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인간의 글쓰기란 무엇인가

인공지능(AI)이 시를 짓고 소설을 쓰는 시대가 도래했다. 포털의 검색창에서 AI가 생성한 시와 단편을 손쉽게 만날 수 있고, 출판사들은 AI와 인간이 협업한 문학작품을 앞다퉈 출간하고 있다. 2026년 초, 이런 움직임은 국내외 출판 산업뿐 아니라 대중문화와 교육시장, 창작자 개개인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간의 복잡한 정서, 집단적 기억, 사회적 배경이 한 문장 속에서 공명해온 오랜 전통과, 기계적 알고리즘이 생산한 완결된 문장 사이의 경계는 이제 흐릿해졌다. 세계 각국에서는 ‘AI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부터 ‘인공지능이 쓴 작품의 문학적 의미’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이 AI 도구를 ‘글쓰기 대행’에 쓰는 부작용이 보고되며 교사와 학부모, 작가들 사이에 깊은 고민을 안기고 있다.

시와 소설은 인간 내면의 복잡한 충동, 문화와 사회의 긴장,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되어왔다. 하지만 GPT 계열 언어모델, 감성 분석 기반 AI 시인 등 인공지능 문학 창작 도구의 도입으로 ‘누가, 왜,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AI가 아카이브 된 방대한 출판·미디어 데이터를 흡수해 어느정도 완결성 있는 텍스트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이제 논쟁의 영역이 아닌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대형 문학상 일부에서는 ‘AI 협업’ 출품을 허락하고, 심사위원들은 작품의 창의성·장인정신·인간적 통찰력 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 앞에 놓였다. 문단과 출판사는 혼란을 겪는다. 신진작가들은 ‘AI의 시대에도 인간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려 분투한다. 동시에 독자들은 자신이 읽고 감동받은 문장이 ‘실제 인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가’에 거듭해서 물음을 던지게 된다.

전통적으로 글쓰기란 인간의 사유와 성찰, 감정의 표현, 타인과의 소통·공감이 복합적으로 얽힌 행위였다. 한 명의 작가는 시대정신, 지역 커뮤니티, 개인적 상처 등 미묘한 배경 위에 언어를 쌓으며, 독자는 그 흔적을 따라가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했다. 반면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셋에서 패턴을 뽑아내고, 재조합한다. GPT 류 모델이 만드는 서사에는 인간의 의도적인 무의미, 해석의 여백, ‘내면 고백’과 같은 본질적 요소가 종종 결여된다. 인간 작가가 의도적으로 비워둔 감정의 틈, 불완전성에서 비롯된 진동, 사회적 단절과 연대에 대한 고민은 데이터로 치환되지 않는다.

관점의 전환도 필요하다. AI가 시를 짓고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과학기술의 진보는 한편으로 문학의 본질적 가치를 곱씹게 한다. 글쓰기의 사회문화적 의미, 특히 한 사회의 역사와 정체성을 ‘글’로 조형하는 행위가 단순히 내용의 전달을 넘어서 집단정체성 형성에 기여해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망각한다. 근대 이후 급속히 변해온 한국 사회에서도, 문학은 사회운동과 집단 트라우마의 기록이자, 각계각층 개인들의 연대 방식이었다. 비단 거대한 ‘거시 서사’뿐 아니라, 이름도 없는 이들이 삶의 모퉁이에 남긴 작은 메모, 가족의 편지, 주변인과의 대화 속 문장 또한 동일한 맥락 속에 존재했다.

