 저하 시 급격히 둔화된다. 에콰도르 클럽·국가대표팀이 전통적으로 ‘고지대 프리미엄’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비슷한 환경에서 펼쳐진 남미 예선 전적을 살펴보면, 아르헨티나, 브라질 같은 강호도 키토 원정에선 무기력하게 무너진 사례가 자주 나온다. 손흥민 역시 후반 중반부터는 마치 평소보다 무거운 움직임, 반 템포 느린 반응을 반복했다.
또 다른 변수는 국내파-유럽파 혼합 대표팀의 ‘포지셔닝 불균형’이다. 이날 손흥민은 공식적으로 4-2-3-1의 좌측 혹은 중앙에 위치했지만, 주변에서 워크레이트 및 압박 분담이 따라주지 않아 단독 돌파보다 측면 연계에 집중할 유인이 약했다. 후방 공간 분할에서 볼 점유권 상실도 많았고, 에콰도르의 좌·우 트랜지션 스피드에 밀려 볼을 오래 소유한 뒤도 효과적인 슈팅 찬스 창출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날의 슈팅 0개가 단순히 손흥민 개인의 침묵이 아닌 팀 전술적 한계에서 온 집단적 현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데이터로 한 번 더 접근해보자. 올 시즌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38경기 중 슈팅 0개를 기록한 경기가 단 두 번뿐이었다. 소속팀에서 보여준 공간 침투, 전진 롱패스 수신 후 시도하는 슈팅 최소 2~3개가 대부분 나오던 흐름과 정반대였다. 국가대표 경기라는 점, 그리고 남미 고지대 특성상 팀 전체 움직임이 느려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 경기력은 손흥민의 개인 기량 부족이 아니라 환경 변화와 상대 전술에 제대로 휘둘렸다는 해석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장을 뛰어다닌 손흥민의 태도는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수비 가담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후방 커팅, 빠른 시간 내 공격 전환을 위한 50m 오버래핑 등, 기록엔 잘 드러나지 않는 헌신성은 여전했다. 또, 후반 막판 집중력이 완전히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크로스와 2선 지원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팀 밸런스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해외 매체 포포투·ESPN 역시 손흥민이 당한 고지대 ‘컨디션 부진’과 동료들과의 연계 문제를 상세히 지적하며, 이 같은 경기에서는 선수 개개인보다 조직력, 피지컬 적응력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함의는, 월드클래스 에이스라 해도 공간·환경·조직적 대응을 뚫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이런 고지대 원정에서 라인 간 거리 조정, 크로스·슈팅 타이밍의 변화, 압박 전개 방식의 유연성을 더더욱 고도화해야만 한다. 손흥민의 침묵이 단순한 ‘에이스 부진’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역동성과 다양한 변수에 대한 적응력 미흡을 반영하는 신호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는 ‘역동성의 에너지 방전’, 그리고 ‘극한 환경에서 롤모델의 한계’를 목격했다는 사실이 주요 메시지로 남는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이번 경기가 주는 교훈은 분명하네요!! 에이스 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의 전술 대응력, 특히 환경적 리스크 관리가 무척 중요하다는 점… 월드클래스라 해도 변수를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한 듯. 대표팀 전술팀 좀 더 분발합시다!!
이번 결과를 통해 미리 대비할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손흥민도, 대표팀도 서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해 보여요. 환경적 변수 대응은 리그·대표팀 모두 공통 숙제네요.
…실시간으로 중계 봤는데, 확실히 움직임이 예전만 못했음… 고지대참작해도 너무 무기력해 보였고… 개인보다 조직적 문제라더니 그 말 이해됨. 반변수 대응, 훈련 방법 등 장기적 대책 없으면 또 반복될듯… 반성할 계기.
에이스라도 변수를 못 이기면 평범해지더라!! 준비가 답임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