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멋쟁이 시니어, 삶의 2막을 런웨이에서 빛내다

밤바다까지 시원하게 뻗은 포항의 도시 명소. 그런데 요즘 이곳은 싱그런 젊은 패션 피플만큼이나, 멋과 삶에 진심인 시니어들이 누비는 완벽한 ‘도시 런웨이’로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다. ‘인생 2막, 런웨이에 서다’. 고정관념을 훌쩍 넘은 포항 시니어들이 “이제 우리 차례!”라며 직접 도심 곳곳에서 모델로 활약하는 움직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패션계에서도 MZ세대 일색 트렌드에 한동안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었다면, 최근엔 시니어들의 자기 표현과 자존감이 도시 풍경을 바꾼다. 나이와 무관하게, 각자의 스타일을 입고 도시와 일상을 런웨이로 만드는 이들 덕분에 진짜 스타일이 무엇인지 우리가 다시 질문하게 됐다.

포항은 ‘동해의 보석’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 이번엔 이 도시가 패션 씬의 의외의 돌풍으로 조명받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시니어 모델들은 평소 평범하게 지나다니던 포항 송도 해변, 중앙상가 길, 영일만 산책로 등 사방을, 때론 절제된 모노톤 트렌치 코트에 대담한 컬러 스카프를 곁들이고, 때론 버킷햇과 스니커즈, 진청 데님을 자유롭게 믹스매치하며 워킹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제대로 살린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시니어’라는 단어의 무게 대신, 신나고 자유로운 스트릿 패션의 결이라 할까. 그 사이사이 주변을 지나던 젊은 세대도 “오, 멋지다!”라고 감탄하게 만드는 에너지까지!

단순히 나이에 맞춰 ‘예의 바른 차림’에 머무는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래. 최근 글로벌에서 불고 있는 ‘실버 크리에이터’ 열풍과 맞닿아 포항도 변하고 있다. 특히 60~70대 시니어 모델 중에는 과감하게 샤이니한 액세서리와 볼드한 프레임의 선글라스를 소화하거나, 빈티지한 롱 재킷과 스포티한 점퍼, 레이어드 룩까지 즐긴다. 일상서 가뿐히 실천 가능한 ‘시니어 캐주얼’의 변신이 진짜 패셔너블! 실제로 이들 중에는 평생 바쁘게 일하다가 은퇴한 후 ‘내가 보고 싶었던 나’를 위해 스타일 실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분들도 많다고. 개중엔 손수 옷을 리폼하는 실버 패션 유튜버, 지역 사회 소규모 패션 동아리 리더, 전통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SNS에 올리는 분들도 발빠르게 등장! 날마다 ‘아직도 멋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포항만의 특이한 케이스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액티브 시니어’, ‘에이징 프리’가 키워드로 자리잡았고, 실제로 지난 5년간 국내 50대 이상 연령층 패션 시장 성장률은 8%를 훌쩍 넘는다(한국패션산업협회 기준). 대형 브랜드에서도 시니어 모델을 내세운 화보와 캠페인을 속속 론칭 중. 네덜란드에서는 시니어 전용 런웨이 이벤트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일본 오사카의 유명 백화점은 3~40대 부모세대와 함께 60~70대 모델을 겨냥한 PB브랜드까지 출시했다. SNS에서는 ‘그냥 할머니 옷이 아니라, 가장 나답게 입는 옷’을 해시태그로 자신만의 코디 플레이를 자랑하는 시니어들이 급증세!

포항을 비롯한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시니어 패션 강좌, 스타일링 워크숍, 개인 SNS 패션 챌린지 등 다양한 시도가 선을 보이고 있다. 옷장에서 매년 유행하는 스웨트셔츠, 미니멀 팬츠, 청바지, 경량 패딩 따위를 꺼내 입는 것도 어느덧 ‘나이 든’ 분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이 사라지고, 오히려 트렌드 흐름을 만끽하는 시니어 세대가 ‘멋’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중이다. 연령이 단순한 기준이 아니라, 삶의 층위와 즐기는 방식의 일부로 존중받기 시작했다. 지금의 시니어 모델들은 ‘누구든 자신만의 당당함이 곧 스타일’임을 보여주는 증표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도 있다. 여전히 일부 패션계나 사회의 시선은 “나이답게 입어야지”라는 고루한 인식을 고집하거나, 시니어 패션을 ‘마케팅용 볼거리’로 소비한다. 장수 이미지나 가족 중심 극화 광고에 시니어 출연이 많아졌어도, 정작 ‘리얼 라이프’의 생동감 있는 주인공은 아직 부족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는 “한 번쯤 나도 한계 없이 입어 보고 싶었다”라는 소감과 함께, 앞으로 더 다양하고 ‘일상친화적’인 시니어 패션 활약이 늘기를 바랐다. 시니어 모델 대회나 행사도 단기 이벤트에 그치는 한계 대신, 지역 사회와 패션 산업이 오랫동안 연계·확장해 나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포항의 이번 시니어 모델 런웨이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이제 막 확장되는 일상의 패션 문화, 그리고 ‘멋짐’에 대한 세대 무관한 상상력의 장이었다. 젊은 패셔니스타들의 개성도 좋지만, 인생 2막이 만들어내는 깊이와 경험치에서 비롯한 스타일은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힘과 매력을 지녔다. 결국 패션의 진짜 본질은, ‘나’를 발견하고 그 ‘나’를 당당하게 드러낼 때 완성되는 것임을 포항 시니어들이 신나게 입증했다. 오늘의 런웨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환영받는 꿈의 무대라는 사실. 다음 시즌, 더 다양한 곳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시니어들이 패션 씬을 밝히는 모습을 벌써부터 기대해본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포항의 멋쟁이 시니어, 삶의 2막을 런웨이에서 빛내다”에 대한 8개의 생각

  • ㅋㅋ패션에 은퇴란 없다더니 진짜네 멋집니다

    댓글달기
  • …이젠 동네 산책길이 다 런웨이구만…진짜 분위기 대박입니다

    댓글달기
  • 멋진 시니어분들 응원합니다. 패션에 나이가 어디 있겠어요.

    댓글달기
  • 이거보고 우리엄마도 해봐야겠다고 할 듯 ㅋㅋ 세상참 바뀌었네

    댓글달기
  • 패션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시네요🤔👏 보고 감동

    댓글달기
  • 이젠 다 모델하는 시대? 멋있긴한데 좀 부럽다ㅋㅋ🤣

    댓글달기
  • 포항 시니어분들 넘 멋져요🤔🤔 이런 게 진짜 라이프스타일 혁명 아님? 진심 앞으로 저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음… 주체적인 라이프 지지합니당!!

    댓글달기
  • 근데 결국 이거 다 기업 마케팅용 아니냐… 시니어도 소비 주체라고 띄워주는듯 하면서 다들 표면적만 소비하는 거 같기도… 그래도 옷 잘 입는 분들은 진짜 인정… 다음엔 시니어 패션쇼 하나 제대로 중계 좀 하자.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