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탕감·파산면책’의 경제적 상식과 산업 현장: 균형점은 어디인가
이대통령이 최근 공식 자리에서 “채무 탕감·파산면책이 경제질서에 바람직하며, 이는 경제학적 상식에 부합한다”고 발언한 배경에 산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발언은 최근 소비자 파산, 자영업자 채무 불이행 등 경제적 약자 보호 논의가 정점에 다다른 시점에 나왔다. 은행권과 여러 금융·제조기업에서 개인 및 법인 파산 신청이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 역시 개인회생·파산 절차 간소화, 연대보증제 점진 폐지, 부실채권정리(PIF) 등 제도 개선 신호를 보내왔다. 국내 주요 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 2025년 말 기준 연체채권 비중이 1.7~2.4% 사이로, 2022년 말 대비 소폭 상승해 건전성 부담을 안고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파산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주로 경기침체의 장기화, 금리 정상화,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제조·자영업, 플랫폼 산업 등에선 코로나19 재확산·수요 부진이 이중고로 작용했다. 반면 생산측면에서는 미국·유럽에서 이미 수년 전부터 “한계기업 도산 정리→생산성 제고→산업 재편” 공식이 반복되고 있고, 실제로 OECD 각국은 개인 및 법인 파산제도의 접근성을 높이며 경제 역동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파산면책 확대 또는 채무탕감 원칙의 ‘정책적 정당성’ 논쟁이 제기된다. 과거 관행적으로 채무자 자체의 모럴해저드만을 우려해왔으나, 현 정부·학계 논의에선 상환능력을 상실한 취약계층의 회생을 ‘경제생태계 회복력’으로 접근한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이같은 유연성은 결제·금융시스템 안정과 소비여력 유지, 산업생태계 재정비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다수 제시된다. 일례로 파산면책 이후 반등한 미국 중소제조업의 총생산성 증가(2020~22년 연평균 3.1%)와 실질 GDP 성장(동기간 2.7%)이 대표적이다.
정부 재정, 금융권 손실, 도덕적 해이 간의 균형이 실질 쟁점이다. 금융·산업계에선 단기적으로 부실화 리스크와 금융시장 신뢰 저하를 경계하면서도, 구조조정·회생절차를 통한 ‘리셋’의 효과에 주목한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들도 완만한 회복 국면 진입 이후 사업재편 과정에서 유사한 재무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중견·중소기업 간 협력 생태계 내 부실 정리와 재도약의 선순환 사례가 근래 증가하며, 정책방향의 시장 신호 효과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정책집행의 세부 기준은 지속적으로 상충된다. ‘책임 있는 실패’를 담보할 수 있는 파산면책, 상환능력 재평가의 투명성, 금융기관 리스크관리의 현실적 한계 등 복합적 문제가 산재해 있다. 도덕적 해이라 지적하던 목소리는 금융기술, 신용평가 고도화와 같은 디지털 전환 등으로 낮아진 측면이 있으나, 연쇄부실 또는 파산남용 가능성 경계론도 여전하다. 올 1분기 기준 금융권에서는 연체율 관리 강화, 리스크 분산 인프라 투자에 힘을 쏟고 있으며, 최근 시행된 자율 협약(산은-기은-우리은행 등)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과 채무탕감 병행의 현실적 모델로 주목받는다.
종합하면, 이대통령의 채무탕감·파산면책 발언은 국내 산업·경제 전반에 구조조정과 회복의 ‘안전판’ 필요성 그리고 경제 시스템의 선순환적 혁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경영자, 정책입안자, 금융기관 등 경제 주체들은 책임성과 회복성의 균형을 찾는 구체적 설계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향후 관련 입법 및 제도 개선 추진 과정에서, 채무자 권익뿐 아니라 산업 생산성, 금융시장 신뢰, 고용 유지 등 다층적 효과가 균형 있게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
— 조민수 ([email protected])

정책적으로 채무탕감을 확대하자는 건 취약계층엔 도움이 되겠지만 이게 결국 신용 사회 자체의 기반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은가 싶군요. 근본적으로 시스템 신뢰를 지키는 선에서 ‘선별적 면책’이 돼야 한다 생각합니다. 경제적 약자 구제와 시장 신뢰 사이 무게중심, 정부가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어려운 문제이니만큼 경제효과에 대한 장기추적과 반복 검증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