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공든 탑’ 조각투자 개척자 ‘루센트블록’ 구단주가 선수로, 딥테크 싹 잘리나

국내 조각투자 시장의 대표 주자였던 루센트블록이 창업 7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조각투자란 고가의 자산(미술품, 명품, 부동산 등)을 여러 명이 특정 지분만큼 쪼개 투자하는 새로운 금융기법으로, 최근 몇 년간 혁신과 모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소비자가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안전한 거래 플랫폼에서 미술품이나 운동선수, 부동산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의 소유권 일부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았다.

특히 루센트블록은 스포츠,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조각투자를 대한민국 내에 정착시킨 선구자로 꼽혔다. 실제로 회사는 미술품·스포츠 선수 이적료, 연예인 저작권 등으로 투자 대상을 빠르게 넓히며 ‘딥테크 기반 자산운용의 미래’라는 자신감마저 보여줬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제도적 규제 강화와 잇따른 투자자 보호 이슈, 그리고 금융당국의 반복된 경고는 조각투자 산업 전체를 흔들고 있다. 단순한 회사 내부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루센트블록의 창업자이자 CEO였던 구단주가 직접 주요 딥테크 개발자로 역할을 전환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조직의 핵심 리더가 경영보다 실전 개발 현장으로 한발 물러서게 된 것은 그만큼 벼랑 끝 위기의식이 강하다는 방증이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규제 틀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눈치 보며 혁신을 추진하다 보니 인재가 빠져나가고 기술 개발에 투입해야 할 자원이 사라진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대형 은행들은 잇따라 조각투자 관련 자산의 상품화 및 판매에 우려를 표하며 추가 심사 및 가이드라인 강화 의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조각투자의 침체는 단순히 신기술 한 분야에서의 실패가 아니라 금융 소비자와 투자자, 그리고 전체 경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건이다. 개별로 미술품 투자에 나섰던 30대 투자자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내가 낸 돈이 투명하게 보관·운용되는지, 나중에 내 몫을 제대로 찾을 수 있는지 계속 불안했다”고 말한다. 이는 곧 투자자보호 미비, 청산·분쟁 때 복잡해지는 소유권 구조, 시장 가격 왜곡 등 기존 규제가 지적해 온 핵심 문제와 맥락을 같이한다. 특히 최근 구독 경제와 조각 투자, 크라우드 펀딩 등 ‘실생활 혁신’을 내세웠던 핀테크 모델들이 연이어 좌초되는 현상은 적지 않은 씁쓸함을 남긴다.

한편 해외 상황을 살펴 보면, 미국과 유럽 역시 조각투자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이 등장했다가 수차례 규제와 반발, 이용자 신뢰 논란에 부딪혀 고전 중이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각투자 상품 일부를 사실상 미등록증권으로 간주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법령 정비와 투자자 보호 안전장치 마련이 늦어진 편이다. 투자자 보호와 혁신 촉진 사이는 늘 긴장의 줄다리기지만, 루센트블록 사태는 제도 미비가 만들어낸 ‘딜레마’의 결정판이다.

실제 소액투자의 문턱을 낮추고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조각투자 산업의 공로 역시 부정할 수 없다. 특히 20~30대 직장인과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기존 금융시장에 진입장벽을 크게 느끼던 집단이 조각투자를 통해 자산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그만큼 투자 적합성 심사와 사후 관리, 플랫폼의 신뢰성 확보 의무 역시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트 조각투자’의 경우, 미술작품의 실소유권 추적이나 평가가 어렵고, 경기 변동에 따라 가치가 급격히 출렁이기도 한다. 이런 점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루센트블록 등 플랫폼을 무조건 신봉하다 낭패 보는 사례도 꾸준히 보고된다.

실생활 예로, 2025년 하반기 서울에서 열린 한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에서는 조각투자 경험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내가 산 ‘지분’이 실제로 내 소유가 맞느냐”, “플랫폼이 망하면 내 지분은 어떻게 되냐” 같은 질문이 지속됐다. 답변하는 업체 관계자조차 “정부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는 대로 추후 안내드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는 후문이다. 참여자들은 결국 ‘핀테크 혁신’이란 말만 무성할 뿐, 현실적으로는 소비자가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다는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금융 산업 구조상 혁신이란 늘 규제의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조각투자 뿐 아니라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반 금융(딥테크) 등 신산업 모두가 연쇄적으로 좌초하고, 인재와 자금, 신뢰가 모두 빠져 나가는 상황은 한국경제의 미래동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경고다. 새로운 금융모델의 등장엔 당장 안전망이 완비되지 못한다는 사실을립상하더라도, 제도를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손실 책임-정보제공 의무의 ‘최소한의 기준’을 분명히 세워야 투자자와 기업, 모두를 보호할 수 있다. 일확천금 기대보다는 현실의 소비자 보호와 산업의 지속 가능성 정립이 더 우선임을 이번 루센트블록 사태는 다시 한 번 환기한다.

금융권의 뒤늦은 규제 강화나 업계의 무분별한 확장경쟁 모두 짚고 넘어가야 할 숙제다. 변화의 물결을 계속 타려면 혁신과 안전의 균형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각투자를 둘러싼 신뢰 위기는 어느 한 산업이 아닌, 한국 핀테크 전체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순간이 될 수 있다는 점. 소비자도, 혁신가도, 정책 당국도 이제는 선명한 고민이 필요하다. — 김유정 ([email protected])

‘7년 공든 탑’ 조각투자 개척자 ‘루센트블록’ 구단주가 선수로, 딥테크 싹 잘리나”에 대한 7개의 생각

  • wolf_molestias

    이래 놓고 또 스타트업 혁신국가 외치겠지 ㅋ 결국 소비자는 늘 실험 대상… 누가 책임질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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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거 보면 결국 새로운 거 투자하는 게 다 같지 뭐!! 검증도 안된 플랫폼에 돈 넣으라고 유행처럼 광고하더니 이 꼴… 투자자만 피해보고, 제도는 뒷북이나 치고, 결과가 뻔하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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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현실, 그 뒤엔 항상 제도 미비와 소비자 무방비가 있습니다. 조각투자라는 혁신이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규제 선진화+투자자 보호’라는 기본이 전제돼야겠죠. 본 기사처럼 다양한 소비자 목소리를 담아 더욱 입체적으로 보도해주시면 업계와 이용자 모두 도움 될 듯합니다. 산업의 미래가 단순히 트렌드가 되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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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도 좋고 다 좋은데!! 평범한 사람들 피해 없게 플랫폼만큼은 신뢰 보장해줘야죠!! 이번 사건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 더 많은 소비자 입장 기사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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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er_voluptatibus

    조각투자라 해서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피해 방식만 다르네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진짜로 꼼꼼한 정보 제공이 필수입니다. 기자님 친절한 설명이 특히 도움이 되네요. 앞으로도 핀테크 분야 꾸준히 취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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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라는게 쉬웠으면 다 부자됐지. 현실은 늘 위험, 특히 이런 인터넷 기반 상품은 더… 소비자 입장에서 정책, 규제 모두 꼼꼼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 많네요. 이번 사례가 경각심 일으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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