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택시와 기존 면허제의 충돌, ‘타다 사태’의 데자뷔

택시업계가 최근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를 둘러싼 제도 개편 움직임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자율주행 택시의 도입을 본격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택시 면허제 폐지 논의가 나오자 즉각 반발했고, ‘제2의 타다 사태’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서울시 등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자율주행차 운송서비스 실증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며, 일부 스타트업 및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2026년 베이직 라이드헤일링 서비스(무인 자율주행 택시)의 상용화를 목표로 테스트를 넓히고 있다.

전통적 택시 면허제는 영업권 보장과 운수산업 질서 유지를 위한 기본 골격이었으나, 자율주행 기술 도입이 현실화되면서 규제 틀이 빠르게 흔들리는 형국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량에는 기존 운전면허 소지자의 운전이 불필요하다는 점, 소프트웨어에 의한 관제 및 서비스 표준화가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면허제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는 기술진영의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 2019년 타다 서비스가 등장했을 당시 유사한 갈등이 전개된 바 있는데, 이번 사태에서도 유사한 대립 구도가 재연되고 있다.

정부는 ‘안전 우선’ 원칙 아래 자율주행 택시 확대 정책의 법제화 논의를 예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자율주행차 운송서비스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내년으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또 자율주행차 서비스의 라이센스 부여방식 및 보험·책임 관련 제도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택시 노조와 면허 보유 개인·법인들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고, 여야 정치권마저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보며 뚜렷한 입장 내기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제조사별로 현대자동차그룹과 쏘카, 미국 웨이모(Waymo) 등은 이미 시범운행을 통해 구체적 데이터와 이용행태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현재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택시 시범구간 누적 운행거리는 240만 km에 이르며, 충돌사고율은 전통 택시 대비 70% 이하 수준으로 집계됐다. 스타트업 모빌리티 업계는 “구형 면허제는 산업 경직성만 심화시키고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며, ‘운행품질 규제’ 등 원칙만 지키면 면허 없이도 서비스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반면 법인·개인 택시업계는 “막대한 영업권 투자와 다년간 인내해온 사회적 비용을 무시한 처사”라며, 최소한 기존 면허권자에 대한 보상과 점진적 제도 이행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로 현행 택시면허제는 2만~3만 명에 이르는 수도권 영업권자 생계와 산업구조 안정을 위한 버팀목으로 작동했다. 면허 시세는 2022년 피크 당시 수도권 평규 1억4500만원, 자율주행 실증 확장 이후 30% 이상 하락하며, 이미 자산가치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면허권 가격 하락을 정책적 보호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공공성 확보 방안’ 등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법안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고령화·인력부족 등 전통적 택시산업 구조적 한계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의 주요 성장동력이 어디에 위치할지를 두고 사회적 논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율주행 택시의 경제성 측면도 주목한다. IMF ‘2026년 한국 모빌리티 산업전망’에 따르면 자율주행 택시·승차공유의 연평균 성장률이 39.8%로 추산되어, 기존 택시운수 시장(-5.9%)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자율주행 관련 차량, 시스템, 보험, 소프트웨어 등 제조-서비스 연계 부가가치가 약 25조원 이상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택시 면허제가 존속할 경우, 신규 진입장벽이 높아져 세계적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해외 주요국도 ‘운수노동자 보호’ 명분으로 자율주행 도입을 제한하는 등, 각국 상황에 따라 신중론 역시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정부 정책 조정에 따라 산업 지형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택시 면허제 폐지 및 자율주행 면허 신설(또는 라이선스 일원화)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영업권 보상과 사회적 갈등 조정, 그리고 법적 책임 구조 재설계가 동반돼야 한다.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혁신 생태계 조성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정부·업계·시민사회의 합의 지점이 얼마나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도출될지 주목된다.

잠재적 피해자에 대한 케어와 미래 산업의 혁신성장, 두 가치의 균형을 요구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책 실패 후폭풍, 즉 타다 사태 재연 시 국민적 불신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례도 충분히 자리잡고 있다. 기술 변화에 대한 이익·손실 구조, 일자리 전환에 대한 장기 정책 및 보상 방안이 실질적인 대책으로 제시돼야 할 시점이다. — 조민수 ([email protected])

자율주행 택시와 기존 면허제의 충돌, ‘타다 사태’의 데자뷔”에 대한 6개의 생각

  • 이런 논란 예상됐는데…!! 정부가 좀더 미리 준비했어야죠.

    댓글달기
  • 혁신이냐 생존이냐…ㅋㅋ 누가 이길지 구경이나 해봐야죠

    댓글달기
  • 자율주행 택시가 미래라고 하지만 정작 택시기사 분들의 생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업과 정부, 노동자의 균형 있는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도 바뀔 때마다 현장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개선해야 하구요.

    댓글달기
  • 자율주행이 빨리 정착되면 좋겠지만 그 전환 과정에서 누가 희생되는지 꼼꼼히 살폈으면 해요!! 공정한 정책 기대합니다.

    댓글달기
  • 정치권 또 치킨게임 시작? 시민만 피해🤦‍♂️

    댓글달기
  • 이 나라 진짜 답 없다. 타다 한 번 죽이고 또 똑같이 싸우나? 핀란드, 미국처럼 혁신은 혁신대로 밀어주고 기존 업계는 퇴로라도 만들어줘야지, 매번 정치권은 눈치만 보고;; 면허값 하락 타령만 하는데 결국 소비자는 서비스만 최악으로 남는거 아님?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