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첫 라틴 그룹 ‘산토스 브라보스’ – 근면성실로 K팝의 경계를 넘다
넓은 연습실 한가운데, 매트가 깔린 바닥 위로 산토스 브라보스의 멤버들이 구슬땀을 흘린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ADOR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라틴 그룹이 데뷔를 앞두고 쉴 새 없는 안무 연습을 이어가는 장면은 카메라 밖의 고요와는 또 다른 열기로 가득 차 있다. “K팝 시스템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근면성실함이었다.” 이 말에서 이들의 조직력과 각자의 노력이 어떻게 집결되는지 현장 분위기로 느껴진다. K팝의 ‘훈련된 집단’이란 이미지와 라틴 특유의 자유로운 에너지가, 이들 산토스 브라보스에서는 묘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라틴아메리카 음악 시장은 지금 세계 시장 성장세의 맨 앞에 있다. IFPI, Billboard 등 수많은 현지 기사와 해외 미디어 분석에서도 2026년 음악 트렌드의 ‘히든 센터’로 꼽고 있는 것이 바로 라틴 팝과 그 하위 장르들이다. 이미 전 세계 스트리밍 글로벌 Top 10 중에서 라틴어권 가수가 다수를 차지하고, ‘Despacito’ 이후 라틴 뮤직이 국내외에서 별도의 카테고리가 아닌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하이브는 본사를 서울에 두고 어릴 때부터 K팝 시스템을 체험한 라틴 출신 멤버들을 모아, 완전히 새로운 출구로 이름을 알리려는 수를 뒀다.
이 프로젝트는 성실, 열정, 그리고 글로벌 음악 산업을 향한 접근법까지 통째로 K팝의 문법을 빌려왔다. 연습 일정표는 초단위로 끊겨 파일럿처럼 혹독하다. 멤버들이 말하는 ‘성실’이란 키워드는 단순한 미덕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식 트레이닝 시스템의 체득이 라틴 특유의 낙관적 끈기와 섞여, 스튜디오 내외에서 ‘성장을 위한 기술’로 기능한다. 한국이 미국 팝에 준접근권을 얻었다면, 이제 K팝은 다시 라틴의 무대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K팝의 확장, 그 너머엔 무엇이 남는가?
취재 중 멤버들은 서로의 모국어와 영어, 한국어를 오가며 즉흥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다. 제작진과의 짧은 미팅 동안에도 꼼꼼한 피드백이 오간다. 훈련된 비주얼, 단체 구호, 각자 성장 서사를 세밀하게 설계하는 K팝 문법 위에, 개인기와 즉흥 퍼포먼스를 자연스럽게 얹었다. 라틴음악의 열정적 율동과 K팝 아이돌의 절제된 동선이 교차될 때, 본인의 뿌리와 현장성이 동시에 살아난다. 이렇게 한국의 거대 기획사가 라틴아메리카로 눈을 돌린 이유는 명확하다. 전 세계 팝 시장에서 유일하게 ‘K’를 달고, 글로벌 네트워킹과 콘텐츠 제작 중심의 역량이 결합될 때만 가능한 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산토스 브라보스 데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현장에는 반신반의와 설렘이 교차한다. 일부 라틴음악 평론가는 “K팝 특유의 획일적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하면 라틴의 자유가 살아남을까”라며 의구심을 표한다. 동시에 브라질, 멕시코 현지 언론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건 자연스러운 진화”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BTS나 뉴진스 이후 K팝이 이룬 성취를 라틴 신예들이 복제 혹은 혁신할 수 있을지, 유럽 주류 음악시장은 아직 관망 중이다.
현장을 직접 지켜봤을 때, 훈련된 군무 속에서도 미소가 살아있는 산토스 브라보스 멤버들의 눈빛에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묻어난다. 연습이 끝나고 한 명씩 퇴장하는 순간에도, 관리팀이 꼼꼼하게 일과를 점검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는 단순히 문화 교류를 넘어선 ‘시스템의 이동’이자, 글로벌 음악산업 흐름의 심장부에서 일어난 실험장이기도 하다. 또 팬덤 시스템, 소셜 미디어 브랜딩, 댄스 챌린지까지 K팝에서 익숙한 전략들이 라틴씬의 자유로운 무대 위에서 재해석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문제다.
한류의 흐름은 이제 일방향이 아니다. 하이브 등 대형 기획사의 다국적 프로젝트는,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를 넘어 집단적 문화 전염과 새로운 시장 진입 전략을 실험하고 있다. 이젠 K팝의 근면성실이 아닌, 그 시스템에서 배운 방식을 세계 누구나 차용하는 시대다. 산토스 브라보스가 라틴 팝의 맥박 위에서 K팝의 문법을 어떻게 녹여낼지 다음 무대가 궁금하다. 현장의 숨결 그대로 전한다.
— 백하린 ([email protected])

헐;; 라틴돌…이게 바로 K글로벌??? 기대됨!!🔥🔥
성실=기본이긴한데 라틴팝에선 좀 다를텐데요 ㅋㅋ 기대는 됩니다
와우…🤔 라틴 그룹이 근면성을 배운다니 색다르네요! 기대돼요😊
현장감 느껴집니다. 근면성실 강조하는 시스템이 라틴문화에도 먹힐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네요. 산업 구조의 변화, 주목해야겠습니다.
이쯤되면 K팝 시스템이 하나의 산업 플랫폼처럼 자리잡은 듯…!! 하이브 진짜 무섭군요. 라틴팝+K팝 조합이 현지 팬들한테도 먹힐지 기대반 걱정반이에요.
와… 또 대기업이 문화까지 먹는거 아닌가. 근면성실, 조직력… 결국 자본이 창의성까지 통제하는 시대 온 거지 뭐😏 K팝도 처음에는 문화 다양성 얘기하더니 이젠 복제공장 느낌이다. 라틴팝 개성 남아있나 궁금하네ㅋㅋ
…라틴음악과 K팝 시스템의 결합… 말은 멋있는데 실제론 K팝식 훈련소 하나 더 생긴 셈 아닌가요? 문화다양성 그 어디로… 글로벌화가 결국 산업논리만 남기는 거 같아 아쉽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K팝 시스템이 라틴문화에까지 적용된다는 건 시대변화 맞죠. 그렇지만 그 안에 독특한 창의성이 얼마나 살아남을지 의문스럽네요. 결국 세계화가 문화의 단순화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하이브의 실험이 앞으로 음악산업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