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을 아무도 안 도와줬다” LAFC 참사, 고립된 손흥민과 깨진 우승의 꿈

손흥민의 미국 진출 이후 가장 쓸쓸했던 밤이었다. 지난 밤 열린 MLS 캘리포니아 더비에서 LAFC가 홈에서 라이벌 LA 갤럭시에 1-4로 참패했다. 이 경기, 손흥민이 피치 위에서 홀로 사투하는 모습은 마치 전선 한복판에서 전술적 지원 없이 외롭게 공을 운반하는 플레이메이커의 단면 그 자체였다.

LAFC는 전반부터 라인 간격이 무너졌다. 후방 빌드업의 연결고리는 번번이 뚝뚝 끊겼고, 공이 손흥민에게 도달하는 횟수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경기 내내 손흥민은 좌우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빈 공간을 찾아 움직였으나, 동료 공격수들은 침투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패스워크는 어긋났고, 세컨드볼 제공권도 LA 갤럭시에 내줬다. 유럽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손흥민의 ‘콩돌리기’가 MLS의 거친 압박과 동료들의 낮은 동참도로 흐릿해진 상황은 전술 교과서상 ‘플레이메이커 고립(Playmaker Isolation)’의 대표적인 예시라 할 만하다.

실질적 득점기회 창출도 손흥민 개인기에만 의존했다.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상대 2~3명을 앞에 두고도 슛 타이밍을 만들어낸 장면, 전형적인 손흥민답지만, 본래 손흥민이 타고난 결정력보다 수차례 더 많은 찬스를 필요로 했다는 건 팀 구성이 그만큼 공격적으로 맞물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무엇보다 LAFC 다른 포워드와 2선 자원들은 라인을 파고드는 움직임, 플레이의 템포 전환, 그리고 전방 압박 등 핵심적 약속 플레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경기 내내 손흥민은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빌드업을 돕는 역할까지 소화했으나, ‘에이스의 분업화’는 필연적으로 체력 손실과 역습 대비의 허점을 동시에 불러왔다. 상대 LA 갤럭시 측은 손흥민에게 더블 마크+2선 체이싱을 반복하며 그의 연결고리를 틀어막았다. 또한 라인을 압박해 볼 배급의 타이밍을 완전히 끊는 등 손흥민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LAFC의 플랜B 부재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이번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 시즌 통틀어 LAFC의 공격 전개는 한 명의 스타에 의존하는 ‘아트사커’의 비극을 반복하고 있다. 예전 토트넘에서 케인과 손흥민의 연계처럼, 결정적인 순간엔 누군가 타겟맨으로 힘을 실어줘야 하지만, 현재 LAFC의 2선 자원들은 동선 겹침, 개인기 주도권 포기, 그리고 득점 뒤 집중력 이완 등 기본적 약속마저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술적으로도 심각한 약점이다.

야구로 치면 ‘4번 타자는 있는데 2, 3번이 없다’는 식의 흐름. K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손흥민은 빠른 트랜지션과 역습에 특화된 전술, 그리고 팀 동료들의 강력한 사포트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LAFC는 1선-2선-3선의 수직적 연계가 모두 끊어진 모습. 빌드업의 단조로움, 중앙 미드필더들의 크리에이티브 부족, 그리고 수비라인의 안일함 등 중첩된 문제는 손흥민의 능력마저 상쇄할 정도다.

그러나 이번 패배 역시 손흥민의 문제라기보단 팀 전술적 부재와 조직적 실행력 문제에서 비롯됐다. 최근 5경기 동안 손흥민 개인 득점 관여도가 60%를 상회하지만, 팀 전체 득점은 리그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피르미누, 디벨라와 비교하면 LAFC 동료들의 슈팅 관여율, 움직임의 질, 그리고 결단력 수치가 현저히 낮다는 것이 숫자로도 드러난다.

이제 LAFC는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손흥민에게 배급될 패스의 경로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잉여 움직임 없이 효율적인 2선 공간 침투를 조직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미드필드 볼 배급러와 2선의 적극적 위치 변화, 그리고 상대 압박 전환 시 빠른 역습 구조 설계가 긴급하다. 둘째, 공격수 간의 ‘책임 분배’를 강화해 결정적인 순간 누구나 득점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흥민은 유럽에서도 증명된 뛰어난 해결사지만, 그가 진짜 우승을 경험하려면 동료들의 헌신적 움직임과 보다 명확한 팀 전술이 수반돼야 한다. 이번 참패가 던져준 교훈은 ‘한 명의 슈퍼스타로만 우승을 설계할 수 없다’는 것을 LAFC가 뼈저리게 깨달았다는 점일 것이다. 앞으로 전술적 개선과 선수단의 의식 변화가 없다면, 손흥민의 MLS 우승 도전은 반복되는 좌절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고립된 이번 경기, 축구라는 ‘조직의 스포츠’ 본질에 대한 성찰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SON을 아무도 안 도와줬다” LAFC 참사, 고립된 손흥민과 깨진 우승의 꿈”에 대한 3개의 생각

  • 진짜 이정도면 손흥민 극한직업 아닌가요? 🤔 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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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 스포츠가 뭔지 다시 배워야 할듯요. 손흥민이 아무리 잘해도 동료들이 제 역할 못 하면 아무 소용 없는 경기였네요. 혼자 축구선수vs11명 느낌… 팬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책임은 구단 전체가 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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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er_voluptatibus

    분명 축구는 11명이 함께하는 경기입니다. 오늘 경기는 그 기본조차 무너졌네요. 손흥민만 보이지, 팀으로 안 보이는 이 상황이 더 안타깝습니다. 구단 차원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반드시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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