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의 경계 확장,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해양디지털 생태계의 미래 주도권
해양디지털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협력의 장이 마련됐다. 최근 개최된 ‘해양디지털 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행사는 해양 분야 스타트업과 중견·대기업, 그리고 연구기관이 모여 기술 협업과 투자 확대, 데이터 활용 전략 고도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본 행사는 부산국제해양디지털센터와 한국해양진흥공사, 그리고 여러 해양디지털 선도기업 및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에서는 실증 데이터 기반의 해상물류, 해양IoT, 스마트 항만 및 에너지 인프라 관련 신기술 발표가 이어졌고, AI 기반 해양 데이터 분석 및 예측, 친환경 해양기술 솔루션 등 차세대 해양경제 주도 기술들도 집중 조명됐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실질적 성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해양 산업 특유의 보수적 시장 구조 내에서 이종 데이터 교환 및 크로스도메인 모델링이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해운·항만·조선 등의 현장은 공공 및 대형 민간 데이터가 파편화되어 있어 데이터 통합 및 시뮬레이션이 어렵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해양 데이터 수집량은 연평균 약 31% 증가세(한국해양데이터거버넌스 추진단, 2026)에 달하고 있으며, 2024년 이후 민간 데이터셋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AI기반 유의미 샘플 생성(시뮬레이션, 운항경로 예측 등)이 실증 단계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수급 데이터 기반 예측모델링도 기존 ARIMA, LSTM에서 MixFormer, Cross-Transformer 계열로 발전 중이며, 현장 실증 프로젝트 참가 기업 중 43%가 실제 운영 효율 개선(부산항 기준 연간 1,900TEU 가량 처리향상) 경험을 보고했다.
해상물류 데이터의 표준화와 실시간 처리 역량 강화 필요성도 여러 세션에서 반복 언급됐다. 참가 기업의 개방형 API 통합율(국내 기준 2026년 2Q)은 17%로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라는 점이 수치로 드러난다. 그러나 주요 중장기 투자자와 연구기관은 2028년까지 신속한 데이터 공유 프로토콜 도입시 시장규모가 2.1배 확대(시장조사업체 VMSI)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해상운행 빅데이터(날씨, 조류, 기상, AIS 신호, 엔진진단 등)와 선박 단말기 IoT화가 가속화되면서, 실시간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개발이 가장 단기적 ‘퀀텀 점프’로 꼽힌다. 참가사들은 이 분야에서 예지정비(Preventive Maintenance) 시스템, 실습기반 시뮬레이션 트윈, 최적 운항알고리즘 등 고부가 신사업을 적극 논의했다.
해양 오픈이노베이션 행사가 한국 해양디지털 산업 전체에 가지는 파급효과는 중장기 정책 뒷받침(데이터 표준화 법안, R&D 세액공제 확대 등)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24~2026년간 정부 R&D 지원증액 폭(전년대비 평균 12.9%, 과기정통부)에 상승세가 뚜렷하나, 유럽 및 중국 등 경쟁국의 공공데이터 통합률(35~46%)에 비교하면 당장 글로벌 표준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해외 선진항만(로테르담, 싱가포르) 벤치마킹사례에 따르면, 초연결 해상 네트워크 구성에서 초기 AI 데이터셋 학습용 품질관리체계를 얼마만큼 신속히 통합할 수 있는지가 향후 2~3년 내 시장목표 달성의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정량적 데이터 및 참석기관 취합 분석 결과, 국내 해양디지털/스마트 항만기업의 공동 R&D 착수건수는 2023~2026 누적 기준 81건에서 134건(연평균 18% 상승), 실증파일럿 운영사도 2025년 29곳에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54곳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여전히 데이터 표준, 데이터 신뢰성, 인력양성 등 병목점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했다. 실제로 행사 참여 스타트업의 60% 이상이 “데이터 공급-공유-인프라 운용 예산의 구조적 미비점”을 현장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글로벌 해양스타트업과 달리 국내는 데이터 활용 자체보다는 규제 및 거버넌스 리스크가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향후 디지털 해양생태계의 시장확장에는 개방형 플랫폼에서 빠른 데이터 생태계 구축 및 상호 연동성 강화, 라이선스 및 저작권 질의처리(2025년 기준 이슈건수 전년보다 2.6배 증가) 체계화가 핵심이다. 선진국들은 최근 도입중인 블록체인 및 분산원장기술 기반 데이터 인증·검증 시스템을 새로운 표준으로 보는 만큼, 국내 역시 비지정 노드방식 자료교환·스마트 컨트랙트 실험을 실증단지 중심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해양디지털 오픈이노베이션의 추세 데이터를 종합할 때, 당장 업계 매출의 변곡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연계기업의 ‘생태계 내 점유율·데이터 접근성·전문인력 유입률’ 등 중장기 지표가 꾸준히 우상향함은 분명하다. 조직간 데이터 연결망 구조가 어느 파트, 어느 단계에서 한 번 더 개선을 이끌어낼지가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의 중대한 관전 포인트이다. 해양 산업의 경계가 점점 더 데이터, 알고리즘, AI기반 의사결정 구도 위로 재편되는 현재,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의 내실 있는 정착이 곧 해양경제 전체의 국제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축이 될 것이다.
— 문지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