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콘텐츠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다

맑은 6월 저녁, 세계 각지의 여행업계 리더들이 모인 무대에서 수원의 이름이 여운처럼 퍼져나갔다. 머니투데이가 보도한 이재준 수원시장은 이번 세계관광대회에서 단단한 어조로 ‘수원을 K콘텐츠 메카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선보였다. 구체적으로 수원화성 이미지를 활용한 도시브랜딩, 콘텐츠 산업 육성, 글로벌 관광거점 조성 등 다양한 방침이 언급됐다. 타깃은 명확했다. 한류K-POP과 K드라마를 넘어 문화·영상·공연이 살아 숨 쉬는 ‘수원의 시간’을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공간은 경험을 새롭게 직조한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은 오래된 계단 틈으로 햇살이 스며들고, 골목마다 어제와 오늘이 부드럽게 교차한다. 최근 여행객들 사이에서 수원은 ‘발견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었다. 반경 몇 킬로미터 안에 전통과 최첨단 공간, 로컬 맛집과 감성 카페들이 동시에 놓여 있다. 이미 ‘수원화성문화제’, ‘야간 개장’ 프로그램에서는 음식과 공연, 야경이 어우러지는 밤의 에너지가 선명하다. 이재준 시장이 국제무대에 내놓은 구상은 어쩌면 도시의 현실감 있는 변화에서 한축을 차근차근 쌓아온 결과였다.

K콘텐츠의 세계적 열풍을 다시 읽어보면 그 안에는 공간과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가 담겨 있다. 서울에 집중되었던 글로벌 팬들의 발걸음이 이제는 ‘동네의 결’까지 닿기를 기대한다. 수원은 역사와 현대가 혼재된 풍경, 편안하게 머무를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MZ세대 취향의 미디어아트 전시공간, 대규모 로컬푸드 시장까지 조화롭게 펼쳐지는 도시다. 여행 전문가들은 수원 화성행궁이 메인 무대가 될 수 있고, 인근 팔달문 시장이나 광교호수공원, 나혜석거리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공간과 엮어 관광 동선을 그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여행자들의 후기가 이 도시의 변화를 입증하고 있다. “음악이 흐르는 저녁 거리를 걷다 갑자기 퓨전국악 공연을 만났어요”, “시장길 순대를 먹으며 벽화 골목을 돌아다녔더니 영화 한 장면 같았다”는 체험담이 소셜미디어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작은 골목의 노란 조명 하나, 벽면에 그려진 예술가의 흔적, 밤에만 열리는 플리마켓 부스 등은 평범한 일상을 K콘텐츠의 일부로 채색한다.

이재준 시장의 발표 뒤 관광업계와 전문가들은 수원만의 색깔을 어떻게 더 촘촘하게 설계할지, 해외 팬들이 진짜 ‘살아있는 한국’을 체감할 콘텐츠는 무엇인지 논의로 이어졌다. 대형 KPOP 페스티벌, 다국적 영화·드라마 로케이션 촬영 유치, 전통 한옥과 퓨전 카페를 접목한 새로운 여행 코스 개발 등이 거론됐다. 한국관광공사와 경기도 역시 수원을 ‘체류형’ 한류 여행지로 각인시키기 위해 다양한 협력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행은 늘 예상치 못한 충돌과 발견이 주는 묘한 설렘으로 완성된다. 요즘 수원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외국인 방문객이 골목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는 모습도 흔해졌다. 오래된 화성의 돌담길에 누군가는 휴대폰을 들고 K팝 댄스를 따라한다. 이국적인 장면이 일상이 되고, 누군가의 기억에 ‘내가 여행한 수원’이란 작은 풍경이 남는다.

관광청, 지자체, 지역민 모두 한 데 어우러질 때 도시는 생기를 얻는다. 단순히 글로벌 마케팅에만 머무른다면, 표피적 체험에 그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진짜 공간·음식·사람이 품은 ‘수원스러움’을 바탕으로, 관광객이 도시를 깊게 마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과 에너지가 쌓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재준 시장의 세계관광선언은 시작이다. 앞으로 이 도시가 어떻게 K콘텐츠의 울림을 실체로 만들어낼지, 수원의 밤거리처럼 천천히, 온기 있게 지켜보고 싶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수원, K콘텐츠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다”에 대한 2개의 생각

  • bear_investment

    국제무대 또 이름만 올리고 끝… 기대를 해도 되나…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