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1조 시대, ‘배그’의 한계와 다음을 묻다

크래프톤이 2025년 기준,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고지를 처음으로 밟았다. 이 수치는 게임업계 톱티어에 준하는 압도적 성과다. 전 세계 시장에서도 ‘배틀그라운드(배그)’라는 단 한 타이틀로 이룬 실적은 이례적. 다른 빅퍼블리셔들이 복수 IP로 리스크를 분산하거나, 모바일·콘솔·클라우드 등 플랫폼 다양화를 강화하는 흐름과 달리 크래프톤의 수익 구조는 한 방향으로 꽤 집중돼 있다. 그렇지만 지금, 바로 이 시점이 크래프톤 내부와 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기로가 되고 있다.

패턴은 분명하다. ‘펍지: 배틀그라운드’가 FPS 배틀로얄 메타 전환의 선두주자로 글로벌 이슈를 몰았고, 출시 7년차에도 중동·남미·동남아 등 신시장 확장에 성공, 스티밍(PC)과 모바일 모두 흥행파워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이 ‘배그효과’는 넥슨과 엔씨, 텐센트 등 동종 대기업들의 시계와 비교해 손에 쥔 무기 하나로 승부하는 그림에 가깝다. 실제로 2025년 하반기 이후 배그 매출의 성장세는 10% 내외로 다소 둔화 양상이 감지된다. PC방 점유율, 대회 시청 수치, 크리에이터 콘텐츠 노출 등 메트릭스도 매년 역동성을 조금씩 잃고 있다.

여기서 크래프톤의 고민이 깊어진다. 대기업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단일 메가히트 IP를 리뉴얼 반복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TFT, 발로란트 등 파생/확장성으로 생태계 확장에 성공했고, 블리자드마저 ‘오버워치2’, ‘디아블로4’로 리스펙트 브랜드 믹스로 버티는 중. 크래프톤도 이를 인식하며 ‘프로젝트 블랙버짓’, ‘문브레이커’,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차세대 라인업 다각화에 공을 들였다. 문제는 실적이다. 완전히 새로운 유입을 끌어오는 데는 미진했고, 배그 팬덤에만 기댄 신작은 글로벌 스탠다드 공략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패턴 분석을 더하자면, 크래프톤이 추구하는 게임 메타는 지속적으로 ‘GaaS(Game as a Service)’와 모바일-글로벌 원빌드에 집중돼 있다. 배그도, 후속작도 대규모 시즌제 컨텐츠, 대형 e스포츠 리그, 인게임 스킨 판매와 배틀패스 구독모델로 마디마다 캐시플로우를 만든다. 시장 전반의 메타도 비슷하다. 다만, 2026년 현재 세계 게임산업의 중심축은 ‘멀티 IP+멀티 플랫폼+크로스 장르’로 이동 중. 텐센트, 소니, 오늘은 심지어 MS까지 클라우드, AI, UGC(유저 생성 컨텐츠) 플랫폼 밸류체인 펌핑에 열중이다. 크래프톤에게 주어진 숙제는 ‘배그’ 이후, 오픈월드 액션은 물론 서브컬처, AI/VR, 하드코어 UCG까지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있다.

투자사도, 팬덤도 이제는 크래프톤의 ‘넥스트 빅싱’을 요구한다. 주가 역시 올해 1분기 ‘1조 돌파 호재’ 이후 완만한 조정세를 보인다. 더 새로운 도전, 더 넓은 게임 생태계, 글로벌 유저의 호응을 이끌 후속작이 절실하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미드코어 RPG, 서브컬처(애니풍 캐릭터), 판타지 액션 등 신장르 테스트베드와 해외 스튜디오 M&A를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는 이 시도를 ‘포트폴리오 전환의 조용한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당분간 방대한 배그 캐시카우로 안정적 실적은 유지하겠지만, 혁신에 실패하면 두 번째 엔씨, 두 번째 블리자드 리스크로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크래프톤엔 선택지가 두 가지뿐, ‘새로운 IP로 또 한 번 전 세계를 흔들 것인가’, 아니면 ‘배그의 영광만을 리뉴얼하며 정체기에 머무를 것인가’다. 게임 메타와 시장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지금, 크래프톤이 하이퍼 성장의 2막을 열지, 아니면 초절정 하나짜리 회사로 회귀할지 주목된다. 팬과 투자자 모두, 다음 스텝을 기다리고 있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크래프톤 1조 시대, ‘배그’의 한계와 다음을 묻다”에 대한 3개의 생각

  • 배그 없이 크래프톤 뭐하지?!! 한끗차이 제대로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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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물만 너무 파는 거 같아요!! 곧 한계 올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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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많이 벌어도 한 게임만으론… 불안해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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