이렇듯 AI 글쓰기 시대에 인간이 여전히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전문가들은 두 가지 핵심을 꼽는다. 우선 인간 고유의 ‘서사적 욕망’—상처를 드러내고, 타인과 자신의 삶을 이어가려는 강박적 욕구—는 삭제될 수 없다. 또한 각 개인의 경험, 사회적 위치, 안목과 관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방식으로만 진정한 공감과 연대감이 싹튼다. 근래의 문학평론에서도 AI가 만들어낸 텍스트가 흉내내지 못하는 ‘개인화된 언어의 떨림’, 현실과 상상, 실패와 좌절, 의식적 결단 등이 살아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갑작스런 사회 변화, 기술진보와 인간성의 경계 논쟁은 서양의 문학계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계속된다. 김영하, 은희경 같은 주요 소설가들은 공통적으로 “AI가 창조적 모방은 가능하나 인간 심연에 스며든 감정의 흐릿함, 무의식은 차용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한다. 2025년 출간된 ‘AI와 인간의 글쓰기’(박성태 저)처럼, 실제 창작 현장에서 AI와 인간이 협업하는 과정 역시 문학의 새 길임을 보여준다.

교육과 공론의 장은 좀 더 복잡하다. 10대부터 대학생까지, 이미 많은 학생이 과제, 발표, 자기소개서 작성에 AI 서비스를 활용한다. 일부 교육자들은 ‘창의성의 위기’, ‘글쓴이의 정체성 상실’을 우려하지만, 일선에서는 AI 활용 역량이 곧 ‘새로운 문해력’으로 여겨진다. 빠르게 읽고 구분하며, AI가 만들어낸 텍스트와 인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글의 결을 식별하는 능력, 즉 비판적 읽기와 재창작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창작자들 역시 ‘AI와의 경쟁’이 아닌 ‘공존’을 실험한다. 예컨대, 단순 묘사·통계적 데이터·패턴 반복은 AI에 맡기고, 자신의 경험에서 뽑아낸 내밀한 서사, 사회와 역사에 대한 독자적 해석, 불완전성과 결핍을 오롯이 드러내는 작업을 중심으로 ‘인간적 서사의 가치’를 찾아간다. 공공 도서관, 지역 창작집단, 문학상 등에서 ‘AI시대의 인간적 글쓰기’를 주제로 한 토론과 공동 프로젝트가 활발하다.

결국 AI가 글을 쓴다 해도 인간의 글쓰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무수한 정보와 패턴 속에서, 인간은 여전히 각자의 경험과 고민, 분열된 세계 속 응답을 언어로 기록한다. AI 시대의 글쓰기는 도구의 진화에 맞서, 다시 인간의 감각과 내면적 정직성을 복원하는 일로 향할 수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쓴 시와 소설을 읽으면서도, 그 이면에 인간의 취약함과 살아 있는 목소리가 담긴 언어를 귀 기울여 찾는다. 기술혁신이 창작의 영역을 넓히고 문학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는 시대, 인간만의 ‘흔들림’, ‘사유의 여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공감’이야말로 진정한 글쓰기의 출발점임을 재확인한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AI시대, 인간의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5개의 생각

  • 문득 걱정되네…나중에 시집 표지에 ‘AI 작’ 써 있다면 좀 이상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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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시 쓰면 점점 시집은 데이터 책이겠지ㅋ 비판적 읽기 진짜 더 중요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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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무슨 문학성까지 대체한다는 얘기 여러 번 들었는데, 결국 사람 손길이 없는 텍스트가 진짜 먹힐지 아직 의문임. 언젠가 감동까지 자동화되는 세상이 오는 걸까 싶기도 하고…그래도 어색한 뭔가 분명 남겠지. 인간 만의 리듬, 사유의 결은 ai가 쉽게 못 따라감. 오히려 이런 변화가 인간 고유성의 가치를 더 부각시키지 않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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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다음 노벨문학상도 AI가?🤔 그날이 오면 진짜 세상 미쳐돌아간다고 인증할 듯ㅋㅋ 근데 인간만의 불안정성, 그게 문학 본질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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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젠가는 CEO도 AI가 하고 작가도 AI가 하고, 정치인도 AI가 하고… 인간은 그저 소비만 하게 될 듯. 창조의 기쁨은 남아날까. 인간 글쓰기의 의미? 이제 박물관에 전시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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