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션 런웨이까지 진출한, 플리스의 화려한 변신

겨울이면 무심히 입고 나가던 플리스가 프리미엄 패션의 중심으로 재탄생했다. 주요 유럽 패션위크에서 한동안 기능성 위주의 ‘실용성 대명사’였던 플리스가 하이엔드 브랜드의 런웨이에 오르며,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 빈티지 아우터의 포근함과 거친 텍스처, 그리고 컬러감으로 사랑받던 플리스가 이젠 엣지 있는 실루엣과 구조적 변주, 테일러드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어우르고 있다. 일상과 아웃도어의 경계를 넘나들며, 패션 감각이 깃든 도심 속 마스터피스로 떠오른 셈이다.

런던, 파리, 밀라노, 그리고 서울까지. 2026년 초 패션위크의 시그니처 피스 중 하나로 떠오른 플리스는 그야말로 텍스처의 해석이 바뀐 아이템이다. 단순히 보온과 실용성만을 위한 패브릭이 아니라, 컬렉션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메인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구찌와 루이 비통, 발렌시아가 등 하이엔드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다양한 플리스 아이템을 선보이며 양극단의 미학이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 관찰된다. 스포티하고 볼드한 집업 버전부터, 벨벳 듯한 광택을 내는 스트럭처 재킷, 플리스와 가죽·데님 소재를 믹스한 아방가르드한 작품까지 등장했다.

플리스의 스타일링은 자유분방한 믹스&매치의 미학을 한껏 끌어올렸다. 스트리트 감성이 섞인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무심하게 걸친 후디, 클래식 재킷과 만난 하이브리드 아우터 등 새로운 조합이 시즌마다 끊임없이 진화한다. 여기에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결합되어 리사이클 원사, 업사이클링 디테일도 눈에 띈다. MZ세대의 개성과 실용성 욕구를 모두 충족하며, ‘#고프코어’ ‘#에코웨어’ ‘#뉴트로’ 등으로 인스타그램 피드를 장식한다. 플리스가 제공하는 포근한 심리적 안정감과 대담한 디테일이, 불확실한 시대의 도시 라이프스타일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패션 소비자의 심리적 변화가 깔려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집에서 입던 편안한 옷차림이 삶의 표면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자기표현의 도구로 기능성 소재를 선택한다. 과거엔 아웃도어 룩에 국한됐던 플리스가 이제는 감각과 에너지, 소속감까지 전달하는 패션 키워드가 된 것이다. ‘프리미엄 플리스’ 트렌드는 코로나 이후 패션이 지향하는 새로운 ‘힐링 웨어’ 문화와도 맥락이 닿는다. 각종 위기와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요즘, 자기를 위하고 싶은 심리, 유연하게 일상을 지키고 싶은 욕구가 플리스의 매력과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스타일과 실용성, 지속가능성의 삼박자를 동시에 갖춘 아이템이라는 점이 새로운 소비자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패션 시장의 변화 흐름 속, 브랜드들은 플리스를 크리에이티브 캔버스로 삼아 독창적인 디테일과 질감의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화려한 컬러블로킹, 기하학 패턴, 모노톤 대비감, 심지어 아트워크 프린트까지 다양한 트렌드 코드가 가미된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구분마저 점점 옅어지며 젠더리스 룩의 대표 텍스타일로도 불린다. 전통적인 겨울 의류를 뛰어넘어, 시즌리스 워드로브 필수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트렌드 전문가들은 플리스가 가진 위트와 온기는 ‘현대적 패션의 심리적 안정감’을 상징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위로가 되는 감각적 사치품이 될 것이라 내다본다.

플리스가 하이패션의 언어를 얻게 된 과정, 그리고 소비자들이 동시에 감각과 심리를 채우는 방식을 읽으면, 오늘날 패션의 진화 방향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단순한 방한 아이템의 범주에 머물렀던 플리스는 명실공히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감각적 혁신과 힐링을 동시에 전한다. 부드러운 텍스처 뒤에 감춰진 소비자의 욕망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디자인의 실험적 도전이 펼쳐지는 이 장면은 2026년 패션 소비지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소비자는 이제 플리스를 통해 당당하게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며, 동시에 시대적 불안과 긴장도 품어 안는 것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하이패션 런웨이까지 진출한, 플리스의 화려한 변신”에 대한 4개의 생각

  • 와 플리스가 하이패션이 된다고요?ㅋㅋ신기합니다. 옛날에 그 두툼한 옷이 이젠 유행이라니 ㅋㅋ 대세 제대로 타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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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리스의 재해석이 눈길을 끄네요. 실용성을 넘어 하이엔드 무드까지 접목한 점은 확실히 시장 흐름에 부합한다고 봅니다. 디테일의 차이가 소비자 감성에 잘 파고들었네요. 지속가능성까지 고려되는 게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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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리스의 변화가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함. 몇 년 전만 해도 단순히 추위를 이기는 옷 정도였는데, 하이패션까지 등장하다니 트렌드의 변곡점을 보는 느낌임. 업사이클링 같은 요소도 들어갔다는 게 의외로 현대 소비자들 인식에 들어맞아서 신기. 기반은 여전히 실용성이라 더 오래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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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voluptatem

    진짜 요즘 길거리 스타일 보면 플리스 아닌 사람이 드문 것 같아요🤔 평범했던 플리스가 이렇게 진화하다니, 역시 패션은 항상 재해석의 연속인 듯! 앞으로 어떤 텍스타일 조합이 나올지 기대감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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