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돌봄의 책임’ 위에서 무너진 권리 – 카카오 육아휴직 사태를 바라보며
4월 초, IT 대기업 카카오의 일부 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통보를 받았다. 육아휴직 중이거나 출산휴가를 앞둔 이들에게 회사 측은 ‘자동차를 폐차 처리하겠다’는 식의 탈퇴 안내, 심지어 휴가 일정을 임의로 변경하라는 요구까지 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창 성장하는 아이를 품에 안고 있던 박진아(가명) 씨는 최근 회사 인사 담당자에게서 알 수 없는 전화를 받았다. ‘휴직이 길어지니 업무 복귀를 서둘러 달라’는 본론에 이르기까지 묘한 압박성 멘트가 이어졌다. 처음엔 동료의 불운쯤으로 여겼지만, 동료 몇몇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박 씨에게 연락해왔다.
직원을 소모품 취급하는 인사 관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출산과 육아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조차 주요 기업이 이렇게 적나라하게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실에 직원들은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한 육아휴직 직원은 “휴가가 무슨 민폐인 줄 알았다. 회사가 타협을 요구할 때마다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복귀를 앞둔 또 다른 직원은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홍보하지만 막상 쓰려면 눈치 보기가 심하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5년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및 IT기업 중 육아휴직·출산휴가자에 대한 미묘한 불이익을 경험한 비율은 23%에 달한다. 절차상 문제부터 복귀 업무 배제, 인센티브 삭감 등 ‘공식적이지 않은’ 불이익 사례는 꾸준히 쌓이고 있다. 이는 법적 권리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돌봄의 책임은 오롯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여전하다. 제도는 겉으로 보기엔 평등의 문을 열어두지만, 내부 시스템은 직원 개개인의 희생 또는 집단의 분위기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는 이들에게 회사는 ‘휴직이 곧 마이너스’라는 메시지를 묵시적으로 전하는 셈이다. 김수진(37) 씨는 지난해 첫 아기를 낳았으나 3개월 만에 업무로 복귀했다. “회사 눈치가 그렇게 심할 줄 몰랐다. 복귀 후엔 맡던 프로젝트에서 떨어져 동떨어진 일만 맡았다”며 “일터에 애써 돌아와도 가치가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불편과 부조리가 ‘특정 사내 문화’로 빠르게 굳어진다는 것이다.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무리 없이 사용한 직원이 별종 취급을 받는 사이, 후배 직원들은 꿈조차 꾸지 못한다. 회사가 돌봄의 시간조차 업무 효율, 계약 논리로 재단할 때,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울타리를 위험에 내몬다.
물론 경영진도 나름의 목소리가 있다. 카카오 측은 “사내 인력 운용 개선 및 역할 조정 차원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하지만, 현장 취재에서는 직원 인권 보다 사업 리스크 최소화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대기업에서 발생한 유사 사례를 취재하며 만난 복수의 HR 담당자는 “너무 제도에만 얽매이는 직원들이 늘어 혼란이 크다”며 변명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업무 강도를 비하면, 휴직 대상자 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라는 사회적 주문과 현실의 벽. 서로 어긋난 퍼즐처럼, 오늘날 워킹맘·워킹대디들은 불안정한 돌봄 현장에서 몸과 마음 모두 소진된다. 출산율 통계를 들먹이기 이전에, 기업·공공기관 모두가 사람의 삶을 우선하는 구조로 다시 써야 한다. 우리는 돌봄을 업무 효율이나 손익 계산서가 아닌, 사람 중심의 이야기로 되살릴 때 비로소 나아질 수 있다. 피로감에 지친 직원들이 “차라리 회사를 떠나겠다”고 생각할 때, 그 부담과 상처는 고스란히 가족과 사회로 번진다. 돌봄 권리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기에, 이를 지키는 일은 모두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카카오 사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터, 삶터를 비추는 거울이다. 변화는 누군가의 결단이 아니라, 작은 공감에서 시작된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더 이상 눈치 보지 않는 세상. 성과나 효율이 아닌 사랑과 배려가 우선되는 조직. 그런 헝클어진 일터를 돌봄의 온기로 바꿔야 한다. 시행착오와 아픔마저 품어야 건강한 성장과 변화를 맞을 수 있다. 돌봄을 강요의 대상이 아닌, 모두를 위한 권리로 여기는 사회 한 가운데에서, 오늘도 힘든 걸음을 내딛는 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아이고…나같음 퇴사함;;
와 진짜 할말을 잃었습니다…이러니 시대가 퇴보하죠!!
요즘 대기업이라는 곳들…일만 시키고 사람은 안 보네!! 그토록 육아휴직제도 홍보하더니 결국 직원 내치고 책임은 안지려 하지…똑같은 일 반복하는 거 보면 답답하다 싶기도 하고요. 근로자 입장에선 지옥 문턱일 듯. 남의 일 같지 않아 더 서글픕니다. 아이 키우라는 사회, 돌보지 않는 조직, 이래서 누가 결혼하나 싶어요. 이런 현실에선 출산율 떨어지는 거 당연하고요. 근본부터 바뀌지 않는 한 악순환의 반복!! 대책 있다고 떠들기 전, 한사람이라도 덜 울게 바꿔야 진짜죠!!
육아=폐차? ㅋㅋ 시대 바뀌었대매ㅋ 진짜 개탄스럽다
ㅋㅋ 나라가 애 키우는 거, 기업이 책임 지는 거, 아무도 안 해요 경험담임. 육아휴직 쓰면 왕따, 안 쓰면 탈진ㅋㅋ 무한반복…
아휴…이게 바로 IT강국의 현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