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크 트렌드 레터] 봄의 싱그러움을 완성하는 묶음 머리 가이드
꽃샘추위가 한 번쯤은 뺨을 스치고 가는 계절, 옷장만큼이나 스타일을 바꿔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차분하면서도 싱그러운 느낌’을 겨냥한 2026년 봄, 패션계는 지금 ‘묶음 머리’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부티크 뷰티숍은 물론이고, 스트리트부터 런웨이까지 올려 묶거나 낮게 질끈 묶은 헤어, 자연스럽게 흐르는 잔머리까지, 헤어스타일은 다시 새롭고 재기발랄하게 진화 중이다. 이번 트렌드 레터에서는 묶음 머리가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지, 그리고 이 아이템이 왜 ‘봄룩의 뉴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하는지 한 방향으로만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좀 더 넓게 파고들고 싶다.
2026년, 묶음 머리는 이제 ‘실용성’과 ‘가벼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 몇 년간 미니멀리즘과 손쉬운 데일리 스타일의 대명사로 자리했던 로우번(low bun)이나 하이 포니테일 같은 스타일이 지루하다고 느꼈던 이들도 올해는 색다른 변주에 눈이 간다. 구찌, 프라다, 쟈크뮈스 등 글로벌 하우스 브랜드의 2026 S/S 쇼는 우아함과 사랑스러움, 그리고 빈티지 무드까지 자유로이 넘나드는 묶음 머리 연출로(특히 둥글게 말아 고정한 번이나 립스틱 컬러와 맞춘 리본 포인트 등) 단순히 머리를 묶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룩의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이 현상은 국내 브랜드와 스타일까지 이어진다. 패션과 뷰티 영역을 가볍게 오가는 MZ세대를 위해 지방시 스타일 따라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도록 낮은 번이나 헝클어진 듯한 포니테일을 선보이는 로컬 브랜드도 부쩍 많아졌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묶음 머리 챌린지’가 연일 조회수를 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패션 아이템 하나를 설명할 때 ‘실용성’만을 강조하던 시대는 끝났다. 모던한 니트·셔츠부터 페미닌 원피스, 컬러풀한 가죽재킷까지, 묶음 머리는 룩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슈퍼 아이템. 스타일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부여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의 키치(kitsch)함, 혹은 클래식함까지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오프라인 부티크 헤어샵에서는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스카프 번’, 텍스처드 로우번 등 다양한 무료 클래스로 MZ의 집객을 돕고 있다. 또 ‘3분 만에 완성하는 셋팅법’, ‘귀여운 곱창 머리끈 고르는 꿀팁’ 같은 숏폼 콘텐츠들이 봄 패션 검색량과 동반해 급상승 중이다. 리본핀, 헤어클립, 컬러 고무줄 등 액세서리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 ‘볼드&플러피’에서 ‘스마트&데일리’로의 전환이 느껴진다.
트렌드를 분석해보면, 올해는 ‘너무 공들인 티’를 내지 않는 것이 포인트. 드라마틱하게 올려 묶은 업스타일도, 일부러 잔머리를 남긴 자연스러운 로우번도 모두 자연스러움을 더해준다. 특히 블랙·브라운·네이비 같은 기본 컬러 대신 베이지나 톤온톤 파스텔 리본, 애슬레저웨어에 믹스매치한 빈티지 스크런치 활용이 눈에 띈다. 오히려 조금은 엉성하게, ‘나 지금 급하게 묶었어’ 느낌을 살리면 더 멋스럽다. 국내 패션 커뮤니티와 뷰티 유튜브 채널에서는 ‘묶음 머리=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공식이 이미 통설처럼 소비되고 있다.
에디터의 시선에서 주목하고 싶은 건 해체적이고 유연한 태도의 묶음 머리다. MZ는 공식적인 자리에선 단정한 로우번, 친구들과 카페 데이트에선 올리브색 리본을 추가하고, 직장에선 헤어핀 하나로 포멀함을 챙기는 등 컨텍스트에 따라 판을 달리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브랜드들의 상품 전략에도 영향을 주는 중이다. 이미 하반기 롯데·현대백화점에서 헤어 액세서리 팝업이 30% 이상 꾸준히 늘고 ‘묶음 머리’ 연관 키워드 검색량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 심지어 남성 라인업 역시 젠더리스 트렌드와 맞물려 묶음 머리가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교차 확인된다.
‘흔하지만 그만큼 무한히 재해석되는’ 아이템이라는 점이 바로 묶음 머리의 매력 포인트다. 정해진 룰도, 어색한 분위기도, 억지로 멋 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옷장에 새 옷을 추가하지 않아도, 데일리 백과 신발이 같아도, 헤어 하나 바꾸면 봄 분위기가 훅 하고 스며든다. 헤어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봄-여름 내내 ‘머리는 묶되 자신만의 취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액세서리 마케팅에도 힘을 실을 거라 전망한다. 일반인부터 셀럽, 아이돌까지 모두가 함께 만드는 ‘묶음 머리의 봄’. 패션은 결국 나답게, 가볍게, 올봄 묶음 머리 하나면 충분할 듯하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패션=머리끈ㅋ 결국 인간은 반복한다는 것이지… ㅋㅋ 묶으라고 하면 풀고, 풀려면 또 묶고 다 그놈이 그놈
묶음머리의 정석과 자유로움 동시에 전달해주셔서 좋네요🤔 기사에서 언급한 다양한 방식이 각자 개성 살리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부티크 트렌드 정보 자주 올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묶음머리 얘기ㅋㅋ 트렌드 진짜 빠르네~
진짜 이젠 유행이 왜 이렇게 빨라지는지 모르겠네. 오늘 묶음머리 내일 풀림 패턴처럼 왔다 갔다… 매일매일 다른 기준 생기는 듯. 그래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스타일 바꾸는 거 보면 시대가 재밌긴 해. 나도 내일 회사 가서 한번 따라해봐야겠다.
매년 반복되는 거 같은데 자꾸 새 트렌드라고 우기는 거 보면 패션이란 게 참… 그래도 가볍게 즐기긴 좋지 반쯤 놀라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