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일상이 된 습관의 재구성―식생활 변화의 현장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평일 오후 4시를 넘으면서 간식 코너에는 손님들이 몰려든다. 초콜릿, 과자, 견과류 등 진열대는 짧은 점심식사 이후 허기를 달래기 위해 소매치기처럼 집어가는 손길들로 분주하다. 간식은 더 이상 어린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직장인들도, 학생들도, 주부들도 저마다 ‘나만의 시간’을 짧게나마 확보하며 입 안 가득 무언가를 넣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2026년 1월, 국내외 다수 조사에 따르면 소위 ‘간식 시장’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성인 기준 하루 세 번 식사가 원칙이던 때와 달리 현대인들은 ‘틈새 섭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2025년 식품산업통계연보에서는 1인당 연평균 간식 구매액이 10년 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혀졌다. 편의점 간편식, 수입 스낵, ‘소용량’ 건강음료 등 간식은 빠르게 일상 깊숙이 침투했다. 간식 소비는 10~20대뿐만 아니라 40~50대 중장년, 그리고 60대 이상 고령층까지 전 세대적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식사의 해체’라는 사회적 흐름이 놓여 있다. 최근 외식·배달 증가로 한 끼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직장이나 학교, 집 어디에서든 필요할 때 소량식을 단시간에 섭취하는 행동이 늘었다. 일과 중 집중이 떨어지는 3~4시, 저녁 운동 전후, 밤 늦게 찾아오는 공복 등 간식 시간도 다양해졌다. 실제 전국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점심-저녁 사이 허기 해소” “야근 중 집중력 유지” “집에서 TV 보며 습관적으로 먹는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식품기업들은 간식 트렌드에 맞춘 제품 출시를 이어간다. 단순한 스낵을 넘어 고단백 저칼로리, 무설탕, 비건 간식, 심지어 수면을 돕는 기능성까지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온라인 쇼핑몰에서 ‘간식’ 키워드 검색량은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간식추천, #퇴근길간식 등의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진다. 1인 가구와 소규모 가족 구조까지 변화가 이어지며, 대용량보다 낱개 포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반찬 개념을 벗어난 ‘먹는 즐거움’이 삶의 질 개선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하지만 간식의 확산이 긍정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과식’과 ‘고열량식 중심 식단’ 비중 확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국립영양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이 최근 5년 새 상승세를 보여, 그 배경에 불규칙한 간식 섭취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청소년·청년층은 군것질을 통한 칼로리, 당류 섭취 증가로 건강을 해칠 여지가 크다. 실제 대학병원 영양상담소를 찾는 이들 중 절반이 “배고프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군것질을 한다”고 답했다. 사회 전체적으로 ‘간식 중독’ ‘먹방 SNS 노출’ 등 식문화에 대한 자기 통제력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간식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규칙적인 식사 간 ‘적절한 간식 섭취’는 혈당 유지,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등 긍정적 효과도 가져온다. 한 영양학 교수는 “단, 식사 대용이 아닌 콩, 견과류, 자연식품 등 건강 간식을 적절히 선택할 경우 오히려 영양 불균형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장시간 공복에 의한 저혈당, 폭식 예방 등 간식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관건은 습관적 또는 무절제한 섭취를 피하는 개인의 자기조절에 있다.
간식이 바꾼 우리의 식습관은 도시화, 1인 가구 증가, 디지털 환경 확산 등의 사회적 변화와 밀접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엔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과 식사 간격 자체가 불규칙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생활 구조 변화, 즉 식사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간식-식사-야식’의 연속선상에 있는 섭취 패턴이 주류가 됐다는 지적이다.
현장 곳곳의 목소리도 변화를 실감케 한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몇 년 전만 해도 간식은 아이들 위주였는데, 요즘은 40~50대 손님들이 직장에서 나눠 먹을 제품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밤 11시 이후 간편식, 스낵류 매출 비중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건강식품 판매처에서도 ‘견과류 간식’과 ‘무설탕 그래놀라바’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역 보건소는 ‘간식 올바르게 섭취하기’ 교육과 캠페인을 꾸준히 운영 중이다. 학교에서는 영양교사가 ‘히든 칼로리’, ‘당류 줄이기’ 등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기업 사무실에 견과류 디스펜서나 무가당 음료 자판기가 들어서는 움직임도 보인다. 식문화가 변함에 따라 일터와 공공장소에서의 건강관리 정책도 변화의 물결을 탄다.
기자가 한 달 간 현장 취재를 하며 마주한 가장 뚜렷한 인상은 ‘간식은 이미 선택이 아니라 본능적 습관’이라는 점이다. 출근길 버스 안, 학원가 골목, 동네 작은 슈퍼마다 간식 든 손길이 있다. 문제는 무심코 집어드는 그 순간, 자신의 식습관이 앞으로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인식하는가에 달려 있다. 식사와 간식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 지금, 이제는 개인별 맞춤형 식생활 관리 능력이 절실해 보인다.
2026년 대한민국의 식탁, 그 사이사이 ‘간식’이라는 작은 변화가 조용히 우리의 건강을 움직이고 있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집앞 편의점이 내 위장 파괴자🤔
ㅋㅋ진짜 요즘 간식 없으면 일 안됨… 공감
간식 때문에 혈당이 널뛰기하는 기분이랄까ㅋㅋ 너무 자주 먹게 되니까 조절이 어려워요! 건강 챙긴다고 무가당 바 같은거 사도 결국 맛이 없어져서 다시 일반 간식 찾게 되고… 그래도 적당히 먹고 스트레스 푸는 용도로 쓰는 것도 좋긴 하네요🤔 배고파서 신경 예민해지는 것보단 낫죠 ㅎㅎ
간식 문화, 21세기 최고 역작이라는 평 있음. 그리고 우리 부모님 세대도 이미 간식 전쟁 속으로 들어간 듯🤔 에너지 드링크, 소포장 고단백, 무설탕 제품 늘어난 거 보면, 시장이 아예 식사 대용 트렌드로 진화 완. 문제는 과식/과도한 영화 시청/야식까지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건강엔 치명타로 작용하는데도, 이를 통제할 실질적인 사회적 장치가 없다시피 하다는 것. 지금 필요한 건 간식 섭취 관리 매뉴얼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책, 그리고 언론의 꾸준한 관심 아닐까요. 물론 11시 이후엔 과자 무적권 금지령, 이거 정책 아님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